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다리에는 많은 이야기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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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동구 배다리는 오래전 작은 배가 철교 밑까지 드나들었다는 데서 유래하였습니다. 일제 시절에는 일본인들에게 개항장 일대를 빼앗긴 조선인들이 모여 살던 마을이기도 합니다. 현재 배다리를 구경 오는 많은 사람들은 드라마로 유명해진 서점 앞에서 인증샷을 남기고 코스모스가 활짝 핀 텃밭을 산책하지만, 이 공간을 두고 구청과 주민들 간에 얽혀있는 여러 복잡한 일을 알게 되면 가볍게 즐길 수만은 없는 곳이기도 합니다.

헌책방 거리가 있고, 카페가 있고, 세월과 함께 늙어버린 건물들이 그대로 남아있는 동구 배다리에서 <첫 번째 이동캠프 프로젝트 – 이뿌다 인천>을 개최했습니다. 지난 9월 28, 29일 양일간 공연과 캠프를 시작으로 10월에는 배다리 초입에 있는 ‘카페 멀씨’에서 상품 및 작품 등을 선보이는 전시회가 진행됩니다.

<이뿌다 인천>은 우리의 이웃들의 문제를 들여다보고, 참여하는 작가마다 그 문제를 자신의 통찰로 브랜딩 하는 작업을 선보이는 프로젝트입니다. 인천의 여러 지역을 이동하며 진행하는 이동 캠프 형식으로 첫 장소를 배다리로 선정하였습니다.

‘문제 브랜딩 아카이브 멀씨’라는 타이틀로 10월 3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하는 <이뿌다 인천> 프로젝트 전시는 영상, 사진, 설치물 등 다양한 작업형태로 선보이기 때문에 카페에서 따뜻한 커피 한잔과 함께 여유를 갖고 둘러보시기에 좋습니다.

‘인생은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고 멀리서 보면 희극’이라는 말처럼 각자 삶의 문제들을 가까이서 들여다보고 그것을 예술의 형태로 표현했다는 것에 굉장히 뜻깊은 작업인 듯 보였습니다. 문제의 해결이 아닌 표현에 초점을 두고 진행하는 행사인 만큼 작품을 보고 있자니 예술이라고 해서 가지고 있는 막연한 어려움을 탈피하여, 조금은 직접적이고 직선적인 형태로 문제를 표현했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나와는 다른 삶은 사는 사람들이 모두 같은 문제를 껴안고 있고 결국 사람 사는 것이, 삶이란 것이 똑같은 것이 아닐까를 생각하게 하는 상당히 인간적인 프로젝트였습니다. 첫 번째 장소인 배다리를 거쳐 인천의 두 번째, 세 번째 소리도 들어볼 예정이니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면 좋을 것 같습니다.

글 · 사진 / 임중빈 시민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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