이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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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 입주해 활동할 2018 예술가 레지던시 프로그램의 새로운 주인공들이 뽑혔습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 프로그램은 국내외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들을 대상으로 연구와 창작활동을 극대화 시킬 수 있도록 창작지원 프로그램과 발표지원 프로그램을 제공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2018 레지던시 프로그램 입주 작가를 소개합니다.

 

이채은은 시카고 아트인스티튜트(School of the Art Institute of Chicago) 에서 순수회화를 전공했다. 회화를 기반으로 최근에는 조형 설치, 영상 등 다양한 영역으로의 확장을 시도하고 있다. 작가의 작업은 인물과 사물, 공간과 시간의 비순차적 동시성을 드러내는 과정을 통해 혼재된 이미지의 이면적 의미를 추적하는 과정이다. 과거와 현재의 낯익은 풍경 옆에 그려진 비현실적이고 거짓말 같은 실시간 뉴스 속 이미지들의 접점은 작가가 의도한 질문의 시작점이다.

 

 

# 전시 소개
<In-visible(보이지 않는/보이는 것의)>은 인천아트플랫폼 9기 입주작가 이채은과 전보경의 협업전시로 6월 28일(목)부터 7월 22일(일)까지 인천아트플랫폼 B동 전시장에서 진행된다.
이채은 작가는 과거와 현재의 낯익은 풍경들 옆에 그려진, 비현실적이고 거짓 같은 실시간 뉴스 속 이미지들의 접점에서 출발하여 회화와 오브제 작업, 그리고 대형 설치물과 영상 작업을 선보인다. 전보경 작가는 인천과 유사한 배경을 가진 일본 요코하마에서 만난 사람들의 인터뷰를 도시의 역사적 변천과 개인사의 관계에 대해 몸짓과 문학으로 재구성한 영상 작업을 펼치며 더불어 인천아트플랫폼 주변을 돌아다니며 수집한 이미지를 전시한다.
두 작가는 전시를 통해 이질적인 것의 연결성, 보이는 것 그 너머의 비가시성, 기억과 현재, 사실과 허구를 넘나드는 이야기를 통해 복잡하고, 기이하면서 신비스럽고, 불안하고도 모순적인 우리 사회의 모습을 드러낸다.

함께 전시에 참여하는 ‘전보경’ 작가 소개 (바로가기 ▶)

 

 

#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사람들은 같은 뉴스 보도를 보고도 서로 다른 의견을 이야기하고, 해석도 각자 다르다. 나는 주로 작품을 제작하는 그 시점에 가장 문화적으로나 사회적으로 주요한 이슈 또는 아주 큰 사건 등 모든 사람이 관심을 가지는 이야기 등에서 영감을 얻는다.

우리는 수많은 이미지의 범람 속에 살면서 많은 장면을 마주한다. 그중 유독 우리를 매료시키는 이미지와 이야기가 존재한다. 특히 내가 읽은 소설이나 기사는 다양한 해석을 가능하게 하고, 사고의 폭을 넓혀주는 글귀들은 내 작업의 실마리가 된다. 그 글귀들은 나에게 동서양의 고전 작품을 떠오르게 하거나, 머릿속에 그려진 장면들과 대중문화에서 차용한 이미지들이 혼합하여 작업을 구성하기도 한다. 소설 속에 한 문장 또는 뉴스의 어떤 문구에서 문득 떠오른 동서양의 고전 작품들은 다시금 지금 시대의 모습을 담고 있는 연속적이지 않은 이미지들을 불러일으킨다. 처음의 영감(힌트)과 생각의 끝에 떠오른 이미지들은 논리적으로 연상할 수 없게 느껴질 수 있다. 하지만 처음과 중간 그리고 그 결과에 해당하는 이미지들의 결합은 필연적인 과정이며 결과물이다.

