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로잉-뒤로넘어지는의자_65×90cm_피그먼트 프린트_2015>
<뒤로넘어지는의자_50×16×43cm_PVC, 레진_2015>
사진으로 치환된 결과물들의 다수는 오히려 실제와 기억의 경계를 흐릿하게 한다. 그리고 이러한 경계에 대한 고민들은 보이지 않는 차이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진다. 강주현은 일련의 사진작업들을 통해 사진과 조각, 드로잉의 경계를 넘나들면서 사진조각과 사진드로잉의 형식적 가능성을 실험한다. 제한된 프레임 안에서의 재현적 사진을 입체로 구현해 사진조각을, 사진을 중첩된 선들의 집합으로 재구성해 사진드로잉을 실현하는 것이다. 사진을 단순히 대상을 기록하는 수단으로 여기는 것이 아니라, 사진의 여러 가지 조형적 특성을 발굴하고 실험하여 대상을 구현함으로써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대상과 사진이라는 매체의 미세한 차이들을 드러내고자 한다. 이런 차이는 무언가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각에 대한 경계를 허물게 할 것이다. 현재 <감정의 신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에 있는데, 이는 특정 대상에 작용하는 보이지 않는 차이를 투영하여 새로운 오브제들을 만들고 이에 관해 연구하는 작업이다.
인천아트플랫폼에서도 역시 경계의 위치에 존재하는 ‘차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을 통해 눈에 보이지 않는 것들을 시각적으로 표현하는 실험을 이어 나갈 예정이다. 단순히 보고 느끼는 이미지만이 아니라, 시간과 공간, 상상력이라는 요소들을 이용하여 새롭게 조합되거나 상상 속에서 만들어지는 대상으로서의 이미지로, 이미지의 개념을 새롭게 확장할 수 있도록 연구하는 것이다.
<드로잉-뒤로넘어지는의자_70×90cm_피그먼트 프린트_2015>
<뒤로넘어지는의자_49×17×43cm_PVC, 레진_2015>
<드로잉-세번돌려그리는선_85×100cm_피그먼트 프린트_2015>
<드로잉-엉키게그리는선_95×115cm_피그먼트 프린트_2015>
<드로잉-곧게엉키게다시곧게그리는선_120×360cm_피그먼트 프린트_2015>
작가노트
어린시절 나의 프레임엔 거센 바람에 춤을 추는 나무들과 하늘인지 바다인지 모를 아련한 해질녁 수평선이 가득했었다. 아름다움에 대한 인간의 욕망이 그러하듯 나는 그 순간이 영원하길 바랬다. 하지만 막상 사진으로 치환된 결과물들의 다수는 실재와 기억의 경계를 흐릿하게 하는 경우가적지 않았다. 사진은 기억들을 기록하는데 유용하지만, 내가 대면했던 대상들에 대한 순간의 감정들은 재생시키지 못했다. 그리고 이런 고민들은 경계를 만들어내는 차이에 대한 물음으로 이어졌다. 이 둘의 차이는 어디에서 오며 둘의 경계를 허물 수는 없을까, 그 차이라 불리는 것들을 만들 수 있다면 새로움에 대한 가능성이 열리지 않을까. 그리고 나는 이런 사진에 대한 고민들과 일련의 사진작업들을 통해 사진과 조각과 드로잉의 경계를 넘나드는 사진조각, 사진드로잉의 형식적 가능성을 실험한다.
제한된 프레임 안에서의 재현적 사진을 입체로 구현해 사진조각을 실현하고, 사진을 중첩된 선들의 집합으로 재구성해 사진드로잉을 실현한다. 단순히 기록되는 사진이 아닌 실재와의 차이를 통해 새롭게 다가오는 대상을 구현한다. 그리고 이런 차이는 세상에 대한 경계를 허물게 하며, 나를 끊임없이 실험하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