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암복지재단 김득린 회장
인천문화재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부와 함께 인천에서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을 만나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클럽으로 지역사회에 기부와 나눔의 뜻을 몸소 행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두 번째 시간으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92번째 아너, 김득린 송암복지재단 회장님을 만나봅니다.
인천공동모금회의 초대 회장이었던 김득린 회장님은, 사회복지계의 원로로서 우리나라의 기부와 나눔 문화 발전에 지대한 역할을 하고 계십니다. 아동복지고아원을 설립하신 어머님부터 사회복지계의 후학을 양성하는데 힘쓰는 자녀분들까지. 온 가족이 대를 이어 실천하는 나눔의 삶, 그 철학을 만나봅니다.
Q. 안녕하세요, 김득린 회장님. 우리나라 사회복지계의 큰 어르신으로서 많은 분들의 존경을 받고 계시다고 들었습니다. 소중한 시간 내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회장님과 재단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송암복지재단의 김득린입니다. 저는 인천사회복지협의회 회장을 14년 동안 역임하였고, 지금은 인천 원로회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저희 송암복지재단은 ‘사랑, 믿음, 소망’이라는 설립 정신 아래 현재 아동복지시설, 어린이보육시설, 노인요양시설, 장애인종합복지관, 장애인직업재활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1953년도에 군산 아동복지시설로 시작하여 1958년도에 인천으로 옮겨 오게 되었고, 올해 64주년을 맞이합니다. 복지가 무엇인지도 몰랐던 시절, 어려운 사람을 돕겠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일이 제 한평생의 결실이 되었습니다.
Q. 아동보육시설을 설립하신 어머님을 이어 평생을 사회복지계에 몸담고 계시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부모님이 가르쳐주신다고 해서 할 수 있는 일이 아닌데, 나눔의 삶에 일평생을 바치게 된 계기가 궁금합니다.
A. 저는 고향이 이북입니다. 625사변 때 군산으로 피난을 갔을 때, 아버님이 도립병원 원장이셨고 어머님이 시 부녀과장이셨습니다. 관사가 굉장히 커서 부모님께서 전쟁 이후 갈 곳 없는 고아들을 데려다가 함께 생활하던 것이 점점 그 규모가 커졌지요. 법과를 전공하고, 고등고시를 준비했었는데 몇 차례 낙방하면서 하늘이 나에게 주신 사명은 다른 곳에 있다고 생각했지요. 어려운 사람들을 계속해서 도와주는 것이 저의 길이자, 부모님이 하던 것을 계승·발전 시켜야 할 의무가 있을 것이라 보았습니다.
Q. 그 길이 아동복지에서 나아가, 노인, 장애인으로 점점 수혜의 폭을 넓혀오게 된 것이군요.
A. 전쟁 후에는 복지라는 개념도 없었지요. 그저 배고픈 아이들, 잘 곳 없는 이들에게 그것을 제공해주는 것이 전부였습니다. 하지만 이제 전쟁고아는 사라지고, 미혼모가정, 결손가정 등 가정파괴나 아동학대 등의 연유로 이 곳에 아이들이 찾아옵니다. 만나는 순간부터 정신적인 장애가 있는 것이죠. 이 아이들의 마음을 열어주고자 여러 가지 고민을 하다 보니, 장애인 복지 사업까지 영역을 넓히게 되었습니다. 어린이들에게 꿈을 주기 위해 어린이 보육시설까지 운영하게 되었고요. 요양원은 지금까지 자식들, 나라와 민족을 위해 희생한 어르신들을 위해 노후를 잘 보살펴 드려야겠다는 생각에서 시작했습니다.
Q. 송암재단이 2016 인천사회복지대상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고 들었습니다. 늦었지만, 수상 축하드립니다. 인천을 대표하는 복지재단의 대표로서, 회장님께 인천이 갖는 의미는 남다를 것 같습니다.
A. 저는 직원들에게 항상 1등해야 한다. 라고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시민들에게 존경받고, 열심히 최선을 다해보자고 얘기하지요. 나의 분야는 사회복지이니 이 분야에서 인천의 꿈, 인천 시민의 행복을 위해 희생할 수 있는 밀알이 되길 항상 소망할 따름입니다.
