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갑습니다! IAP 7기 입주작가 소개 – 김유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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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과 숲 사이에서, 김유정
김유정은 서양 중세부터 벽화 기법으로 사용되던 전통적인 프레스코화 기법을 현대적으로 변용하여 작품을 제작한다. 그녀는 캔버스에 흑석을 도포한 후 석회(회벽)가 마르기 전 스크래치(긁기)하는 기법을 반복하며 이미지를 만들어 내며 이러한 일련의 전통적 작업과정들을 통해 전통과 동시대 미술을 연계한 길항 관계를 모색해 나간다. 그리고 회벽을 긁어 화면에 생채기를 내는 기법은 ‘우리 삶의 상처 치유를 갈망하는 현대인과 그들의 삶을 표현하는 기법적 은유’라고 작가는 설명한다. 작품제작 방식에 있어 미세한 요철들의 스크래치 기법은 치유를 갈망하는 상처받은 현대인들의 삶을 표현하는 기법적 은유이자 현대인들의 삶 그 자체이다. 또한 작품 프레임 안에 재단된 ‘인공화된 자연’ 혹은 ‘도시화된 자연’의 풍경은 인간중심주의, 인간의 욕망, 문명의 이기심, 도시주의에 속해버린 자연관, 화분과 같이 인간의 소모품이 되어버린 생명 등을 상징한다. 이는 획일화된 일상이 강요되는 현대인들의 씁쓸함을 그들이 가두어 놓은 관상식물을 통해 반증하려는 것이며, 공산품처럼 규격화된 우리들의 삶과 고민을 자연적인 물질로 승화시키고자 함이다. 작가는 작품을 통해 인간의 상실된 내면을 시각적으로 정화시키는 치유의 정원을 선사하고 있다.

sub10_02Q. ‘프레스코화’ 기법을 고수하며 작업을 계속해오고 있는데 의도가 있는가?
회벽에 행해지는 대상의 재현, 그 이면에 은폐된 미세한 요철의 생성들은 ‘긁기의 스크래치적(외상적)’ 행위과정을 통해 심리적인 치유를 대변하는 기법적 은유이자 삶에 대한 알레고리이다. 원래의 대상이 가진 의미가 사회적 목적으로 바뀌어 버린 현실을 나의 시선에 의한 관념적 정원 속에서 관람자의 감각이 동화된 반려의 장을 프레스코회화, 사진 등으로 제시하고자 한다.

Q. 새로운 제작 방법을 사용하는 예술가들이 많다.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며 어려움은 없는가?
동시대 작가로서 전통적인 방식을 수용하는 입장에서 시대와 사회, 문화의 상관관계 속에서 예술이 발전해 왔고 그 모태에 대한 인식과 수용도 중요한 것이라 생각한다. 동시대 회화에 대한 진정성있는 고민과 작업의 키워드에 부합하는 매체로써 중요하게 부각되고 보여지기를 바란다.

Q. 전시제목이 ‘조각난 숲’인데 제목에 대한 설명을 부탁한다.
전시 제목 <조각난 숲(Carved Grove)>은 지금까지 익숙하게만 생각했던 식물들을 통해 우리가 알지 못하는 식물, 정원이나 식물원과 같이 자연이라고 생각되는 인공적인 환경과 풍경을 새로운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하는 의미와 함께, 내가 오랫동안 지속해온 ‘긁기(조각하기)’라는 행위들에 대해 다시금 고찰해본다는 의미를 담았다.

sub10_01 Q. 이번 전시에서 새롭게 보여주고 싶은 부분이 있었다면?
이번 전시에서 매체와 방식을 확장하였다. 그간 집중해 온 2차원 캔버스 작업인 프레스코회화의 근작과 신작이 다수 포함되는 반면, 설치 작품 ‘숨(Breath)’과 ‘숲(Grove)’, 식물 미로를 담은 사진 작품, 철사 와이어로 식물의 형상을 만들고 이를 촬영한 사진 작품 등을 전시했다.

 Q. 새로운 시도가 눈에 띈다. 설치 작품 ‘숨(Breath)’과 ‘숲(Grove)’ 작품에 대해 설명해 달라.
[숨(Breath)]은 인공적인 자연에서 빛을 투과하여 보여지는 농담의 깊이를 감상케 한 작품으로 생존을 위해 숨가쁘게 살아가는 이들에게 사색의 시간을 제공하고자 한다. 역설적으로는 인위적인 자연의 공간을 그럴듯하게 포장하는 상황의 재현으로 거짓이 만들어낸 시스템 안에서 때때로 쉼조차도 강요당할 수 있음을 뜻하는 이중적 의미가 내포돼 있다. 은 도시에 사는 인간에게 익숙한 인테리어 식물에 대한 새로운 시선과 물음을 제시하는 설치 작품이다. 회벽을 바른 조형물의 내부를 들여다보면 조명으로 강조된 공간을 가득 메운 ‘스투키’ 를 대면하게 되는데 우리가 알고 있는 공기정화 식물이라는 긍적적 느낌과는 달리 뾰족한, 폭력적인 느낌을 받게 된다. 마치 자신을 집안에 가둔 이기적인 인간을 향한 식물의 복수심과 폭력성으로 그로데스크한 장면을 연출하듯 말이다.

Q. 인천아트플랫폼에서의 계획은?
인천아트플랫폼 안에서 일어날 수 있는 다양한 주체들의 연결고리를 찾아 나의 방식, 혹은 그의 방식이 어울리는 개념의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싶다. 또한 내 작업에 대한 연구를 토대로 인천 시민이 참여할 수 있는 프레스코 워크샵을 해보고 싶다. 감상과 체험하는 미술로서 문화적인 소통이 가능하게 하는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작가들과의 교류를 통해 예술문화의 협력을 지원하는 자로, 혹은 제반 주체들로부터 도움을 받는 자로 상호보완적인 긍정적 성과를 모색할 수 있을 것이다.

Q. 앞으로의 작업 계획은?
회화에서 시작된 내 작업은 ‘환영과 형식적인 조건’, ‘비재현적인 방식과 재료’ 에 대한 문제의식을 중심으로 진행되어 왔다. 제도권 속에서 미술로 수용된 회화라는 양식의 범주를 벗어난 비회화적인 재료와 비재현적인 방법을 통해서 새로운 조형과 가치 인식이 가능한지를 실험해 왔으며 그런 맥락 속의 대안적인 미술과 미술품을 제안하고 제작해왔다. 소비되는 미술의 한계를 벗어나고 기술과 자본의 영향 밖에서 새롭게 가능한 미술이 무엇이 될지 사회와 역사, 그리고 문화라는 컨텍스트(Context) 위에서 계속해서 실험해 보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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