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학술교류의 현황과 전망 학술 세미나 현장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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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9년 1월 17일 중국 연변대학교 정경일 역사학부 교수가 인천문화재단에 방문해 “남북학술교류의 현황과 전망”이라는 주제로 작은 학술 세미나를 개최했다. 남북학술교류를 말하는데 왜 느닷없이 연변대학교인지 의아할 수 있다. 하지만 연변대학교는 중국내에서 북한과 가장 활발하게 교류하는 대학 중 하나이다. 남북화해시대를 맞아 인천문화재단, 경기문화재단, 연변대학교 조선반도연구원은 상호 협약을 맺고 작년부터 임진·예성 포럼을 창설하고 향후 북한과 교류를 준비하고 있다. 정경일 교수는 재단 방문과 더불어 이번 학술 세미나를 통해 연변대학교의 북한 유적 연구 성과를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정경일 교수의 발표에 따르면 연변대학교는 2008년부터 2018년까지 북한경내 유적을 11차례 조사했다. 거의 매년 북한 유적을 조사했다고 볼 수 있는 수치다. 주로 낙랑무덤, 발해유적, 고구려성곽, 고구려무덤, 고려 문화유산과 광개토왕릉비 탁본 촬영 등이다. 우리나라 역사에서 지리적으로 북한 지역에 분포했던 국가들의 유적이 대부분이다. 쉽게 갈 수 없는 북한의 역사유적이기 때문에 지난 발표는 큰 의미를 가진다.
특히 이번 발표에서는 국내에서 공개된 적 없는 황해북도 봉산군 천덕리 고구려 고분벽화에서 소용돌이 문양이 발견된 것을 소개하기도 했다. 정경일 교수의 발표는 아직 보고서로 공식 발표되지 않은 사진들도 다수 포함하고 있었다. 요새 뜨거운 감자인 남북 관계를 의식해서인지 방송국, 신문 촬영기자들도 많이 참석했으며 실제로 당일 KBS 9시 뉴스에 이번 학술 세미나를 비중 있게 다뤘다.

또한 연변대학교 역사학부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된 개성역사유적지구 촬영도 했다. 개성역사유적지구는 강화에 남아 있는 고려시대 유적과 연계하여 생각해 볼 수 있는 점이 많다. 이는 강화에 남아 있는 고려 왕릉을 개성에 있는 고려 왕릉과 함께 연계유적으로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연변대학교는 북한의 문화유적을 드나들며 조사할 수 있는데, 남한에 있는 우리는 북한에 밀집된 고구려, 발해, 고려의 유적을 직접 가볼 수가 없다. 고구려, 발해, 고려 등의 연구자라면 북한에 분포한 실제 유적지를 꼭 한 번씩 가볼 것을 꿈꿔볼 것이다.
이전보다 남북 관계가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아직은 자유롭게 가볼 수 없는 곳이 바로 북한이다. 국립문화재연구소에서 진행한 개성 만월대 발굴이 공식적으로는 거의 유일한 조사인데, 이것도 정권의 성격에 따라 부침이 심했다. 언제쯤 안정적인 상황에서 남북 공동 발굴이든 합동 조사든 이루어질 수 있을까.
연변대학교는 자유롭게 북한을 방문하여 유적 조사를 하고 있기 때문에 현시점에서 연변대학교와의 교류는 큰 의미를 지닌다. 앞으로 남북 관계가 좀 더 완화되어 남쪽에서도 직접 북한을 자유롭게 왕래하여 북한의 문화유산을 조사할 수 있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본다.

글·사진 홍인희(인천역사문화센터 연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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