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와 행복을 얻습니다.
– 광원아트홀 한유순 원장
인천문화재단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인천지부와 함께 인천에서 나눔의 삶을 실천하고 있는 아너 소사이어티 회원들을 만나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아너 소사이어티>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고액기부자클럽으로 지역사회에 기부와 나눔의 뜻을 몸소 행하는 많은 분들이 함께하고 있습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시간으로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01번째 아너, 한유순 광원아트홀 원장님을 만나봅니다.
오늘 만나는 한유순 원장님은 인천 아너 소사이어티 82번째 회원인 광원건설 정지연 회장의 아내 분으로, 인천에서는 3번째 부부 아너 회원이라고 합니다. 가족이 함께 실천하고 있는 나눔의 삶, 그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Q. 안녕하세요, 한유순 대표님 본인의 간략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만나 뵙게 되어 반갑습니다. 저는 부천 중동에 위치한 광원아트홀을 운영하고 있는 한유순입니다. 광원아트홀은 평소에는 차를 마시며 음악을 듣는 카페로, 지역 주민들이 가까이서 편하게 예술을 접할 수 있도록 만든 열린 공간입니다. 클래식을 기반으로 다양한 음악감상회, 연주회 등을 정기적으로 선보이고, 각종 행사와 대관도 진행하고 있습니다. 2007년 <파바로티 추모음악회>를 시작으로 개관해, 오는 9월이면 <광원아트홀 10주년 기념음악회>를 갖게 되었네요.
Q. 이미 많은 기사를 통해 알고 있지만, 인천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101번째 고액기부자이신대요. 심지어 부부 아너 회원이시라고 들었습니다. 기부에 함께 동참하시게 된 배경이 궁금합니다.
A. 저희 부부는 젊은 시절부터 청소년 활동을 시작으로 사회복지분야에서 함께 활동해왔습니다. 남편이 건설 사업을 시작한 이후에 사회에 보람된 일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고, 나눔을 통해 사회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었으면 했어요. 마침 인천의 한 모임에서 <아너 소사이어티>를 소개 받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얼마 전 결혼 40주년이 되었을 때, 우리 주변에 도움이 필요한 곳을 찾아 나누고 싶은 곳에 따뜻한 손길이 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남편에 이어 저도 기부에 동참하게 되었습니다.
Q. 기부 약정을 하는데 있어서 특별히 예술 분야 지원을 고민하셨다고도 들었습니다.
A. 아트홀을 운영하는 입장이다 보니 일부 아티스트들이 얼마나 힘든 환경에서 예술 활동을 해나가는지, 또한 이들에게 정성을 담은 지원이 얼마나 필요한가 마음으로 느낄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제가 기부하는 금액의 일부가 어려운 환경에서 창작활동을 하는 음악가들에게 쓰였으면 했고, 또 일부는 사회복지재단이나 다문화가정의 아이들에게 지원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죠.
Q. 특별히 대표님의 삶에서 생각하는 나눔, 기부의 철학은 무엇인가요?
A. 저희 부부는 사회복지사 활동을 했었기 때문에, 단순히 그 처한 상황을 돕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을 스스로 딛고 일어설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즉 배고픈 사람에게 빵을 주는 것보다, 고기를 낚는 법을 가르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서 이를 준비해 나가는 것을 돕고 싶습니다. 모든 분야가 마찬가지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예술가들이 지속해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그 바탕을 지원하여, 광원아트홀이 이들을 위한 공간이 되길 바라고 있습니다.
제가 누군가에게 작은 기부를 하고 나눔을 실천하는데 있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는 ‘도움의 귀함을 아는 것’이에요. 특히 나보다 남을 더 귀하게 여기며 살아가면 좋겠고, 이 신념을 나름대로 자식들에게도 가르치며 살아왔죠. 그러다보니 후원을 귀하게 쓸 줄 아는 단체, 그에 대한 인식이 올바른 곳과 나누고 싶은 게 사실입니다. 그 맥락에서 <아너 소사이어티>와 함께 하게 된 것도 공동모금회라면 분명히 공정하고 올바르게 쓰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죠. 무엇을 하고자 하는 곳인지, 어떤 일을 통해 도움을 펼쳐나가고자 하는지, 그곳에 내가 하는 작은 나눔이 얼마나 가치 있게 쓰이게 되는지를 판단해보고 실행하고 싶습니다.
