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색을 입히는 <부평공예마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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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것을 똑같이 좋아하는 사람들과 모여서 함께할 수 있다는건 정말 큰 즐거움이에요.”
– 부평공예마을 김광자 대표 –

* ‘부평공예마을’은 어떤 곳?
공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수공예품을 제작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2015년 행정안전부가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지역공동체를 활성화시키는 마을기업으로 지정하였다. 포크아트, 냅킨공예, 비즈공예, 홈패션 등 다양한 공예교육과 체험의 기회를 사람들에게 제공하며 나눔을 실천하고 있다.

요즘 SNS에서는 내 손으로 직접 만드는 핸드폰 케이스, 팔찌, 소이캔들 등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도안을 구매해 직접 색칠하는 컬러링북이나 DIY 캔버스 페인팅도 재작년부터 하나의 트렌드가 되었고, 현재까지도 다양한 테마와 배경으로 제작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이처럼 사람들에게는 내 손으로 직접 무엇인가를 만들고 싶은 욕구가 있다. 책에서 오는 즐거움, 음악에서 오는 즐거움이 있는 것처럼 작업과정에 집중하면서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갖고, 마침내 새로운 작품을 탄생시켰다는 뿌듯함도 맛볼 수 있는 ‘공예만의 즐거움’이 있는 것이다. 인천 부평에는 이처럼 공예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다양한 공예품을 제작하고, 다른 사람들에게 교육과 체험으로 나누는 마을기업이 있는데 바로 ‘부평공예마을’이다.

부평공예마을의 첫 시작은 엄마들의 동아리 모임이었다. 육아와 가사로 인해 경력이 단절되거나 나만의 시간을 갖지 못했던 엄마들이 아이들을 학교에 보내고 방과후에 할 수 있는 활동으로 선택한 것이 바로 공예였다. 문화센터에서 페인팅을 배우면서 동아리가 시작되었고, 손으로 무엇인가 만드는 일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모여 현재의 마을기업으로까지 발전하게 되었다. ‘마을기업’이란 주민들이 지역자원을 활용한 수익사업을 통해 지역공동체를 활성화하고 주민에게 소득 및 일자리를 제공하는 기업을 의미한다. 주민들이 자발적인 참여로 함께 만들어가는 행복 공동체인 셈이다.
부평공예마을의 활동은 부평구 시장로에 위치한 ‘손오공’이란 공간을 중심으로 이루어진다. 손오공은 ‘손으로 오만가지를 만드는 공간’이란 의미가 담겨 있다고 한다. 이 공간에서 부평공예마을은 지역사회에 공헌하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나누기 위한 다양한 노력을 전개하고 있다.

내 손으로 직접 무엇인가 만드는 일에 관심이 많다면, 부평공예마을의 손오공은 그야말로 천국이나 다름없다. 수작업을 위해 커다란 테이블과 의자가 여럿 세팅되어있고, 정성들여 만든 다채롭고 아기자기한 공예품들이 손오공에 가득 전시되어 있다. 퀼트제품, 홈패션생활용품, 천가방, 봉제인형, 악세사리 등 손오공에서 볼 수 있는 공예의 세계는 그야말로 무궁무진하다.
공예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손오공을 찾는 사람들도 각자의 관심분야나 특기가 있는데, 여기서 나오는 콜라보레이션과 시너지도 매우 흥미롭다. 여러 분야 중에서도 미싱을 제일 좋아한다는 김광자 대표님이 직접 에코백을 만들어내면, 페인팅을 제일 좋아하는 강사님이 에코백에 딱 맞는 그림을 그려주는 것이다. 이처럼 부평공예마을은 손으로 만들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함께 모여 공감대를 형성하고 관심사를 나누면서 더 큰 행복을 만들어가고 있다.