1958년도에 왜 인천으로 오게 되었는지 묻는 질문이 종종 있어요. 당시, 인천의 땅값이 조금 싸기도 했었지만, 인천 부평에 8군 애스컴이 있었습니다. 미국사람들은 전쟁고아들에게 상당히 마음을 썼었지요. 음식도 주고 옷도 주고 하니 부평에 고아원이 많이 생겼습니다. 고아들이 제겐 형제와도 같으니 제게 인천은 제2의 고향입니다. 나는 인천이 다른 도시들과 차별성이 높다고 봐요. 땅과 바다, 하늘을 갖고 있는 이 도시의 문화자원을 굉장히 다양합니다. 이제 인천인구 300만 시대까지 도래했으니, 그 미래가 더욱 기대해볼 만 하겠지요.
Q. 사회복지를 통해 인천의 자양분이 되고 싶다는 말씀이 인상 깊네요. 이러한 나눔의 실천에 함께하는 이들이 점점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기부, 나눔을 머뭇거리는 이들에게 해주시고픈 말씀이 있을 것 같아요.
A. 우리나라에서는 기부할 때 나의 것을 뺏기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다수 있습니다. 하지만 기부는 그 이상의 기쁨을 느낄 수 있는 투자라고 생각합니다. 뺏기는 것이 아니라 더 얻는 거지요. 그래서 기부문화도 중요하지만 나눔문화가 더욱 중요하다고 봅니다. 기부는 기부로 끝나고, 모인 정성을 잘 배분하는 것을 고심해야지요. 나눔문화는 곧 인천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과 연계될 것입니다. 요즘 사회는 모두의 마음이 닫혀 있습니다. 서로 간에 놓여져 있는 이 칸막이들을 철거해주는 것. 그게 바로 나눔 문화입니다. 그리고 난 이 지점에서 문화가 큰 역할을 할 것이라 봅니다.
Q. 인천 시민들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인천문화재단의 중요한 역할을 해내야 할 사명감이 생깁니다. 송암에서 진행하고 있는 다양한 사업 중에도 단순히 소외계층을 도와주는 것을 나아가 문화적인 활동을 진행하는 것도 있다고 들었습니다.
A. 우리 노인요양원과 복지관에서 많은 예술 팀들이 찾아와 공연을 해주곤 합니다. 와서 좋은 공연을 보여주는 것도 좋지만 잠시 왔다가 가는 일회성으로 그쳐 아쉬움이 항상 있어요. 그래서 직접 시설 내에서 예술단을 꾸려 우리 아이들과 장애우들에게도 스스로의 예술성을 키울 수 있는 자리를 제공해줍니다.
특히, 아동복지 시설의 파인트리핸드벨콰이어는 각종 행사에 초청받을 정도로 그 실력이 대단해요. 아이들이 무언가를 성취해 나가면서 자립심을 키워갑니다. 장애인복지관 내에도 해밀합창단이라고 있는데, 이곳저곳 초대받고 공연을 다니고 있어요. 뿐만 아니라 ‘나를 노래하자’라는 슬로건으로 1년에 한 번씩 전국 장애인 노래 경연대회를 개최합니다. 장애인들은 불편할 뿐이지 불행한 게 아니거든요. 전 이렇게 문화활동을 통해 모두가 행복해졌으면 좋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다양한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나가는 송암문화재단과 회장님의 향후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문화를 가지고 태어나는데 살아가는 것이 힘들다보면 이러한 것들을 내려놓게 됩니다. 전 복지 안에 문화, 기부, 나눔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인간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고, 행복을 추구하는 것은 이 삼박자가 맞아야겠지요. 이제 복지는 단순히 배고프고 잘 곳 없는 이들을 도와주는 것을 넘어섰습니다. 장래의 생명을 살리는 일, 꿈을 꾸게 하는 일이 바로 복지가 되었어요. 내 평생을 다해왔듯이 앞으로도 봉사와 나눔을 계속해야겠지요. 이러한 정신을 바탕으로 참교육을 행하는 것. 그것이 내 향후 목표가 되겠습니다.
김득린 회장님과 대화를 통해 문화, 기부, 나눔에 대한 고민과 열정의 순간들을 만나보고, 우리 사회복지의 역사와 인천이라는 도시가 품고 있는 또 다른 이야기를 접할 수 있었습니다. 긴 시간 함께 나눈 대화를 통해 문화예술에 남다른 애정과 삶 속에 자리하고 있는 기부 철학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봄을 알리는 단비가 내리는 날, 바쁘신 와중에도 인자하신 미소로 반겨주신 김득린 회장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인천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아트레인의 탑승자를 찾습니다.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 기부 캠페인 아트레인은 인천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개인 혹은 법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기업 후원의 경우, 기업의 경영철학과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문화예술로 함께 만들어드립니다.
아트레인 참여 문의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032-455-7114, artrain@ifac.or.kr
인터뷰 정리 / 인천문화재단 유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