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인천도시역사관
내가 사는 인천은 어떠한 모습을 가지고 있을까?
푸른 자연의 계양산과 긴 도로망이 뻗은 부평대로 그리고 사람들이 바삐 움직이는 계양역의 풍경, 내게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들이다. 각자 살아온 경험과 생활하고 있는 곳에 따라 다른 이미지가 그려질 것이라고 생각한다. 시민 300만 명이 모두 다를 것이고 다른 지역에서 바라본 인천의 이미지도 다양할 것이다.
인천 도시의 과거와 현재의 모습을 입체적으로 보여주는 인천도시역사관에서 올해 3월부터 내년 1월까지 시각예술을 통해 작가들이 경험한 인천의 모습, 표현하고 싶은 인천의 모습, 기억하고 싶은 인천의 모습을 미술, 사진 등 각자의 방식을 통해 보여주는 ‘도시를 보는 10명의 작가 展’이란 의미 있는 전시를 진행했다.
12월에는 노기훈 작가의 <1호선> 전시가 진행되고 있다. 1호선이란 단어를 들었을 때 ‘시작’이라는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우리나라 철도가 시작되는그 철길을 따라 많은 사람과 물건이 오가고 그 속에 많은 이야기도 내포되어 있을 것이다.
이에 따라 누군가는 1호선과 관련하여 기억에 남을만한 추억도 있었을 것 같다. 전시를 기획한 작가는 1호선을 어떻게 바라보았을지 기대가 되었다. 전시장에 들어가자 가장 먼저 들어오는 이미지는 철길, 차갑고 딱딱한 고철의 느낌이 아닌 햇살이 포근하게 비치는 푸른 나무와 철길의 모습이다.
그와 대비되게 화면 양쪽으로는 철길 주변의 모습을 사실적으로 보여준다. 우리가 철도의 철길만을 생각할 때 그 이면의 풍경을 기록해서 보여주려는 것일까? 나에게 1호선하면 떠오르는 것은 인천역에 나와 마주치는 차이나타운의 입구 패루와 부평역의 광장, 그리고 용산역의 환승풍경, 서울역의 다양한 사람들, 시청역의 광장이다.
전시를 보러가기전 경인일보의 전시소개 기사가 떠올랐다. 작가는 서울에서 사진을 공부하고 경인선이 시작되는 인천역에 위치한 인천아트플랫폼에서 2013년 입주작가로 활동하였다. 인천과 서울을 꾸준히 오갔던 작가는 인천역에서 노량진역까지 26개의 역을 두 발로 걸으며 그 풍경을 사진에 담아 2016년에 26점의 작품으로 전시를 열었다고 한다.
[출처] 인천도시역사관
1호선 선로의 좌측과 우측을 2차례 걸으며 보이는 실체를 본인의 감각으로 그 상징을 포섭하려 했다는 그의 글이 다시 한번 생각나며 이번 도시역사관의 기획전시 제목과 알맞은 전시라고 생각 들었다.
그렇다면 타인이 바라본 인천의 모습을 본 관람객들은 어떠한 생각들을 가지게 될까? 전시를 하는 공간의 이름에서 그 의미를 조금 이해하고자 했다. ‘소암홀’
도시개발로 지금은 사라져버린 연수구 동춘동 750번지 일대의 소암마을의 이름을 간직한 그 공간에서 자신의 방식으로 그리고 자신의 경험으로 도시를 기록하고 공유하는 이 전시를 통해 사람들이 내가 사는 도시 인천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고 기억하는 시간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사진 / 이정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