Q. 대표적인 작업 소개
A. 나의 작업 중 ‘트위스터 놀이(Twister Game)’ 시리즈는 대중에게 친숙한 영화나 명화를 재해석하거나 뉴스 이미지를 혼합하여 제작하였다. 이는 관객에게 해석의 폭을 더욱 넓히고자 한 시도였다. 작품 속 등장인물과 사물들은 시공을 넘나들며 복합적인 현재 상황을 이야기하거나 화제를 제시하고, 작품 속의 다양한 상황을 통해 현대에 짙게 깔린 불신과 불안의 정서를 이야기한다. 다양한 채널을 통해 노출되는 수많은 의미의 필연적인 연결고리를 찾고 시각적 또는 비시각적 감상을 불러일으킨다. 연작의 제목인 ‘트위스터(Twister)’라는 단어는 게임판 위의 사람들이 얽혀있음을 의미함과 동시에 ’Twisted’ 즉, ‘뒤틀리고 왜곡된’이라는 의미에 더욱 주목한다. 그림 곳곳에는 다양한 시점으로 트위스터 놀이를 하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군무를 추거나 집단행동을 하는 사람들의 모습이 어지럽게 표현되어 있다. 주요한 그림으로 사용된 네덜란드 화가 ‘히에로니무스 보스(Hieronymus Bosch, 1502)’의 <마술사(Conjurer)>에서 빨간 망토를 입은 구경꾼은 원작과 마찬가지로 ‘속고 속이는 관계’에서 희생양을 상징하며 그림에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트위스터 놀이를 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한 등장인물이나 불특정 혹은 설정된 배경을 통해 가짜뉴스, 왜곡이 난무하는 현실의 조각들을 마주한다. 나는 관객들이 그 조각들을 쫓아가 그 전에 보지 못했던 진짜 실체의 단면을 마주하거나 전혀 새로운 각도, 익숙했던 이미지들을 떠올리고 또다시 바라보는 기회가 주어지길 바란다.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 등
A. 우리는 눈을 뜨자마자 잠들 때까지 한시도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나 또한 방대한 정보를 미처 다 수용하지 못한 채 단편적인 정보만을 선택적으로 수용하고, 다소 얕지만 많은 분야의 정보를 접한다. 나는 이러한 익숙한 것들을 낯설게 조합하고 비틀이며 작업을 시작한다. 시각정보의 홍수 속에서 뒤죽박죽 부유하던 어떤 생각은, 책 한 구절을 읽거나 스마트폰 웹 서핑을 하다가 우연히 보게 된 한 장의 사진으로 되살아나기도 한다.

작업은 사회적인 개인의 시선과 경험에서 출발하지만, 작업 구성 형태를 딱히 구체적으로 정해놓지 않는다. 작업하는 중에도 언제든 바뀔 가능성이 있는 이야기를 전개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그러나 나는 작품 속에 누구나 자신만의 연결고리를 지을 수 있을 만한 공간 또는 사물, 사건들의 스토리 전개에 따라 이미지를 배치한다. 관객들은 작품에 드러나는 리얼리티의 허구성, 주관성, 불연속성은 우리에게 실제로 일어나는 일을 우연의 일치, 혹은 속임수, 또는 무대의 한 장치인 것처럼 인식할 수 있다. 나는 관객들이 작품에 그려진 세상을 공감하거나 자신을 투영시켜보길 바란다.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나는 관객들이 나의 작품을 감상하기 위해 내가 연구했던 예술사의 배경 지식이나 상징물에 대해 모두 알기도 어렵고, 그럴 필요는 없다고 생각한다. 관객은 익숙하거나 낯선, 혹은 그 경계 어디쯤 있는 모호한 모습 속에서 감춰진 이면을 발견하고, 자신만의 시선과 경험을 바탕으로 자유롭게 감상하고 해석하길 바란다. 나는 내 작품이 관객의 내면에 작게나마 동요를 일으키고, 새로운 사고의 확장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나는 예술이란 텍스트가 전달할 수 있는 영역을 넘어서, 스스로 갈 수 없는 영역까지 자신을 데려가는 것 혹은 그곳까지 생각을 미치게 만드는 어떤 것으로 생각한다. 나는 앞서 이야기했던 <트위스터 놀이> 시리즈에서와같이 친숙한 영화나 명화를 오마주(homage, 인용)하거나, 각종 대중문화 코드를 패러디(parody) 또는 가장 ‘핫’한 이슈를 담은 뉴스 이미지를 혼합하는 방식으로 작업한다. 이 작업방식은 관객이 작업을 더 폭넓고 입체적으로 해석하게 만들기 위함이다. 보는 이의 내면을 건드리고 새로운 사고의 촉매제(Trigger) 역할을 하는 작품을 만들고 싶다.

Q. 앞으로의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내게 가장 친숙하고 가까운 매체는 회화이다. 최근에 시도한 대형 조형물과 같은 설치 작업들은 평면회화가 가진 물리적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라기보다 오히려 회화 속 세상의 공감각적 확장의 가능성 때문에 제작하게 되었다. 나는 계속해서 전통적인 회화와 영상작품들을 제작하고, 더불어 회화에 등장하는 일상적 또는 비일상적 사물을 설치로 구현하거나, 영상이나 텍스트 원형을 반복 교차하는 작업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나는 다층적 해석과 음모론이 공존하는 지금, 그리고 거기에 상응하는 작가적 상상은 서로 어떻게 얽히고 구분되는지 이야기하고자 한다. 과거와 현재의 낯익은 풍경 옆에 그려진 비현실적이고 거짓말 같은 실시간 뉴스와 그 속 이미지들의 만남은 내가 의도한 질문의 시작점이다. 우리가 굳게 믿고 있다고 느끼는 진리는 거짓일 수도 있지 않을까. 내 작업이 우리의 현실을 다각도에서 반추해볼 수 있는 장치가 되길 바란다.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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