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5회 도서관주간(4.12.-4.18.)기념 이영미 작가 초청 특강
<이루고 싶은 게 있거든 체력을 먼저 키워라>
출처: 인천광역시중앙도서관 홈페이지
매년 4월 도서관주간에는 도서관 활용 활성화를 위한 다양한 기념행사가 도서관에서 펼쳐진다고 한다. 그 일환의 하나로 인천중앙도서관에서는 4월 17일 손미나, 이적 등의 다양한 책들을 만든 베테랑 편집자인 이영미 작가의 저서 <마녀체력>에 관한 강의를 준비하였다. 이영미 작가는 2시간 남짓한 시간동안 게으름뱅이 저질 체력 에디터였던 그녀가 어떻게 아침형 근육노동자로 바뀌게 되었는지를 유쾌하게 전달해주었다.
출처: 직접촬영
‘평범했던 삶에 균열이 생기다’
몸은 무언가 변화가 필요한 어느 시점에 우리에게 신호를 보낸다고 한다. 그때 우리는 이 신호를 잘 알아차리고 적절한 방법을 선택하여 인생의 귀중한 변곡점을 만들어야 한다고.
평범했던 그녀와 그녀 가족의 삶에 작은 균열이 생겼던 날은 바로 아이의 초등학교 운동회 날. 아버지 달리기에 출전한 그녀의 남편은 오래된 야근과 음주습관에 예전 같지 않은 몸을 갖고 있었고, 결국 보기 좋게 넘어지고 말았다. 이후 그는 이러한 자신 몸의 신호를 그냥 넘기지 않고 마라톤 동호회에 가입하였다. 몇 년간의 꾸준한 노력 끝에 그는 어느덧 철인3종경기에까지 참여하는 몸짱이 되었다. 그러나 남편이 이렇게 변화하던 순간에도 이영미 작가는 여전히 총체적 난국의 상황. 아내이자 엄마이자 며느리 그리고 13년 차 에디터로서 일과 삶에 스트레스가 넘쳐났으며, 심지어 서른 중반에 이미 고혈압약을 먹기 시작했다고 한다.
그러던 중, 지리산 천왕봉에 오를 기회가 있었는데 그때 체력의 한계를 절감하게 되고, 체력이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구나 하는 중요한 깨달음을 몸소 느껴 그녀는 조금씩 변화하기 시작했다. 먼저 시작한 것은 수영! 아파트 앞의 수영장에서 새벽 강습을 시작했고 이전처럼 금방 그만두는 일 없이 최소 6개월은 하자는 굳은 다짐을 했다. 결국 6개월을 꾹 참아내자 어느 순간 그녀는 수영할 때 호흡이 트임을 느끼게 되고, 체력단련의 중요성과 효과를 느낄 수 있었다(수영으로 25m 가기도 힘들었던 그녀는 현재 2km를 안 쉬고 수영할 수 있다고). 그다음 도전은 달리기였다. 무리한 운동의 경험은 오히려 운동을 기피하게 만든다. 집 앞 운동장을 1바퀴, 2바퀴씩 점차 강도를 늘려가면서 달리기에 재미를 붙이고 달리기 습관을 들였다. 그리고 다음 도전은 자전거였다. 어릴 때 사고를 당한 후로 마흔 살 전까지는 절대 쳐다보지도 않았던 자전거를 타보기 위해 중고 바구니 자전거를 사서 조금씩 시작하게 되었다. 평범하던 그녀의 삶이 조금씩 변화하고 있었다.
‘연습은 경험을 낳고, 경험은 두려움을 이긴다.’
그녀는 남편과 함께 다른 사람들과 자전거를 타러 갔다가 남성무리에 낀 한 여인을 보았다. 자신과 같은 나이의 워킹맘인 그녀가 그렇게 멋지게 자전거를 타는 모습을 보면서 ‘어쩌면 나도 저렇게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되었다고. 이영미 작가는 이러한 생각을 가지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그런 작은 의구심과 호기심이 내 삶을 변화하게 만드는 원동력의 시작이 될 수 있으며, 그래서 많은 사람에게 이를 자극하기 위해 본인의 <마녀체력> 책을 쓴 것이라고 했다. 그렇게 그녀는 또다시 도전하는 계기를 갖게 되었고 어느 순간 열심히 연습하고 노력한 결과 어느덧, 철인3종경기에까지 도전하게 된다.
