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해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창작활동을 펼쳐나갈 2019년도 10기 입주 예술가를 소개합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는 공모로 선정된 국내외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의 창작 역량 강화를 위해 비평 및 연구 프로그램, 창·제작 발표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시각과 공연분야에서 활동하는 10기 입주 예술가의 창작과정과 작업세계를 공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기매리는 2012년부터 <아해프로젝트>라는 프로젝트 그룹을 통해 다양한 예술가들과 협업해왔다. 작가로서 특정 장소를 탐구하여 장소가 품고 있는 이야기를 발견하고, 평범한 일상을 사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인터뷰하여 이를 비범한 하루로 탈바꿈시키는 것에 관심을 갖고 있다. 한편 연출가로서는 신체 움직임을 통한 시각적 이미지를 구축하거나 라이브로 연주되는 곡에서 비롯되는 청각적 자극을 주된 표현양식으로 삼는다. 일단락된 공연에서 관객을 만나고, 관객들이 공연을 통해 마주하게 된 이야기를 다시 수집하여 또 다른 공연을 만드는 것을 즐거워한다. 대표작으로는 <광염 소나타>(2012), <고도리를 기다리며>(2015), <우주인>(2017), <사운드 포털>(2018), <강경,가는,기차>(2018) 등이 있다.
사운드포털_안산시청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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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Q&A
Q. 전반적인 활동에 관해 설명해 달라.
A. 아해프로젝트와 함께 태어나서 성장 중인 기매리는 《광염소나타》(2012)를 통해 입봉하며, 공연 마지막 날까지 새로운 디렉션을 찾고 있는 자신을 기이하게 여기기 시작했다. 하나의 작품을 세 곳의 극장에서 공연하며, 공간이 바뀔 때마다 마치 새로운 작품을 만드는 것처럼 동선과 대사를 바꾸는 자신을 기묘하게 여겼다. 당시 처음 사운드 디렉팅을 시작한 기매리는 어쩌면 공연보다 리허설이 더 극적이며 아름다웠다는 생각에 고통스러워했다. 연출로서의 첫 시작을 배우만 9명(그 중 7명이 데뷔), 스태프를 포함하여 20명의 큰 그룹으로 시작한 자신의 무식함을 한탄하며 산티아고 순례길을 떠났다. 800km를 걷고 굳이 또 거꾸로 걸으며, 자신의 ‘깜냥’을 파악한 기매리는 2인극 《플랜B_두 덩치》(2013)를 신나게 준비했으나, 공연 3일 전에 배우의 맹장이 터지면서, 빠진 배우의 대사를 객석에 앉아 직접 읽으며 1.5인극으로 마무리한다. 또 다시 은퇴 위기였으나, 한 관객이 “작품이 ‘존재’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배우의 ‘부재’를 통해 그 ‘존재’가 더 잘 드러나고 있었다.”라고 너무나 아름다운 피드백을 주는 바람에 다시 아해들을 불러 모았다. 천재지변에는 배우의 숫자가 중요치 않았다며 다시 호기롭게 늘렸다가, 또 다른 실패를 경험하고, 계속하여 줄였다, 늘렸다가를 반복하며 갈팡질팡 작업을 지속해왔다. 마침내는 축구선수 대기실에 둘러앉은 관객들에게 대본을 소책자로 만들어 나누어 주고 직접 읽으라고 형광펜을 칠해주는 패기를 보여주기도 했다.
4인극 《고도리를 기다리며》(2015)부터 1인극 《날, 깨워줘》(2017), 4인극 《우주인》(2017), 13인극《공이오데로》(2018), 1인극 《사운드포털》(2018), 4인극 《강경, 가는, 기차》(2018)까지. 이처럼 오락가락하는 출연 배우의 숫자를 굳이 나열하는 이유는, 연출하는 아해, 기매리가 작품을 만드는 데 있어 가장 중요한 것은 당시에 모인 아해들의 욕구와 욕망이기 때문이다. 그것이 함께하는 아해에 대한 최소한의 배려라고 생각하고 있다. 오랫동안 쓴 글도, 오랫동안 준비한 리허설들도 당일 연기하는 아해의 컨디션과 관심사, 욕구 등에 밀려난다. 결국, 준비된 즉흥으로 인간이라는 존재를 만나는 것이 지금까지 찾은 최선의 연출법이라 믿고 있다. 앞으로 또 어떤 연출법을 찾게 될지는 아직은 잘 모르겠다.
