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과 사진으로 일상을 그리는 글게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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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의 기억을 남기는 방법은 다양하다. 하루를 정리하는 일기를 쓸 때도 있고, 짧은 메모를 남기기도 한다. 자신들의 생활과 삶을 글로 엮어내며 글을 통한 재미를 찾아가고 있는 글게미 동아리를 만나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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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게미의 시작

글게미는 <사진공간 배다리>에서 시작되었다. 배다리에서 각자 사진 강좌를 들으며 자유롭게 사진을 공부하다 <손바닥 사진책 만들기>라는 강좌를 통해 글쓰기를 접한 것이 글게미 의 시작이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내고자 모였던 17명의 수강생 중 최종 결과물을 완성한 7명(류태숙 조경연 강종식 장덕윤 이연실 이미옥 신인화)의 수강생이 글을 좀 더 공부해보자는 욕심에 하나로 뭉쳤고, 그렇게 글쓰기 동아리 ‘글게미’가 만들어졌다.

‘글게미’는 서해안 사투리 ‘게미’에서 가져왔다.  게미는 음식의 감칠맛을 뜻하는데 글에 감칠맛을 더한다는 의미와 사진에 글을 더하여 감칠맛을 낸다는 중의적인 뜻을 가지고 있다. 
글을 쓰는 사람, 사진을 하는 사람은 많지만 글과 사진을 같이 하는 사람은 적다. 
글게미는 사진으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은 글로, 글로 전달하지 못하는 것은 사진으로 그들만의 이야기를 표현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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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와 새로운 도전, 카드소설
글게미 회원들은 주로 일상의 기억들을 모아 에세이를 쓴다. 매월 1번 모여 각자의 글에 대해 품평하고, 2달에 한 번씩 강좌를 이끌었던 이재은 선생님에게 글쓰기에 대한 조언을 듣는다. 올해의 글쓰기 키워드는 ‘탈 것’으로 이와 관련해 회원들이 각자 자유롭게 글을 쓰는 중이다. 글쓰기 외에도 참여하고 있는 프로젝트가 또 있다. 바로 연희문학창작촌 <문학, 번지다> 프로젝트 선정작인 <돋보기 없이 읽는 카드소설>이다. 텍스트와 이미지의 결합을 통해 소설을 시각적으로 보는 것으로도 즐길 수 있도록 시도한 작업이다. 현재 이재은, 이유, 유현수, 황현진 선생님과 기존의 소설을 카드소설화하고, 개인적인 이야기를 다룬 카드소설을 쓰면서 지도를 받고 있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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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게미 회원들이 쓰는 글들은 다양한 이야기를 담고 있다. 자유롭게 자신이 쓰고 싶은 이야기를 쓰는 것이다. 글게미의 왕언니인 류태숙 씨는 세월의 흐름에 따라 변화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다룬다. 노인이 되어가는 자신의 변화를 다루면서 ‘내가 이렇게 달라지는구나’를 체감하고 있다고 한다. 강종식 씨는 자신의 어렸을 적 향수를 일으키는 소소한 이야기를 쓰고, 장덕윤 씨는 살아가면서 일상적으로 겪을 수 있는 소소한 기억을 기록하는 글을 쓰고 있다. 그때의 감성이나 그냥 지나치기 아쉬운 것들을 사진이나 글로 남긴다고 한다.

에세이를 쓰는 것도 어렵고 힘들었던 그들에게 소설쓰기는 훨씬 더 어렵고 생경한 숙제였다. 카드소설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이전까진 글게미 회원들끼리 에세이를 쓰고 서로의 글을 돌려보는 품평회도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이뤄졌지만, 소설은 또 달랐다. 소설가의 지도 아래 첨삭과 품평을 받는 것조차 전혀 새로운 느낌이었다고 한다.

글게미로 활동하면서 생긴 변화들
가장 먼저 이야기한 것은 글을 보는 시선에 대한 변화이다. 강종식 씨는 글을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일 수 있게 되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일상생활에서 어떤 대화를 하거나 글을 쓸 때, 단어나 문장에 좀 더 신경쓰고 생각하게 된다고 했다. 동아리 활동 이전부터 글쓰기에 관심이 많았던 장덕윤 씨는 의무적으로 글을 쓰다 보니 확실히 실력이 늘었다고 한다. 류태숙 씨도 처음에는 짧은 글을 주로 썼지만, 이제는 긴 문장의 글도 수월하게 쓸 수 있게 됐다. 스마트폰 바탕화면에 노트를 깔아놓고, 순간순간의 감정과 기억을 기록하는 등 글쓰기가 생활화된 것이다.
초창기에는 다른 회원들과 이야기하기 위해 의무적으로 숙제처럼 글을 썼지만, 쓰다보니 각자의 글을 통해 살면서 겪는 어려움을 토로하고 격려하며, 공감대를 형성하는 여유가 생겼다. 또한 가장 중요한 것은 자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얻었다는 것이다. 자신을 돌아봄과 동시에 자신의 내면을 좀 더 솔직하게 들여다볼 수 있게 된 셈이다.

사회에 말걸기
글게미 회원들의 공통점은 이전부터 글에 대한 관심이나 동경이 있었다는 점이다. 그럼에도 지금까지 가슴 속으로만 간직했던 것은 배울 수 있는 공간이나 기회가 부족했기 때문이라고 입을 모아 이야기했다. 평소 글에 관심이 많던 장덕윤 씨는 예전에 인천에서 글쓰기 강좌를 찾아봤지만 없어서 서울까지 갔다고 한다. 지금도 단기 강좌가 있지만, 인천 내에서 글쓰기를 배우고자 하는 이들을 위해 장기적으로 글을 쓸 수 있도록 가르치는 공간이 있었으면 좋다고 이야기했다. 류태숙 씨도 작가들에게 작업 공간을 제공하면서 일반인들과 함께할 수 있는 작업 기회를 만들어줬으면 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글쓰기에 대한 동경과 관심이 있던 만큼 자신들뿐만 아니라 다른 이들을 위한 작업과 시도가 이뤄지기를 적극적으로 바라는 모습이었다.

글게미의 모토는 ‘같이 가자’ 다. 누구 하나 뒤처지지 말고 함께 하는 것에 가치를 두며 지금처럼 변함없이 글게미로서 활동을 하는 것이 그들의 모토이자 목표이다. 2016년 글게미 동아리의 목표는 두 가지다. 첫 번째는 회원들이 1년 동안 쓴 글을 모아 한 권의 책을 내는 것이며, 두 번째는 사진 전시회다.

속에만 담아오던 내면의 이야기를 꺼내어 글로 풀어내는 것은 사실 누구에게도 쉽지 않은 일이다. 글게미 회원들도 마찬가지였다. 처음에는 낯선 사람들과 글을 쓰고 나누는 것이 어려웠지만, 점차 각자의 내면을 바로 보며, 글과 사진을 통해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으며 마음을 열게 된 그들의 시도가 아름다웠다. 누군가에게는 인생의 마지막 성취이며, 누군가에게는 일상의 탈출구인 글게미 안에서 그들의 감칠맛 나는 글쓰기가 계속되기를 응원한다.

글 / 시민기자 오지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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