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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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름: 공지선(孔知善, Gong jiseon)

출생: 1989년 인천

분야: 시각예술(회화, 설치)

인천과의 관계: 인천출생, 인천거주

작가정보: https://www.instagram.com/gongjiseon_/
                gongjiseon@outlook.com

개인전
2020~2021 도시를 보는 작가 기획전 《공지선 개인전: 사랑이 넘치는 도시》, 인천도시역사관, 인천
2020 《반짝반짝반짝반짝반짝 ; made of breath》, 옹노, 인천
2020 《Yawn; 배부른소리》, CICA미술관, 경기
2019 《The body is used for life, and the life is engraved on the body》, 코스모40, 인천
2018 《YOUYOUYOUYOUYOU!!!》, 플레이스막, 인천
단체전
2020 《인천 미술 청년 작가전: 그 빛을 퍼트리다》, 송도컨벤시아, 인천
2020 《젊은 미술의 현재와 미래》, 우현문갤러리, 인천
2019 《Layers of meanig》, 혜화아트센터, 서울
2019 《Gallery Nout 선정작가 특별전》, 갤러리 Nout, 서울
2018 《상대적 모양》, 인천아트플랫폼, 인천
2018 《부스》, 북서울꿈의숲 아트센터, 서울
2017 《Re-born》, 한전아트센터, 서울
2017 《肉時RULE》, 갤러리 그랑쥬, 서울
프로젝트
2021 공공미술프로젝트 우리동네미술 《사람in 스튜디오》, 인천남동구 청년 미디어타워, 인천
2020 이머시브 시어터 연극 《Gulliver’s Travels》, 무대미술/의상감독, 미림극장, 인천
2020 다큐멘터리 <사랑이 넘치는 도시> 연출, 감독

# Q&A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전시)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A. <몸은 생에 쓰이고, 우리는 몸에 삶을 쓴다>(unit 2[01-40], 2019)는 사람의 신체에 새겨진 흔적들을 이미지로 채집하여 그 속에 기록된 이야기를 나열한 스티커 작품이다. 벽면에 빼곡히 걸려있는 원형의 이미지들은 멀리서 보기에 언뜻 행성처럼 보인다. 하지만 가까이 서 보면 그때야 비로소 이것이 누군가의 껍데기, 즉 피부에 새겨진 흉터란 걸 알 수 있다. 관객들은 마음에 드는 익명의 이미지를 골라 구매할 수 있으며 그 후 상단에 새겨진 QR코드를 통해 그 흔적에 새겨진 이야기를 소유할 수 있다.
개인은 존재의 가치를 잃은 채 필요에 의해 사용되고 필요에 의해 처분되는 소모품적인 삶을 살아간다. 세상의 부품이 된 이들은 자신들의 삶에서도 배제된 채 상실의 연속만 경험할 뿐이다. 그렇게 ‘생(生)’에서 ‘사(死)’로 진행되는 삶의 연속에서 우리는 육신(肉身)을 소비하고 수많은 흔적을 신체에 새긴다. 인생은 오롯이 개인의 몸에 기록되며 개인만이 그 기록을 읽을 수 있다. 타인은 개인의 삶이 아닌, 단순히 표면적으로 표기된 흔적만을 시각적 이미지로 포착할 뿐이다. 나 역시 그들의 자서(自敍)와는 분리된 하나의 타인으로, 표면의 이미지 너머 ‘명(命)’에 새겨진 개인의 이야기를 채집하고자 하였다.

