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큐레이션 2016.4.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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곳곳에서 뉴스가 쏟아진다. 모바일 기기, TV, 노트북 속에도 뉴스가 흐른다. 지진 발생 8분 만에 기사를 만들어내는 ‘로봇 저널리즘’, ‘로봇 기자’의 시대에서 사람이 할 수 있는 일은 무엇일까? 정보 전달과 가십이 넘쳐나는 가운데 누군가 인심이 묻어 있는 기사, 짚어볼 거리가 있는 기사, 그래서 의미 있는 기사를 따로 모아준다면? ‘뉴스 큐레이션’은 인천의 문화예술 소식에 한정되지 않는다. 여기와 거기, 과거와 현재를 연결하는 뉴스, 경계가 허물어진 곳에서 꿈틀대는 새로운 뉴스에 주목하고자 한다. 이재은(뉴스 큐레이터)

카페와 서점의 만남, ‘세든서점 프로젝트’

일반인도 책을 쓰는 세상. 더 이상 책쓰기는 ‘작가들만의 리그’가 아니다. 기발한 아이디어와 독특한 콘셉트만 있다면 누구나 저자가 될 수 있다. 독립출판은 형식도, 내용도, 책의 판형도, 부수도 자유롭다. 자기만의 감각과 디자인으로 독특한 책을 만들 수 있다. 지난해 8월 발표된 전국 40여 개 독립출판서점 리스트에 인천은 없었다. 가까이 부천에는 카페 5km가 있고, 멀리 광주에는 오월의 방, 제주에는 소심한 서점 등이 있었지만, 그리고 서울에는 책방만일과 더북소사이어티, 스토리지북필름 등이 문화예술공간으로 인지도를 넓히고 있었지만 인천은…. 지금은 요일가게의 ‘금요야매책방’도 있고, 배다리 안내소도 독립출판서점 기능을 하고 있지만 ‘전문 서점’을 찾을 수 없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기존의 대형 출판사는 물론 독립출판사들과도 다른 방식의 서점을 고민하다가 시작했다는 세든 서점. 이름 그대로 세를 든다는 뜻의 ‘세든서점’은 차이나타운의 모노그램 커피, 신포동 애관극장 건너편 ‘극장 앞’ 갤러리 카페, 그리고 인조이 스토어 공간 한 쪽에 세 들어 있다. 바퀴 달린 이동식 책장 위에서 커피향을 따라 여행하는 책, 책, 책. 한 권 한 권의 책이 꽂혀야 하는 이유를 발견해주는 이들이 많이 찾는 서점으로 만드는 것이 세든서점의 목표다. 장소 점유가 아닌 독서문화의 향유를 염두에 둔 가치가 반갑다.

‘세계 책의 수도’ 인천 1년 대장정 완료…무엇을 남겼나

세계 책의 수도는 세계 책과 저작권의 날(4월23일)을 기념하고 독서와 저작권 진흥을 위해 매년 유네스코가 지정한다. 15번째 책의 수도로 선정된 인천시는 지난 1년간 세계 책의 수도 사업을 진행했 다. 대부분의 기사가 ‘성공적 마무리’, ‘세계 책의 수도 선정 후 독서붐’, ‘책과 함께 내달린 1년 인문도시 기반 다졌다’ 같은 타이틀을 내걸었지만 인프라 개선 및 독서, 출판 진흥 사업이 미흡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행사 축소와 인천만의 특색 있는 사업 미비, 시민들이 모르는 국제행사였다는 지적이 오로지 사업비 부족 탓은 아니었을 것이다.

사라진 이화동 명물 벽화… 주민 갈등 터질 게 터졌다.

물고기 계단, 꽃 계단을 보기 위해 관광객들이 몰려든다. 주말뿐만 아니라 평일 오전에도 마을 입구에는 관광버스가 수시로 정차한다. ‘정숙 관광 캠페인’도 벌여보지만 하얀 날개 앞에 서면 저절로 천사가 되는 재미 앞에서 관광객들은 깔깔깔 웃을 수밖에 없다. 누군가 페인트로 ‘예쁜’ 벽화를 지웠다. 벽화마을 곳곳에는 ‘편히 쉴 권리’, ‘재산권’ 등의 글씨가 빨갛게 새겨졌다. 관광객들의 소음도 문제지만, 벽화 주변 상권 형성 과정에서 경제적 이득을 본 주민과 그렇지 않은 주민 간의 보이지 않는 갈등이 있었다. 이화동 벽화마을 사례로 인천 중구의 동화마을을 생각해본다. 사업 시행 초기부터 민관의 갈등이 끊이지 않았던 동화마을은 이화동의 선례에서 자유로울 수 있을까.

홍대여 잘 있거라~ 우리는 창동으로 간다

61개의 컨테이너로 만든 복합문화공간 ‘플랫폼 창동 61’이 지난달 29일 개관했다. 음악, 미술과는 거리가 있던 도봉구 창동을 대중 음악의 거점으로 만들겠다는 시도다. 홍대를 중심으로 했던 인디신은 불특정 다수에 의해 자연발생적으로 탄생했지만 창동은 다르다. 서울시가 문화 기반 마련을 위해 계획적으로 추진했다. 홍대 인근의 젠트리피케이션 현상으로 공연예술인들이 특히 어려움을 겪은 터라, 그 대안으로 플랫폼 창동의 역할에 기대하는 사람도 많다. 한편으로 염려의 목소리도 들린다. 플랫폼 창동이 자발적 문화예술역량과 결합될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이 그것이다. 정책이 목청 높이며 앞장서는 게 아닌, 지역의 기획자, 예술가들이 앞서서 그곳에 거주하고 활동하며 입소문이 나야 한다는 것이다. 사람이 찾지 않는 공간은 낡아서가 아니라 외로움으로도 폐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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