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성소영 PARK Soyou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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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아트플랫폼 입주작가 소개
올해 한 해 인천아트플랫폼에서 창작활동을 펼쳐나갈 2019년도 10기 입주 예술가를 소개합니다. 인천아트플랫폼 레지던시는 공모로 선정된 국내외 다양한 장르 예술가들의 창작 역량 강화를 위해 비평 및 연구 프로그램, 창·제작 발표지원 프로그램 등을 운영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시각과 공연분야에서 활동하는 10기 입주 예술가의 창작과정과 작업세계를 공개합니다.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박성소영은 베를린 예술대학교에서 순수미술을 수학하고, 다니엘 리히터 교수(Prof.Daniel Richter)의 마이스터 슐러로 졸업한 후 현재까지 한국과 독일에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작가는 시공간은 연속적이거나 선형적인 것이 아니라 뒤얽힘으로 공존한다는 ‘시공간의 중측성’을 주제로 평면에서부터 3차원 구성으로 작업을 확장하였다. 또한 이질적인 생산 이력을 지닌 물체의 틈새에서 발생하는 우연으로부터 ‘영원성’이나 ‘사라짐’과 같은 대조적 모티브를 발단시켜 나가고 있다. 다시 말해, 작업적 재구성을 바탕으로 시공간성이라는 의미를 드러내는 상반된 감각과 이야기들이 서로 당기고 부딪히며 재생산되는 에너지의 증폭을 유도한다.

2009년의 풍경_나무, 가죽, 금속 스프링, 유리, 고무장갑, 카세트테이프, 목도리, 립스틱 케이스_172x263x16cm, 2017

# Q&A
Q. 창작의 관심사와 내용, 제작 과정에 대하여
A.
시간의 중층성을 조형적 탐구의 주제로 삼아 이를 평면에서부터, 3차원의 오브제 및 공간 구성으로 확장 시켜왔다. 즉, 회화적 모티브에서 연결되고 변주되는 조각 오브제와 레디메이드(ready-made) 사물들이 또 다른 그림처럼 펼쳐지는 작업이다. 나는 길가에 버려진 (나에겐) 아름다운 물건들, 이웃들에게 얻은 ‘한물간 것’을 수집해왔다. 또한 언젠가 필요하겠거니 생각하여 미래를 대비해 기꺼이 지출했던 포장도 열지 않은 새 물건들부터, 차마 버리지 못하고 오래된 추억이 깃든 나의 것까지 작업실에서 분해되고 재조립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수평선을 보라_나무 훌라후프, 배의 일부분, 19년 된 허리띠_176x95x33cm_2016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전시)은 무엇이고, 이 이유는 무엇인가?
A. 
나의 작업 중 <수평선을 보라>는 베를린에 머물 때, 옆집의 독일 할머니에게서 얻은 물건과 폐기된 배의 일부분을 조합한 작품이다. 작품에 사용되었던 오래된 나무 훌라후프는 할머니가 젊은 시절에 사용한 물건이다. 얼마간 작업실에 내버려 두었다가 우연히도 그 폭이 절묘하게 맞아떨어지는 것을 알아챈 후 다른 소품들을 첨가하여 작업하였다. 매우 빠르게 진행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매우 만족스러웠다. 이렇듯 나의 작업은 상반된 시간성, 감각, 이야기들이 서로 당기고 부딪칠 때 파생되는 매스(mass)와 힘, 그리고 밀도의 우연한 경험을 기대한다.

지금_샤워 호스, 에폭시, 회색 접착테이프_가변크기_2018

Q. 인천아트플랫폼에 머물며 진행할 작업에 관해 설명해 달라.
A. 
입주 기간에 작가는 개인 혹은 사회, 문화적 역사가 담긴 재료를 수집하여 조형적 실험을 진행할 예정이다. 철저히 객관적인 조형물로서 기능하는 동시에 ‘현재’라는 시간으로 새로운 대상이 될 수 있는 오브제 작업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공간 전체를 즉흥적인 작업으로 구성할 계획을 하고 있다. 다시 말해, 재료나 이미지를 어느 정도 정해놓고 2~3일간 내가 가진 감정과 에너지를 순간적으로 쏟아내어 현장에서 벽면이나 공간에 직접 부착하고 그리는 설치 작업을 해보고 싶다. 2018년 합정지구(서울)라는 전시공간에서 한국 첫 개인전을 진행하며, 공간적 특성에 맞게 <Just now>라는 작업을 선보였다. 샤워 호스, 에폭시, 스펀지 테이프 등을 이용하여 불규칙적으로 붙이고, 뜯어내는 벽면 설치 작업이었다. 나는 이 작업의 확장된 버전으로 더 큰 벽면을 활용하는 동시에 스프레이와 롤의 붓질을 추가로 이용하여 종합적인 구성을 끌어내는 공간을 만들어 보려 한다.

 
숨은 숨_컴퓨터 드로잉_가변크기_2018   숨은 숨_캔버스에 혼합매체_163x131cm_2018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 등
A. 나는 독일에서 늦은 나이에 미술 공부를 시작하였다. 오랫동안 독일에서 지냈던 탓에 아무래도 내 무의식의 많은 부분이 그곳의 영향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작년에 한국에 돌아와서 몰라보게 달라진 모습을 보고, 놀랍도록 빠른 도시의 속도감을 느꼈다. 아직도 나에게 그 흥분과 설렘은 현재 진행 중이다. 또한 VR(가상현실)이나 3D프린팅과 같은 차가운 현실이 될 가까운 미래의 것들을 경험해보고 싶은 욕구가 생겼다. 지난 12월에 3D프린팅 기법을 이용한 오브제를 제작해보았는데, 아직도 너무 큰비용이 들어 현재는 몇 개의 렌더링 과정만을 해 본 상태이다. 이 드로잉들을 더 구체화하거나, 반대로 아날로그적 성격을 활용하여 100% 핸드메이드(Hand-made)로 작업해보고 싶기도 하다.

소녀의 소원_피아노 일부분, 철망, 샤워호스, 가방끈, 멜빵_145x168x4.5cm_2018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나는 내 작업이 `나만의 놀이`에 대한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보는 사람들이 그것에 대하여 궁금증과 호기심을 유발할 수 있도록 열려있는 작업을 하고 싶다. 동시에, 가능한 한 관객들로 하여금 서로 다른 해석과 다양한 상상이 유추되기를 기대한다.

Profile_나무 합판, 멜빵, 알루미늄, 대나무, 라텍스밴드, 벽돌_203x114x9cm_2018

Q. 앞으로 작가로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하여
A. 
2~3년 후에도 나는 작업을 계속하겠지만, 아직 작업 계획은 없다. 내 손에는 붓이나 망치 등 무엇이 들려있을지, 또 어떤 것을 하고 있을지 지금 어찌 알겠는가. 확실한 것은 지금처럼 스스로에 대한 믿음과 자존감을 잃지 않은 채 나의 세계를 확장해 나가고 싶다. 그러다가 어느 날 죽은 이후에도 작가로 남아있다면 좋겠다. 노년에도 넘쳐나는 호기심과 열정을 간직했던 작가로 기억에 남았으면 더욱더 좋겠다.

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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