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경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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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경수는 서울과 경기를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여러 장소에서 머물며 매 장소의 풍경들을 작업의 영역으로 끌어들인다. 그는 풍경의 경계를 유심히 살피고 이렇게 발견된 장면의 막(layer)을 회화화하는 작업을 한다. 그는 ‘회화 표면의 물성과 원본(풍경)과의 불균형적 관계’ 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우리는 풍경의 경계를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고자 한다. 상시로 거주하는 장소의 경계성을 규정하고 경계의 안과 밖, 나아가 작가와 풍경 사이의 그림이라는 임의의 경계(막)를 통해서 대상에 대한 간섭을 시도하는 것은 물론, 그림과 풍경의 겹침으로 장면을 흔든다.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다수의 문화가 섞여서 만들어낸 인천의 독특한 도시성과 구조물을 리서치하고 이를 각각의 레이어로 나누어 회화작업을 진행하고자 한다. 그중 일부는 완성된 그림과 실제 풍경의 겹침을 시도하여 사진과 영상으로 기록하는 것이 될 것이다. 이러한 작업은 도시 내에 존재하는 경계로 들어가는 작가 특유의 방식이다.

막, 156x277cm, acrylic on canvas, 2017

factory, 180x460cm, acrylic on canvas, 2017

부표, 230x180cm, acrylic on canvas, 2017

광고판, 135x180cm, acrylic on canvas, 2016

옥상, 135x180cm, acrylic on canvas, 2016

슈퍼마켓, 135x180cm, acrylic on canvas, 2016

정물화, 180x135cm, acrylic on canvas, 2016

전야, 230x360cm, acrylic on canvas, 2016

 

작가노트

나는 그동안 주변에서 유심히 목격하게 되는 풍경을 회화의 영역으로 가져오는 작업을 진행해왔다. 풍경의 경계 혹은 막(layer, Membrane)에 관심을 두게 된 계기는 연희동의 한 버스정류장에서 경험한 시각적 체험 때문이었다. 철거 중인 건축물의 풍경, 그 위에 덥힌 파란색 가림막, 그리고 그 앞을 가로막고 있는 바리케이드와 그곳에 그려진 풍경화가 있는 모습은 내가 도시 속 한 풍경에서 발견한 세 개의 막이었다. 작업 내에 중요하게 다루고 있는 개념으로서의 ‘막’은 ‘풍경의 경계(barrier)’를 의미한다고 볼 수 있다. 내가 어린 시절 살았던 부산 동네의 집과 그곳의 재건축 풍경, 과거에는 익숙했지만 낯설어진 모습을 드러내는 풍경, 집 바깥과 안을 연결하는 화단과 같은 시간상 혹은 공간상의 경계들은 내가 그리고자 하는 풍경을 선택하는 데에 주요한 기준이 된다. 내가 머문 장소들(집 혹은 레지던시 지역) 중에서 선택한 풍경들은 ‘막’ 혹은 ‘경계’를 드러낼 수 있는 내적 컨텍스트를 담고 있다는 점에서 일상의 풍경과는 거리가 있다. 나는 이 풍경들을 가능한 한 사실적으로 캔버스 위에 그리고자 노력하며 결과적으로는 그린 풍경의 일부가 그 모본(母本)이 되는 실제 풍경이 일부로서 기능하기를 바란다. 그것은 조화일 수도 있는 동시에 부조화이며, 부조화일 수 있는 동시에 조화인 것으로서 그 자신을 스스로 대변하는 캔버스이기도 하다.

풍경과 풍경의 경계를 갈라놓았던 바리케이드는 장면들을 선명하게 분리하는 동시에 너머의 장면과 관계를 연결하는 막이 된다. 막이라는 대상을 통해 규정된 풍경의 태도를 관찰하게 될 때 그 장면은 여러 질문을 불러일으킨다. 막은 관계의 시작이 되며 동시에 경계 사이의 매질이 된다. 여기서 막-membrane은 특정 장소 사이의 풍경과 그림을 그리는 과정 사이에 교차하는 문제에서 시작된다. 나는 그런 막이라는 닫힌 상태와 유기적, 물리적인 너머의 막과 관계 가능한 상태를 주목한다. 나는 이러한 막으로서의 장면을 화면의 소재로 불러들임으로써 풍경의 안과 바깥을 재인식하는 대상으로 규정하고자 한다. 풍경의 경계 너머에 있는 공백의 장면은 도시 사이의 경계이며 틈이다. 그곳은 어떤 특정한 가치들을 상실한 부유하는 대상들의 집합장소이다.

나는 여러 곳에 머물며 이주를 거듭하는 동안 풍경의 경계를 유심히 살피고 이렇게 발견된 장면의 막(layer)을 회화로 작업해 왔다. ‘회화 표면의 물성과 원본(풍경)과의 불균형적 관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동시에 ‘우리는 풍경의 경계를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항상 어떻게 대답이 가능할 것인가를 작업을 통해 고민해 오고 있다. 나와 풍경 사이의 그림이라는 임의의 경계(막)를 통해서 대상에 대한 간섭을 시도하는 것은 물론, 그림과 풍경의 겹침으로 장면을 흔든다.

나는 여러 곳에 머물며 이주를 거듭하는 동안 풍경의 경계를 유심히 살피고 이렇게 발견된 장면의 막(layer)을 회화로 작업해 왔다. ‘회화 표면의 물성과 원본(풍경)과의 불균형적 관계’에 대해서 관심을 가지는 동시에 ‘우리는 풍경의 경계를 어떻게 규정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항상 어떻게 대답이 가능할 것인가를 작업을 통해 고민해 오고 있다. 나와 풍경 사이의 그림이라는 임의의 경계(막)를 통해서 대상에 대한 간섭을 시도하는 것은 물론, 그림과 풍경의 겹침으로 장면을 흔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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