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을 매개로 도서관·출판사·지역서점의 상생 협력관계 구축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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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년 ‘책의 해’ 기념 <지역출판 및 지역서점 활성화 포럼>

인천의 지역서점 활성화 방안을 논의하기 위해 각계 전문가들이 머리를 맞댔다. 2018년 ‘책의 해’를 맞이해 지난 3월 21일 인천문화예술회관에서 <지역출판 및 지역서점 활성화 포럼>이 개최됐다. 인천시와 인천광역시도서관발전진흥원이 주최․주관한 이번 포럼은 200여 명의 도서관·출판사·지역서점 관계자와 학계 전문가, 시민들이 참석한 가운데 약 3시간 동안 열띤 논의가 진행됐다.

이날 포럼은 윤세민 경인여자대학교 교수의 「지역서점의 변화와 미래」와 백원근 책과사회연구소 대표의 「지역서점, 출판사 및 도서관의 공존」을 발제하는 것으로 시작됐다.

발제I. 지역서점의 변화와 미래
첫 번째 발제자인 윤세민 경인여자대학교 교수는 지역서점이 대형서점과 온라인서점으로 위기에 처한 대안책으로 독립서점, 전문서점, 복합서점 등 세분화된 형태로 진화해온 총제적인 변화의 흐름을 짚어주는 동시에 향후 변화를 예측했다. 그러면서 지역서점 육성방안으로 ‘우수 지역서점 인증제’의 필요성을 제언했다. 단순한 ‘지역서점 인증제’를 넘어서 모범이 되는 우수한 지역서점을 발굴해 인증하는 방향으로 고도화시킬 필요성을 역설했다. 더불어 이를 평가하고 인증하기 위한 객관적인 기준과 심사체계를 마련해야 할 것을 요구했다.

발제II. 지역서점, 출판사 및 도서관의 공존

백원근 대표는 서점과 출판사, 도서관의 상생 협력관계를 강조했다. 세 곳의 주체가 공통의 소통 매개체인 책을 통해 시민을 위한 지역 독서공동체를 형성할 것을 주장했다.
이어 백 대표는 지역 독서공동체 형성을 위해 인천시에게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했다. 인천서점 상품권 제작 및 유통, 인천서점 주간 제정, 지역사회와 서점 간의 자매결연 체결, 배다리 헌책방 골목의 전국적인 명소화 추진 등 다양한 방안책을 내놓았다.
발제가 끝나고 지역 책 생태계의 실제 주체라고 볼 수 있는 전문가들의 발표가 이어졌다. 경험에서 나온 아이디어와 국내·외 우수사례를 소개하고 청중들과 인천의 책 생태계 발전방안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발표I. 서점의 진화
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는 최근 독립서점이 부활하고 있는 현상을 먼저 언급했다. 장 대표는 서점이 다시 사랑받는 이유를 서점 사용자의 경험 혁신으로 꼽았다. 초연결시대의 독자들은 좋은 책을 고르려 할 뿐만 아니라 좋은 서점을 고르려 하기 때문에 서점에서의 경험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에 대한 예시로 상담을 통해 책 처방을 내리는 ‘사적인 서점’, 술을 마시며 매일 저자 강연을 들을 수 있는 ‘북바이북’ 등의 사례를 들어 주목을 받았다.

발표II. 서점인들의 축제 ‘서울서점인대회’

두 번째 발표에서는 서점인들의 축제 ‘서울서점인대회’에 집중적으로 조명해보는 시간을 가졌다. 서점인들의 네트워크 장으로써의 역할을 하는 서울서점인대회는 시의성 있는 주제를 선정해 콘퍼런스를 개최하고 시민과 함께 즐기거나 시민들이 서점을 찾도록 유도하는 행사가 많아 참여자들의 많은 호응을 이끌어 냈다. 2016년 11월 1회를 시작으로 열린 서울서점인대회는 올 11월에 세 번째 개최를 준비하고 있다.

발표III. 동네서점 스타트업처럼?!
지역서점 활성화의 대표적인 성공사례로 꼽히는 ‘북바이북’ 김진아 대표의 운영 노하우를 들을 수 있었던 세 번째 발표는 많은 참석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김 대표는 지역서점을 콘텐츠를 보유한 작은 복합문화공간의 시각에서 하나의 스타트업 기업으로 바라봤다. 그에 따라 북바이북은 책을 소개해주는 오픈 큐레이팅 팻말을 책마다 설치하고 매일 작가와의 번개모임이 진행했다. 술을 마시며 작가와의 만남이 이루어지면서 ‘책맥’이라는 신조어가 등장하기까지 했다. 현재 4호점까지 오픈한 북바이북은 올 4월 5호점을 오픈할 예정이다.  

발표IV. 동네서점의 제자리 찾기

마지막 발표에는 인천의 성공한 동네서점으로 평가되는 ‘마샘’의 이재필 대표가 나섰다. 이 대표는 지역서점의 의미를 단지 지리적 인접함만이 아닌 독립적이고 독자적인 개성에서 찾았다. ‘북바이북’의 김진아 대표와 마찬가지로 이 대표 역시 개성의 추구를 콘텐츠로 풀어냈다. 문고, 문구, 카페 등의 판매시설과 강의실, 공연장, 강연장, 갤러리 등 문화시설로 구성된 마샘은 책을 매개로 지역 독서공동체를 추구했다. 시와 음악이 흐르는 시음회, 매주 토요일 지역문화예술인들의 공연이 열리는 제르미날, 문화교양강좌 심미안 등 마샘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콘텐츠를 선보이고 있다. 지난해 9월에 오픈한 마샘은 현재 1만여 명의 회원을 보유하며 지역주민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이번 포럼은 지역의 책 생태계를 이루는 도서관과 출판사 지역서점 간의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상호교류를 제고시키는 소통의 장으로써 의미하는 바가 컸다.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국내·외 관련 전문가들이 모여 상호간의 교류·협력을 통한 지역서점 활성화 방안을 모색하고 독서문화 육성하기 위한 초석을 다진 것이다.
2015년 4월 23일부터 1년 동안 유네스코 지정 ‘책의 수도’로 선정된 인천시는 그간 독서 문화행사의 중심도시로서 도서 및 독서와 관련된 일체의 행사를 주관하면서 책과 특별한 인연을 맺었다. 책의 수도를 치러낸 인천시의 지역서점 발전현황을 다시 평가해 볼 수 있는 기회도 됐다.

 

글·사진 /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정해랑
marinboy58@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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