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하나 KIM Ha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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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2020년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창작활동을 펼쳐나갈 11기 입주 예술가를 소개합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지난해 진행된 공모를 통해 국내외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과 기획자를 선발하고, 일정기간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위한 공간을 지원합니다. 또한 비평 및 연구, 창ㆍ제작 발표 지원 등 창작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합니다.
올해, 한 달에 한 번 발행되는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입주 예술가들의 작품 세계와 창작 과정 등에 관한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김하나는 회화 표면의 질감에 대해 지속적으로 탐구해왔다. 빙하, 침대보, 합판 등 사물의 표면 질감을 직접적으로 레퍼런스 삼아 그림을 그리기도 하는데, 종종 바닥에 깐 캔버스 천 위에 물감을 흘린 뒤 천의 굴곡에 따라 자연스레 물감이 고이거나 굳게 두기도 한다. 또한 구체적인 레퍼런스가 있지 않더라도 물감의 안료 구성과 레이어 쌓기, 그리고 빛의 조건에 따라 달라지는 캔버스 표면에 대해 탐구하고 이를 시각적으로 감각할 수 있게끔 전시를 연출한다. 작업의 레퍼런스의 공통점은 대체로 자연의 재료이며 시각 우위의 것이라는 점이다. 빙하, 직물, 모래, 물, 빛, 돌, 포도, 합판, 광물 같은 것은 형상보다 제일 먼저 질감으로 인식된다.

아름다운 직업 4, 90.9×72.7x5cm, 캔버스에 유화, 2019

# Q&A
Q. 전반적인 작품 설명 및 제작과정에 관해 설명해 달라.
A. 나는 끊임없이 무너지고 동시에 새로운 형태로 변화하는 인간의 위태롭고 막막한 속성을 회화로 나타내는 작업을 하고 있다. 스스로를 존재시켜 나간다는 것은, 붕괴와 변화의 연속성 속으로 편입되는 것이다. 마치 회화가 실제적 단단함 대신 무한한 변형 속에서 사라지거나 유지하는 것과 같이 변화와 흐름이라는 요소는 존재의 가장 근원적인 시작점이다.
이 지점에서 나는 회화와 인간을 한 수평선에 대치시킨다. 회화는 붕괴하고 변화하는 존재방식 자체로 인간의 메타포가 된다. 따라서 내가 작업하는 회화에서 표면은 미적탐구의 대상으로 그치는 것이 아니라 존재방식에 대한 존재론적인 방식을 드러낸다. 특히, 내가 주로 작업하는 추상적 회화 작품은 완성된 후 작품이 스스로 말하고 표출하고 있는 것이 주체로 자리매김 하게 된다.

 
Untitled (Glacier Landscape Series),
180x160cm, 캔버스에 유화, 2016

Untitled (Glacier Landscape Series),
130.3×162.2cm, 캔버스에 유화, 2016

회화 작업이 표현의 지점을 넘어서 하나의 주체로 거듭나는 부분은 장면이 하나의 분위기 그리고 뉘앙스로 넘어가는 단계에서 완성된다. 나의 첫 번째 개인전 《빙하풍경》(신한갤러리, 2016)을 포함하여 2014년부터 2017년 사이의 작업을 돌아봤을 때, 무의식적으로 ‘주변과 대상’이 분간되지 않았던 작업과, 그 ‘주변과 대상’이 분명하게 나뉘는 경우를 찾아 볼 수 있었다. 나는 내 작업에서 그러한 장면성을 방해하는 하나의 요소를 ‘표면의 주변과 대상’의 분리라고 판단하였다. 그 이후 나는 새로운 지향성을 가지고 2017년부터 추상적 회화의 ‘표면의 주변과 대상’의 관계와 구성 그리고 그 둘의 합일에 대한 탐구를 시작하였다.

《Little Souvenir》 전시 전경, 갤러리 기체(서울), 2018

‘주변과 대상’은 정사각형 그림 안 형상에서 시작하여, 2018년 두 번째 개인전 《Little Souvenir(리틀 수비니어)》(갤러리 기체) 작업 과정에서 그림과 그림이 지지 받고 있는 벽 더 나아가 바닥과 천장을 처음 개입시켰다. 이어서 개인전《White, Wall, Ceiling Rose(화이트, 월, 실링 로즈)》((공간 시은, 2018)과 단체전《그림과 조각》(시청각, 2018), 《Allover(올오버)》(하이트컬렉션, 2018) 에서 전시 전체를 장면으로 설정하여 회화의 확장된 감각을 심도 있게 실험하였다. 네 번의 전시 모두 서로 다른 공간의 특성에 따라 새로운 작업을 선보였고, 같은 작업이더라도 다르게 변주하여 새로운 감각을 시각화 하였다.

 
《그림과 조각》전시 전경, 시청각(서울), 2018

나는 캔버스를 변형하거나 캔버스 밑 칠 안료와 벽면의 관계 또는 빛을 활용하고도 하고, 곡선 유리 액자와 여백의 벽 또는 맞은편 그림과의 관계, 시선의 층위 차이 등 다양한 시도를 하는데, 이 때 작품의 ‘주변’이 그림이 되기도 한다. 단순히 2차원 평면 안에서 그림이 완성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놓일 공간과 어떻게 합일하여 확장되는지 탐구했다.
결과적으로 나는 이 과정을 통해 전시 전체와 더불어 공간을 고려하지 않은 작업 또한 기존에 구상하지 못했던 색채와 광택의 사용, 붓질과 형상의 당위성 등을 획득하여 두드러진 개별성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이를 통해 새롭게 발견한 추상 회화에서 ‘주변과 대상’이 새로이 인지함으로 표면이 표현의 지점을 넘어선 주체가 되는 내러티브의 가능성을 더 구체화시키는 연구 목적을 가지게 되었다.