<몸은 생에 쓰이고, 우리는 몸에 삶을 쓴다> unit 2[01-40] ⓒ공지선
강접 유포지에 원형 디지털 프린트, PVC 비닐, 트레싱지,
웹사이트; QR코드로 접속 가능한 40페이지의 웹_가변설치, 2019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나는 전형적인 메디푸어(medi-poor) 가정에서 성장하고 살아왔다. 생존을 위해 자아가 배제된 노동을 지속하였으며, 필요한 노동력과 시간을 제공하고 생존을 위한 도구를 구매하였다. 그러고 또다시 도구가 되어 현장에 노동력을 제공하였다. 거대한 사회에서 사물화가 된 우리 인간은, 존엄성이 배제된 채 사용물이 되어 주관적 삶에 객관성을 부여한다. 현대인 대부분은 ‘생(生)’이 아닌 ‘명(命)’의 지속으로 시간을 살아가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과정에서 나는, 사회의 도구로 사용되고 소멸하는 개인의 삶과 그 삶을 지속하기 위한 요소들에 대해 집중하게 되었다. 그리고 그 순간순간 마주하는 모순점과 소모로 집중되는 소비의 모습을 블랙코미디적 요소를 반영해 작품화하고자 하였다. 전시에 오면 관객들은 먼발치에서 작품을 바라보는 단순한 관객의 역할을 넘어서 함께 작품을 완성해 나가는 직접적 개입자가 된다. 이것들이 내게는 영감이 되고 작업을 지속하는 원동력이다.

<남겨진 문제들 2 Remained problems 2>, 폐양초와 나일론 실, 가변설치, 2019 ⓒ공지선
삶의 지속적인 허망함을 폐양초로 표현한 작품으로, 관객들이 공간을 방문하여 양초로 만든 구슬을 직접 꿰어볼 수 있게 연출하였다.
<Choice_Mixed media>, 가변설치, 2019 ⓒ공지선
관객이 소지한 물품을 내려놓고 무작위로 코인을 뽑아 무작위로 기계를 선택, 무작위로 작품을 뽑아볼 수 있게 연출한 작품
<두근두근_영수증>, 열 인쇄한 용지(감열지)에 에탄올, 가변설치, 2020 ⓒ공지선
영수증 용지에 에탄올을 뿌려 도시의 왜곡된 하트의 이미지를 직접 정화하는 작품

Q. 어떤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은가?

A. 채집하고픈 이야기는 여전히 곳곳에 있고, 하고 싶은 이야기도 여전히 많다. 마주하는 상실의 순간에 침묵하지 않고 쉴 새 없이 목소리를 내고 싶다. 현상을 묵인하지 않으며, 조용해지지 않는 예술가로 기억되고 싶다.

Q.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 내 작품에서 개인의 삶은 다양한 매체를 통해 기록되며 그 기록의 과정에는 개인의 삶과는 전혀 관계가 없는 타인인 ‘나’의 사유가 개입된다. 현시대에 존재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일차적 시각 이미지인 육신(肉身)에서 비롯된 사유는 물성에서 멀어져 이야기에 가까워질수록 육(肉)과는 상관없는 물건(物件)으로 변형된다. 이렇게 작업으로 재구성된 그들의 개인적 삶은 ‘작품’으로 사람들에게 보이고 상기된다. 그 속에서 이들은 더욱더 도구화되고 과장된 채 타인에게 보이고 스스로를 판매하며 누군가의 소유가 되는 아이러니를 반복한다. 앞으로 나는 작품을 통해 사회가 분류하는 통계에 묶여 이용되고 소멸하는 생(生)들의 조소 받는 저항에 대하여, 언급 없는 영향에 대하여, 순응할 수밖에 없는 필연적 상황에 놓은 개인의 감정을 표정을 통해 마주해 보고자 한다.

Q. 예술적 영감을 주는 인천의 장소 또는 공간은?

송도에 위치한 아트센터인천을 등지고 바라본 모습, 2020 ⓒ공지선

A. 인천은 소란과 고요가 공존하는 도시이다. 내 영감의 대부분은 사람들이 살을 맞대고 사는 복잡한 생의 현장이지만 그곳에서 한발자국만 벗어나면 너른 물이 넘실거리는 고요가 있다. 해 질 무렵 아트센터 인천을 등지고 그 물결을 바라보고 있자면 뜨거운 붉은 것이 아래로 점차 스러지는 걸 볼 수 있다. 미간에 주름을 지고서야 제대로 볼 수 있는 그 풍경은 눈이 부셔 나를 그대로 태우고 있는 것만 같다. 나는 이곳에서 멀어지는 낮의 시간을 지켜보며 쉴 새 없이 노트를 작성한다. 생각을 정리하기에 좋은 곳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내 등 뒤엔 긴 그림자를 만드는 마천루들이 즐비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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