어느 철인3종경기가 있던 날, 폭우가 내린 뒤라 불어날 대로 불어난 더러워진 강물에서 수영하던 그녀는 공포심으로 호흡곤란을 겪게 된다. 그러나 그녀는 자신을 응원하던 어린 아들을 생각하며 공포심을 극복하는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겠다는 강한 다짐을 하였다고 한다.
키가 150cm가 조금 넘는 왜소하고 저질 체력이었던 그녀는 결국 연습과 시간을 꾸준하게 들여 그녀가 운동하면서 순간순간 겪었던 많은 어려움을 극복하였고, 이를 통해 인생의 깨달음을 얻으며 더욱더 단단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다. 그녀가 도전했던 철인3종경기는 30번이었지만 그중 절반 정도만 완주를 했다고 한다. 나머지는 모두 실패한 것이다. 그러나 실패를 통해 부족한 점을 인정하고 배우고 다시 도전할 수 있었다. 그녀의 경험을 통해 자신 있게 외치는 한 마디! ‘안전한 실패를 배울 수 있는 가장 좋은 기회는 운동이다!’
‘시간의 마술을 이길 사람은 없다. 천천히,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이영미 작가는 고민이 있거나 부부싸움을 하고 나면 운동을 한다고 한다. 운동을 다녀온다고 문제가 해결되나? 절대 그렇진 않다. 다만 문제를 직면하고 해결하는 내 생각과 자세가 바뀌게 된다. 내 삶의 긍정적 에너지가 생기는 작은 전환의 기회를 얻는 것이다. 그것이 운동이든 무엇이든 누구에게나 현실의 나와 다른 내가 있을, 이상한 나라에서 잠시 놀다 올 공간과 시간이 필요하다고 그녀는 힘주어 강조한다.
건강한 몸에 건강한 정신이 깃들 수 있듯이 정신과 체력이 한 곳으로 치우치지 않도록 우리는 우리를 관리할 수 있어야 한다. 나의 콤플렉스를 극복할 수 있는 나 자신을 만들고 세상의 잣대에 휘둘리지 않고 당당한 아름다운 사람으로 살아가기 위해서 우리는 우리 자신을 가꾸고 관리할 의무가 있다. 나이 들어가면서 우리가 잃어버리는 것들에 주목하지 말고 우리가 더욱 얻게 되는 것들에 주목하며 살아보자. 그리고 살아온 날만큼 잘 죽는 것도 중요하다고 강조하는 그녀! 이렇게 체력을 꾸준히 관리해서 산다면 어쩌면 좀 더 멋지고 당당하게 나이 들고 죽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는다고 한다. 그렇게 살아가기 위해서는 지금도 늦지 않았다고! 천천히, 조금씩 그러나 꾸준히 내 몸을 위해 실천하자. 시간의 마술을 이길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 말이다.
이영미 작가가 이야기해준 그녀 삶의 균열부터 그녀가 선택한 것들, 그리고 어려움을 극복한 이야기는 우리가 익히 아는 모든 영웅의 이야기와 비슷한 구조를 가진다. 그리스의 웅변가였던 데모스테네스는 그가 말을 더듬었기 때문에 그것을 극복하면서 훌륭한 웅변가로 성장할 수 있었다. 결국 우리는 누구나 자신만의 어려움을 극복하면서 자기 인생의 영웅으로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지금 혹시 나도 삶의 균열을 느꼈다면, 작가가 강조한 최소 6개월의 기준을 갖춰 꾸준함을 무기로 이제는 내 삶의 영웅이 되어볼 차례이다…!
글 · 사진
김지인(시민기자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