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픔을 어루만지며 위로하는 치유의 목소리, 직장인 노래 동아리 <민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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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 밤 지새우고~’ 힘든 시대와 시기를 견뎌온 때마다 우리 곁에는 바로 노래가 있었다. 노래는 사람의 마음을 어루만지며 치유하기도, 힘을 주기도 한다. 요즘 우리에겐 그러한 노래가 필요하다. 인천 문화바람에는 이처럼 나를 위해, 또 내 아이가 살아갈 좋은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래를 부르고 싶다는 사람들이 모여 있다. 바로 직장인 노래동아리 ‘민아리’다. 세상을 향해 작은 울림을 보내고 있는 동아리의 회장 이상욱 씨를 만나 그들의 울림에 귀기울여보았다.  
  01민아리의 의미와 시작
민아리는 직장인 민중가요 동아리의 준말이기도 하고 백성 민(民)과 함께 가슴앓이의 앓이를 조합한 말이기도 하다. 또 정화 작용이 있는 미나리를 언어유희로써 활용하기도 했다. 공통으로 누군가의 아픔을 위로하거나 치유하기 위한 마음을 담았다고 생각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
민아리는 2013년 여름, 문화바람 내 동아리 회원들의 의견이 하나로 모이며 시작됐다. 문화바람의 기타동아리에서 활동하던 이상욱 씨는 회원들과 20대 시절의 이야기를 하다가 민중가요에 대해 향수나 애정, 갈증이 있다는 걸 깨닫게 되었고 이 마음이 모여 동아리를 결성하게 됐다. 처음에는 6명으로 시작했지만, 지금은 20명의 회원이 민아리와 함께하고 있다.

민중가요의 매력
민중가요라고 하면 저항적이거나 전투적인 노래라는 선입견이 있지만, 그렇지 않은 노래도 많다. 꽃다지와 같은 그룹을 비롯해 인디밴드 등이 시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민중가요를 만들어 내고 있다. 민중가요의 가장 큰 매력은 바로 가사다. 대중가요도 물론 좋지만, 사랑을 주로 다루는 대중가요와 달리 민중가요는 세상의 여러 면모를 담고 있어 폭이 넓다. 구분을 떠나 노래 자체가 좋다는 것도 매력이다. 무심코 듣고 좋아서 흥얼거리던 노래가 알고 보니 민중가요였다는 것을 알고 동아리에 들어온 회원이 있을 정도다.

일상과 동아리 사이에서
직장인 동아리인 만큼 자주 모일 수는 없지만 일주일에 한 번 연습을 하고 간단한 회의를 한다. 각자 출근 시간과 생활패턴이 달라 뒤풀이까지 하고 나면 힘들기도 하지만, 공통의 관심사가 있는 사람들을 만나 좋아하는 것을 하고 함께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이 너무 좋다고. 스트레스를 풀 수 있는 시간이라 기다려진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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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에 한 번, 그들의 축제
민아리는 2014년 첫 번째 정기공연을 시작으로 올해 12월, 세 번째 정기공연을 마쳤다. 그들에게 첫 번째 공연은 민아리의 시작을 알리는 의미였다. 민중가요 기존의 이미지를 쇄신시키고, 다른 동아리 회원들에게 민중가요의 진정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한 포부로 첫 무대를 진행했다고 한다. 세 번째 공연의 키워드는 ‘갈증’이다. 시기가 시기인 만큼 많은 것이 담겨있는 말이다. 원래는 12월 3일에 공연장 대관 예약을 했지만, 조건과 상황을 고려해 고민한 결과 6일로 미뤄 문화바람 3층에 위치한 소풍에서 공연을 진행했다. 많은 관객이 공연장을 찾아 민아리의 노래를 듣고 함께 하는 것도 좋지만, 좀 더 밀도있고 뜻깊은 시간을 보내기 위해 심사숙고한 결과였다. 작년과 올해 정기공연에 민아리 회원 두 분이 잔잔한 무대에서 추모 노래를 부른 적이 있었다고 한다. 당시 이 회장은 기타 반주를 담당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노랫소리가 안 들려 옆을 돌아보니 노래를 부르던 회원이 감정에 몰입해 눈물을 흘리고 있는 게 아닌가! 감수성에 흠뻑 젖을 수 있는 무대도 있지만, 재미있는 율동을 가미한 무대도 만들어진다. 이상욱 회장은 뻣뻣한 자신의 동작 때문에 율동을 해야 하는 무대에 서는 것이 걱정이었는데, 파트너가 더 뻣뻣해서 불행 중 다행(?)으로 자신이 더 돋보일 수 있었다고 웃음을 터뜨리기도 했다.

우리가 사는 지금을 보는 민아리
그는 매주 토요일마다 광장에 나오는 사람들을 보면서, 시민 한 명 한 명이 바뀌어 가고 있는 지금의 모습이 감동적이라고 했다. 일반 시민으로도 그렇고, 민아리의 일원으로서 민아리가 해야 하는 역할에 대해서 다시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고. 힘들고 지친 사람들에게 위로가 될 수 있는 자리에서 민아리가 함께할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무대에 서다 보면 관객들에게 힘과 에너지를 받는 경우도 있는데, 더 크게 하나된 목소리가 울려 퍼져 내 아이가 살아가는 미래가 조금 더 좋은 사회와 세상이 되었으면 한다는 바람도 갖고 있다.

민아리로 바뀌고 채워진 삶
집과 회사만을 오가며 쳇바퀴 도는 삶이었는데, 동아리를 하게 되면서 정신적으로 윤택해졌다. 이전에는 나와 내 가족만을 생각했다면, 민아리 활동을 하면서 가정을 넘어 사회를 돌아보며 생각할 수 있게 됐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한다는 기쁨과 함께 그것을 함께 공감하며 나눌 수 있는 대상이 있다는 게 너무 기쁘다.

민아리의 의미
나에게 민아리는 인생의 황금기인 40대를 활발하게 보내도록 해주는 소중한 곳이다. 세상을 살다 보면 친한 친구들이나 동료여도 살아가는 환경에 따라 시각과 견해의 차이가 발생하는 데, 민아리에서만큼은 직업과 환경을 떠나 모두가 좋아하는 공통적인 관심사만을 가지고 이야기 나누며 누릴 수 있기에 행복하고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앞으로도 좋은 인연을 더 많이 만날 수 있는 공간이 되길 바라며, 우리의 작은 활동으로 조금이라도 세상이 바뀌길 바란다.

그가 꿈꾸는 민아리
그냥 회원들끼리 모여서 농담처럼 하는 이야기이고 아직 멀기도 하지만 꿈꾸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고 했다. 민아리가 다양한 연령대가 공통적인 관심사를 두고 하나 되어 어울리는 것이 큰 장점인만큼, 은퇴하고 나면 실버 민아리를 결성하여 활동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그렇게 되면 환갑이 넘어서도 같이 노래를 공유하고 함께할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지금처럼 서로의 일상을 공유하고 좋아하는 노래를 함께 부르고 싶다고.

2015년 직장인 민중가요동아리 민아리 2회 정기공연 영상 보러 가기

글 / 오지현(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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