캠핑연극 <우주인>_서울월드컵경기장_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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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연출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아해프로젝트를 연출하는 아해로서 기본 베이스는 언제나 #장소특정 #관객참여이다. 다만, 현재의 나의 관심 분야는 즉흥이다. 이전의 작업은 배우들과 오랜 시간을 함께하며 움직임, 무술, 탭댄스 등 신체훈련이 많이 필요한 작업을 주로 해왔다. 또한 작품을 쓰는 것에 있어서도, 먼저 캐스팅을 진행하고 그 배우가 가장 매력적으로 무대에 오를 수 있는 캐릭터를 구축하려 노력하였다. 하지만 2018년의 기차연극을 기점으로, 작업 방식의 큰 변화를 맞이하고 있다. 2019년에 몰입하고 있는 프로젝트는 <text n next project>로, 먼저 쓰는 아해로서, 당시에 당면한 ‘now here (or nowhere)’에 대한 최대한 다양한 장르로 텍스트를 쓰고, 이를 당시의 팀원들과 공유한다. 각각의 창작자는 자신의 방식으로 텍스트를 읽어내고 그다음 방식을 구축한다. 서로 공유하는 방식은 즉흥이다. 리허설이 시작되기 전까지, 그리고 리허설을 진행하는 중에도 무언가를 말이나 글로 설명하기보다는 몸의 감각을 느끼는데 몰두한다. 플레이어보다는 크리에이터와 함께 작업하기를 원한다.
기차연극 <강경, 가는, 기차>_무궁화호열차 서대전역 to 강경_2018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한계를 뛰어넘는 것에 관심이 있다. 전혀 어울리지 않는 두 극단을 만나게 하는 것에도 관심이 있다. 역사적이거나 정치적인 이슈보다는 누구도 기록하지 않는 삶을 깊이 들여다보고 이를 연극적 환상으로 탈바꿈하는 것을 즐거워한다. 주로 다양한 국가와 공간으로 여행을 다니며, 새로운 것에 나를 노출하며, 그 기이한 간극에서 발생하는 무언가를 붙잡으려 한다.
축구연극 <공이오데로>_문화비축기지_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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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아주 구체적인 인물로 관객을 상상하고 작업을 시작한다. 당시의 작품을, 당시의 누구에게 보여줄 것인가를 깊이 고민하고 세세하게 구축한다. 한정된 관객들에 가장 강렬한 체험을 공유하는 것을 중요시한다. 그런 고로, 아해프로젝트를 좋아하는 소수정예의 관객들과 깊이 있게 관계를 맺고자 노력한다. ‘제13의 아해’라는 중요 키워드를 갖고 작업하기에, 관객을 ‘제13의 아해’라고 부르고 있으며, 그들이 아해의 작업을 완성한다고 믿고 있다.
여행변주연극 <날, 깨워줘>_깜장집_2015
Q. 앞으로의 기획/연출의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 그간의 작업은 여러 아해와 함께 하나의 막다른 골목을 향해 질주하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공동작업의 매력과 어려움을 어느 정도는 맛보았으니 한동안은 좀 더 자유로운 상태에서 작업해보고자 한다. 공동을 이끄는 책임감보다는 개별에 몰입하는 자유로움을 느껴보고자 한다. 그런 고로, 한동안은 보고 듣고 쓰는 일에 열중해보고자 한다.
찜질낭독극 <고도리를 기다리며>_두산아트센터_2015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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