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추억이 된 나의 동네여! <이진우의 열우물 연작-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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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우리미술관 홈페이지

인천 만석동 달동네 아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책 ‘괭이부리말 아이들’로 익히 알려진 만석동의 한 골목 안쪽에는 작은 규모의 ‘우리미술관’이라는 공간이 있다. 이곳 우리미술관에서는 5월 22일부터 6월 18일까지 <이진우의 열우물연작-안녕?!>이 전시되고 있다. 사라진 동네 열우물마을에 대한 아쉬움과 애정이 물씬 묻어져 마음이 따뜻해지는 작품들을 만나볼 수 있다.

‘옛날 우리 동네 열우물마을, 안녕!’
이번 전시는 1995년부터 부평 십정동에 위치한 열우물마을에서 기거하고 미술 작업을 진행하던 서양화가이자 동네 화가인 이진우 작가의 열우물마을을 기리는 다양한 미술작품들로 구성되어 있다. 이진우 작가는 변두리에 위치하고 덜 개발되어 위험한 마을이라고 알려진 열우물마을을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벽화 작업을 통해 인식을 변화시키고, 마을 자체에 활력을 불어넣는 데 큰 역할을 하였다. 2017년 이후 열우물마을은 재개발 작업이 진행되면서 현재는 예전의 모습들은 모두 잃은 채 새로운 모습으로 변모 중이다. 작가는 수채화, 펜화 등의 기법을 사용하여 2000년대 초반부터 2018년까지 그려온 열우물마을의 모습들을 선보인다. 비좁고 낮은 주택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모습들, 그 사이사이에서 엿볼 수 있는 주민들의 소박한 생활 풍경 등을 작가의 애정 어린 눈으로 따뜻하게 담아냈으며, 개발 바람이 불면서 점차 마을이 해체되고 주민들이 갈등을 겪는 모습도 작품으로 보여준다. 작품 관람을 마치고 나면 마을의 소박한 풍경부터 개발의 과정, 그리고 지금은 사라진 마을의 모습까지 작가가 이곳에서 함께하면서 보고 겪었던 일련의 과정을 통해 열우물마을에 가보지 않은 사람조차도 마을의 추억에 함께 젖어 들게 된다.

‘만석동 주민들의 문화사랑방, 우리미술관’
<우리미술관>은 이번 작품의 전시장소로 제격인 듯싶다. 우리미술관이 위치한 동구 만석동은 십정동의 열우물마을 처럼 빈집이 많고 개발이 덜 되어 다소 낙후된 곳으로 문화 인프라가 많이 부족하다. 이러한 지역에 빈집 두 곳을 헐어 만석동 주민들이 예술 활동에 참여하고, 다양한 작가들이 함께 작업하는 공간을 만든 것이 바로 우리미술관이다. 인천시의 유일한 시립미술관으로써 등록된 미술관은 아니지만, 인천의 지역성과 예술성을 가진 작은 미술관은 만석동의 사랑방 역할을 돈독히 하고 있다. 비슷한 마을 상황을 견주어 보았을 때, 열우물마을을 추억하는 장소로써 더 없이 적격이라 생각된다.

‘이제는 사라졌지만, 오랫동안 기억될 행복한 마을’
현실적으로 불가피한 지역개발의 홍수 속에 열우물마을과 같이 이미 사라졌거나 사라지고 있는, 그리고 앞으로 사라질 많은 마을이 있을 것이다. 새로운 미래를 향하는 희망과 이제는 모든 것이 한때로 기억될 수많은 아쉬움 속에 이 모든 복잡한 감정들을 감당해야 함은 필연적인 일일 터. 그런데도 사라진 옛 모습을 이렇게 아름답고 정겹게 그리워하는, 그리고 이를 함께 기억하는 누군가를 가진 열우물마을은 참으로 행복한 마을이었다고 생각하게 된다. <이진우의 열우물연작-안녕?>展을 통해 불현듯 내가 나고 자랐던 옛 동네를 떠올리며 이런저런 추억들을 꺼내 보게 되었다. 열우물마을의 추억을 통해 나만의 추억여행을 떠나보는 건 어떨까?

글 · 사진 / 김지인(시민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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