Beau Travail 11(아름다운 직업 11), 160x160cm, 캔버스에 유채, 2019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전시)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내 작업은 전시 되는 장소의 빛의 조건에 영향을 받아 표면을 계획 또는 우연적으로 제작하거나, 창문을 이용하여 회화의 표면을 강조하는 경우가 있다. 작업은 거울로 된 천장에 창 밖의 풍경이 비춰지는 것을 보고 작업을 구상했다. 한번 비춰진 간접적 이미지의 특성과 천장에 함께 비춰진 실링 로즈(천장에 전선이 지나가게 고정해 놓은 둥근 물체)의 독특한 어감은 은색을 최대한으로 섞은 보라색의 유화 물감을 사용하여 큰 창문이 있는 공간에 두어 직사광선 일 때는 그림이 반사되어 전혀 보이지 않는 표면 그리고 캔버스 위에 한번 더 튀어 나온 캔버스를 두는 방식으로 치환 되어 새로운 표면을 획득했다.

White, Wall, Ceiling Rose (Little Souvenir Series), 112.1x291cm (3점), 캔버스에 유화, 2018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내가 실제로 방문했던 곳에서 구입한 알프스 키츠부르헬(Kitzbühel) 스키장 엽서(기념품)는 9년이 지난 지금, 현재의 나에게 어떤 구체적인 추억들이 아닌 ‘내가 정말 이곳에 갔다 왔었을까?’ 같은 비현실적인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이것은 일반적인 기억의 형태와 동떨어져 ‘현재와의 간극‘ 또는 ’신기루‘와 같은 감정을 수반한다. 빙하는 상반된 두 바람을 투영하고 있는 기념품이다. 나는 2011년부터 지금까지 종종 빙하를 그려왔다. 다큐멘터리 영상을 본 후, 장엄하고 신비로운 풍경에 매료되어 실견하고 싶은 바람을 가지고 빙하를 그리게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빙하를 실제로 보지 못했고, 이전의 상황과 달리 극지방으로 여행 갈 수 있지만 당분간 가지 않기로 하였다. 나에게 현재 빙하는 실견하지 않아 발생한 환상 또는 허상으로, 더 특별한 감각을 주는 대상이 되기 때문이다. 나는 이것이 간직되길 바란다.

Untitled (Glacier Landscape Series), 201x108cm(2pcs), 캔버스에 유화, 2016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나의 작업은 기념품과 같다. 새로운 여행지나 뜻밖의 무언가에서 느낀 낯선 것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은 것과 그림을 그리는 이유는 다르지 않다. 낯섦이라는 단어가 불러오는 짜릿한 관능, 두려움, 설렘, 원초적 아름다움이나 신비로움과 같은 다양한 감정 속에는 공통적으로 일상의 스토리 라인을 침묵시키는 활력적인 생기가 들어있다. 그것은 우리를 일상으로부터 유인하며, 그 곳으로부터 떼어낸다. 기념품이라는 물건은 신비로운 구석을 가지고 있다. 냉장고의 자석, 가방의 열쇠고리 혹은 선반에 위의 기념품은 전혀 상관없는 곳에 주위 사물과는 아무런 관계를 맺지 않은 채 이기적이며 당당하게 놓여있다. 대체적으로 작은 형태이지만, 크기에 구애 받지 않으며 공간과 감각을 크게 좌지우지하기도 한다. 이와 동시에 현실 풍경을 초현실적으로 환기시키며, 일상 속 마주치는 예술 작품과도 대단히 유사하다.

 
Untitled (Little Souvenir Series),
22.7×15.8cm(2pcs), 캔버스에 유화 및 오일파스텔, 2018

Untitled (Little Souvenir Series),
15.5×10.5cm(2pcs), 종이에 흑연과 오일, 2018

Q.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현대 회화 작가로서 ‘왜 아직도 그림을 그리는가’를 계속해서 질문하며, 매체의 한계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가는 행위, 그 자체가 어떠한 불확실한 것에 대한 짐작임과 동시에 단단한 현실과 대비를 이루어내는 유기적인 추상적 회화와 다르지 않다고 생각한다. 이러한 회화 표면의 무한한 변형은 단단한 외피로부터 발가벗겨진 인간 삶의 모습이기도 하다. 디지털 화면에 담긴 비현실적인 이미지가 넘치는 시대에서 직접 몸이 개입하여 실제로 감각 할 수 있는 질감과 물성을 탐색하는 일은 지난 긴 회화의 시간 속 표면 탐구와는 다른 감각과 의미를 가진다. 나는 그림을 그리는 이와 보는 이 모두가 질감과 물성을 새로이 감각할 수 있는 회화 시각 언어와 작업 방식을 찾고자 한다.

Beau Travail 10(아름다운 직업 10), 181.8×227.3cm, 캔버스에 유채 2019
Beau Travail 9(아름다운 직업 9), 130.3×486.6cm, 캔버스에 유채 2019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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