Q. 앞서 말씀하신 것처럼 광원아트홀이 10년이 되었습니다. 이 공간을 운영하게 된 계기가 무엇이었나요?
A. 젊은 시절부터 음악을 즐겨 들었어요. 비록 음악을 전공하지는 않았지만, 항상 문화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가까이에서 접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단 생각을 했었죠. 그러던 중에 남편이 하는 사업체에서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는 사회공헌의 일환으로 아트홀을 개관하게 되었습니다.
이 공간은 그동안 남편이 수집한 여러 가지의 음향 기기들을 갖추고 있어서 혼자 듣기에 너무 아깝다고 생각했죠. 생각보다 음향장비에 많은 신경을 써야하던데요. 저희 아트홀에서는 항상 좋은 소리를 가진 스피커들을 이용해서 음악 감상을 할 수 있답니다. 확실히 사운드도 좋고 클래식을 자주 접하는 분들은 스피커의 소리가 너무 좋다고 평가해 주시더군요. 바로 ‘음악과 커피와 낭만이 있는 광원아트홀’이랍니다.
Q. 사실 문화예술공간을 정부나 지자체 혹은 후원없이 운영하는 게 쉽지 않을 텐데요.
A. 우리가 가지고 있는 이 음향 기기들을 많은 사람들과 나누기 위해
광원아트홀을 개관하였지만, 사실 10년간 운영하는데 있어서는 어려움도 있었죠. 사람들이 ‘후원을 받으면 되지 않겠냐?’라는 의견도 있었지만 저희 생각은 ‘조금 힘들어도 우리 스스로 해결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했어요.그렇게 10년이 흘렀습니다. 특히나, 최근에 들어서는 TV나 인터넷을 통해 질 높은 공연 콘텐츠를 손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죠. 그러다보니 공연을 즐기기 위해 직접 공연장을 찾아가는 일 자체가 예전보다 줄어들어들 수밖에 없는 것 같아요. 비록 아트홀을 운영함에 있어서 어려움을 있다고 볼 수도 있겠지만, 내가 얻을 수 있는 소중한 가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연의 질은 더 새롭고 다양하게 변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면서 현장에서의 배움이 있어요. 또 아름다운 소리의 스피커로 음악을 듣고 음악인들의 공연을 가까이서 들을 때는 행복감과 보람을 느끼게 된답니다. 그리고 각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좋은 이야기들을 나눌 수 있는 것, 그것들은 무엇으로도 살 수 없는 가치에요.
Q. 10년을 맞이하는 오는 9월의 공연을 끝으로 아트홀이 인천 송도로 이전한다고 하던데요.
A. 10년을 운영하는데 있어서 가장 큰 도움이 되었던 건 광원건설 임직원들의 참여였어요. 그 바쁜 중에도 리허설과 음악회날은 먼 현장에서도 아트홀로 와서, 조명, 음향, 사진, 주차, 무대전환, 커피&다과 등을 직원들이 스스로 도와주며 동참해왔거든요. 현재 송도에 새로운 건물을 신축하는 과정인데 ‘앞으로 어떻게 아트홀을 업그레이드해서 많은 사람들이 찾아오고 싶어 하는 공간을 만들까’ 구상 중이에요. 아직 구체적인 계획이나 방식에 대해서는 결정하지 않았지만, 중장년층과 함께 문화 활동, 취미활동, 음악 감상, 전시회, 기념회 행사, 강사초빙 등을 할 수 있는 것들을 계획하고 있답니다. 그리고 많은 사람들이 클래식을 보다 더 재미있게 즐길 수 있는 예술이 될 수 있도록, 광원아트홀이 다리 역할을 할 수 있길 바랍니다.
Q. 대표님 부부 두 분 모두 어린 시절을 인천에서 자라셨는데, 두 분에게 인천은 어떤 의미가 있는 곳인지요.
A. 인생을 돌아보고, 삶의 발자취를 이야기 할 나이가 되면, 나의 추억이 담긴 고향이 그리워지게 마련이에요. 저희 부부는 고등학교까지 다 인천에서 자랐고, 특히 저는 동인천 일대에서 살았기 때문에, 창영초등학교 근방을 보면 어린 시절 생각이 많이 떠오르죠. 자유공원, 배다리 이 일대가 옛날과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하지만, 제가 다녔던 그 당시 국민학교를 생각해보면 그때의 저에게는 굉장히 크고 넓은 운동장이었던 것 같습니다. 요즘 배다리 헌책방골목 일대는 드라마 <도깨비> 촬영지로 더 유명해졌던데요? 아무튼 제가 살았던 동네, 학교, 다니던 교회의 소중한 추억이 있는 도시이자 고향인 이곳 인천이 보다 더 나눔으로 풍요로운 곳이 되었으면 합니다.
