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방주 KIM Bangjo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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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2020년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창작활동을 펼쳐나갈 11기 입주 예술가를 소개합니다. 인천아트플랫폼은 지난해 진행된 공모를 통해 국내외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과 기획자를 선발하고, 일정기간 안정적인 창작활동을 위한 공간을 지원합니다. 또한 비평 및 연구, 창ㆍ제작 발표 지원 등 창작 역량 강화를 위한 프로그램을 함께 운영합니다.
올해, 한 달에 한 번 발행되는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입주 예술가들의 작품 세계와 창작 과정 등에 관한 인터뷰를 공개합니다. 많은 분들의 관심과 기대 부탁드립니다.

 

김방주는 서울대학교에서 동양화를 전공하고 슈투트가르트 국립조형예술대학에서 순수미술 학위를 취득했다. 작가는 주로 퍼포먼스나 수행적 요소가 있는 작업을 진행한다. 익숙한 사물이나 상황에 대해 지금까지 가져보지 못한 질문을 해보거나, 그러한 사물과 상황들을 생경한 상태로 만드는 것에 관심이 있다. 의식적으로 공동체의 합의된 일반적인 규칙들을 받아들이지 않거나 잘못 해석하는 식의 방식으로 갈등 상황에 놓이는 것을 즐긴다.

Fill Out the Blank, 60분, 퍼포먼스, 베를린(독일), 2014

# Q&A
Q. 전반적인 작품 설명 및 제작과정에 관해 설명해 달라.
A. 매체를 정해놓고 작업을 진행하진 않지만 주로 영상이나 퍼포먼스 형태의 작업이 많은 편이다. 2013년도부터 독일에서 생활하면서 작업을 하게 됐는데, 낯선 환경 탓인지 평범한 일상들이 상당히 이질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작업실이 없었기 때문에 주변 상황이나 사물을 작업에 이용하는 경우가 많았다. 시간이 많아지니 관성적으로 사용해왔던 물감이나 붓 따위를 쓰는 것이 어색하더라. 이 시기에는 그림을 완성하는 것보다는 자연스럽게 그림을 그리는 행위에 집중하게 되었던 것 같다. 이때부터 일상생활이나 익숙한 것이 생경하게 느껴지는 순간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작업과 그것을 보여주기 위한 매체는 작업 전반의 연구 과정과 함께 장황해졌다, 혼재되었다가 다시 단순해지기를 반복하는 것 같다. 이 과정에 시간을 많이 쓰는 편이다.

   
   
Dear Mum; From up High to Far Away, on the Flat Between 0 and 1, 14분 56초, 영상 설치, 2019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전시)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Fill Out the Blank>은 작업을 소개하는 자리에서 가장 먼저 보여주길 선호하는 작업이다. 이 작업은 베를린에서 친구 집에 머물렀던 적이 있는데, 그 당시 집 앞의 주차장에서 한 시간 가치에 해당되는 주차장 티켓을 사고 그 공간을 점유했던 퍼포먼스이다. 주차난이 굉장히 심한 곳이었는데 한 운전자가 그곳에 주차하려고 핸들을 꺾고 나를 발견하고는 고민 후에 다른 자리로 이동하기도 했다. 4-5초 정도 되는 그 정적이 나의 작업을 잘 대변하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 기분이 좋았다.

Fill Out the Blank, 60분, 퍼포먼스, 베를린(독일), 2014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산책, 책, 다른 작가들의 태도에서 영향을 많이 받는다. 나의 작업은 보통 ‘익숙한 것’에서 출발한다. 주로 매일 생각하고 있는 예술이라든지 일상생활, 또는 그 두개가 혼재된 상황에서 흥미로운 것을 발견하게 된다. 간혹 ‘익숙한 것에 대한 배반’이라는 표현을 쓰는데, 너무 익숙하고, 당연해서 인지조차 되지 않았던 것이 문득 처음 마주한 것처럼 생경하게 느껴질 때가 있다. 나의 작업은 이 생경함에서 출발한다. 이를 위해 스스로에게 질문을 많이 던지는 편인 것 같다. 그 사회에 ‘나’를 대입하여 생각해 본다던가 사회에 편입되기 위해 일자리를 구해 사회생활을 해보는 따위의… 말이다. 최근 5년 정도 대형 미술관에서 전시 지킴이로 돈을 벌었다. 이 경험을 토대로 생겨난 질문에서 출발한 작업을 올해 전시에서 선보일 예정이다.

   
   
A Gentle Struggle, 2분 21초, 퍼포먼스 영상, 2018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기본적으로 소통이 된다고 생각하지 않는 것 같다. 작업을 받아들이고 해석하는 것은 관객의 몫이라고 생각한다. 작가는 장치를 만들 수는 있지만 ‘나는 이런 이야기를 하고 있어요’라고 표현하는 사람은 아니지 않을까? 다만 역설적이게 미술에 의미가 있다면 의식영역의 확장이지 않을까 싶다. 얼마 전에 미술을 본 경험이 별로 없는 친한 동생과 다른 작가의 전시를 보고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다. 그 동생은 한 시간 가량의 시간을 투자해서 본인이 분석할 수 있는 다양한 해석을 가져왔다. 그리고는 본인 영역의 해석 방식으로는 답을 찾지 못 하겠다더라. ‘답을 찾으라고 만들어 놓은 게 아닌 걸 수도 있지 않을까?’라는 말이 제일 적합한 말인 것 같았다.

 
For The Buzzer Beater, 설치 전경, 2018

Q.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 사실 내년(올해?) 계획이라고 설정해 놓은 기획을 다시 생각하는 중이다. 아마도 전혀 다른 작업을 진행하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이런 선택을 하는 것의 용기를 잃지 않고 싶다. 아직도 사회의 스테레오타입을 벗어난 것에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만큼 현대 사회에서 자기가 바라보는 가치를 유지하는 데에는 많은 용기가 필요한 것 같다. ‘이런 사람도 있구나’ 정도의 평가면 썩 괜찮지 않을까 싶다.

 
 
A Teleportation Through Two Chairs, I Don’t Have a Problem with Berlin Because I’m Not Late Also I Am Invited,
11분 2초, 영상 설치, 2017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작가정보 : www.ohhor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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