Q. 문화재단에서 아너 소사이어티 첫 번째 인터뷰로 대표님을 만나게 된 건 아마도 ‘예술’이라는 매개가 큰 역할을 한 것 같습니다. 한유순 대표님께서 생각하시는 ‘예술’이란 무엇인가요?
A. 예술이라는 건 모든 사람들에게 아주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볼 수 있어요. 예술은 사람들을 치유하는 역할도 하기 때문에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혼란한 사회 문제로 모든 국민들이 정신적으로 힘들어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겉으로 드러나진 않지만 전 국민이 마음의 상처가 있는 것만은 사실이잖아요. 이미 벌어진 일은 어쩔 수 없고, 앞으로 우리가 어떻게 이 상황을 수습하고 함께 나아가야 하는지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할 것 같아요. 그 과정에 예술이 큰 역할을 할 수 있지 않을까요? 마음을 치유하고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그런 일들을 예술로 만들어갔으면 합니다.
Q. 올해 하반기면 송도에서 새로운 시작을 준비하는 광원아트홀의 계획이나 꿈이 있다면 짧게 들려주세요.
A. 송도에 새로 만들어질 광원아트홀은 한국이 가진 문화예술 콘텐츠를 세계에 알릴 수 있는 발판이 되었으면 합니다. 아직 특별한 계획이나 내용이 정해진 것은 아니지만, 문화예술을 즐기고 함께 할 수 있는 공간으로, 세계 사람들에게 한국의 문화예술 콘텐츠를 만날 수 있는 곳으로 만들어보고 싶어요. 우리나라의 문화예술이 얼마나 대단하고 아름답습니까? 인천의 송도가 한국을 찾는 외국인들에게 첫 발을 내딛는 곳인 만큼,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외국인들에게 한국을 아름다운 나라로 알리고, 다시 찾아오고 싶은 공간이 될 수 있도록 만들고 싶습니다.
Q. 긴 시간동안 이야기를 들려주셔서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으로서 3월인 요즘에 즐길만한 문화예술 콘텐츠 추천을 부탁드려요.
A. 몇 가지를 추천하자면 클래식 음악에서는 많은 사람들이 좋아하는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 <쇼팽의 폴로네이즈>, <슈만의 트로이메라이>, <마스카니의 카발레리아 루스티카나>, <마스네의 타이스 명상곡>을 말씀드릴 수 있을 것 같네요. 오페라는 세계적으로 손꼽히는 오페라가 다 좋은 게 분명하지만 어느 성악가가 참여한 무대인지에 따라 선호도가 다르던데요? 제가 좋아하는 오페라는 거의 DVD로 구입해서 보관하고 있는데, 첫 번째는 안나 네트렙코와 롤렌드 빌라존이 출연한 현대판 <라 트라비아타>와 <사랑의 묘약>, 호세 카레라스가 출연한 <카르멘>을 좋아하죠.
뮤지컬에서는 <노트르담드 파리>, <레미제라블>, <지저스 크라이스트 슈퍼스타>를 개인적으로 가장 좋아해요. 음악영화들 중에 아름다운 영화들이 많이 있습니다. 요즘 가장 추천하고 싶은 영화는 <더 파워 오브 원>이라는 영화로 흑백 인종차별에 대한 이야기 속에 정말 아름다운 아프리카 음악들이 흘러나오는데, 이런 음악영화들은 정말 눈과 귀를 즐겁게 하고 마음의 깊은 감동을 주기도 합니다. 긴 이야기의 관심을 갖고 들어주셔서 감사합니다.
한유순 대표님과 긴 시간 함께 나눈 대화를 통해 문화예술에 남다른 애정과 삶 속에 자리하고 있는 기부 철학 등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바쁘신 와중에 흔쾌히 인터뷰에 응해주신 한유순 대표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인천 문화예술을 사랑하고 지지하는 아트레인의 탑승자를 찾습니다.인천문화재단 문화예술 기부 캠페인 아트레인은 인천 시민 모두에게 열려있습니다. 개인 혹은 법인 누구나 참여가 가능하며, 기업 후원의 경우, 기업의 경영철학과 사회적 책임 실현을 위한 사회공헌 사업을 문화예술로 함께 만들어드립니다.
아트레인 참여 문의 :
인천문화재단 기획홍보팀 032-455-7114, artrain@ifac.or.kr
인터뷰 정리 인천문화재단 주현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