부평공예마을은 모든 사람들에게 열려 있는데, 특히 아이들과 선생님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한다. 학교 미술시간에 시도할 수 있는 활동들은 재료나 환경의 여건이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 부평공예마을에서는 포크아트, 냅킨공예, 가죽공예, 비즈공예 등 학교에서 접하지 못했던 다양한 영역의 공예를 배우고 체험할 수 있기 때문에 부평공예마을을 찾는 발길이 끊이지 않고 있다.
이익을 창출하기보다는 지역공동체에 기여하는 일을 추구하고 있어,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는 재능기부도 적극 실천하고 있다. 특히 장애인 단체의 경우에는 소규모로 수업이 진행되고, 이동이 어려운 경우도 많아 공예 수업의 접근성이 떨어지는 편이다. 부평공예마을은 이러한 장애인 단체들을 위해 소규모 인원으로 수업을 실시하고, 필요한 경우에는 직접 찾아가서 교육을 진행하기도 한다. 위 사진은 장애 아동들이 자신의 모습을 봉제인형에 그린 것인데, 아이들이 스스로의 작품에 뿌듯해하는 모습을 보며 부평공예마을도 더 큰 에너지를 얻는다고 한다. 그외에도 동아리 방과후 활동, 복지관과 문화센터 강의, 지역축제의 체험행사 등을 통하여 많은 사람들에게 공예활동의 즐거움을 나누고 확산시키고 있다.

올해 7월부터 부평공예마을은 인천문화재단의 동네방네 아지트 사업으로 ‘색을 입다! 페인팅 세상’이란 동아리를 진행해왔다. 매주 월요일마다 ‘손수건 염색’, ‘패션 페인팅’, ‘장어가죽 동전지갑에 데이지꽃 그리기’ 등 다양한 분야의 공예수업이 이루어졌고, 함께 했던 멤버들은 자신이 배운 것을 교육이나 체험행사를 통해 다른 사람들과 나누며 재능기부를 실천할 예정이다.
여기서 ‘색을 입다’라는 표현은 나의 소중한 인생 하루하루에 색을 입힌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바쁜 일상 때문에 취미생활을 하기 힘들었던 엄마들이 동아리가 모이는 날에는 육아와 가사 대신 ‘내가 하고 싶은 일’을 해보며 나를 위한 하루를 재미나게 채우는 것이다. 내 손에서 새로운 작품이 탄생하는 즐거움도 크지만, 나 자신을 위한 시간에 집중하면서 나의 하루를 특별하게 색칠하는 시간이 무척이나 소중하다고 한다. 페인팅 세상을 통해 동아리원들은 나와 같은 것을 좋아하는 사람들과 모여 뜻을 함께할 수 있게 되었고, 육아와 가사로 바쁜 일상 속에서 나만의 시간을 정규적으로 낼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게 되었다.

최근에는 시민들을 모집하여 조직한 ‘동네방네 아지트 산책단’이 부평공예마을을 방문했다. 어르신부터 어린 아이까지 다양한 구성의 동네주민들이 손오공에 모여앉아 ‘압화 책갈피 만들기 활동’을 체험했다. 책갈피 틀에 물감을 칠하고, 압화꽃을 직접 골라 조심스레 붙이는 사람들의 표정은 사뭇 진지했다. 간단한 과정만으로도 나만의 예쁜 책갈피가 완성되자 사람들은 모두 뿌듯함을 감추지 못했다. 엄마들이 동아리 활동을 통해 인생에 색을 입히고 있듯이, 아지트 산책단에 함께한 사람들도 ‘내가 직접 책갈피를 만들어본 날’이라는 특별한 색을 입히는 하루가 되었다. 

부평공예마을은 평소 공예가 취미였던 사람 뿐만 아니라 공예를 전혀 해본적 없지만 새롭게 배우고 싶은 사람, 나만의 무엇인가를 직접 만들고 싶은 사람 모두에게 열려 있다. 이 곳에서 공예를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하며 나만의 작품을 만들다보면 늘 비슷비슷했던 나의 일상이 특별하고 다채로운 색으로 물들어가는 마법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주소 : 인천광역시 부평구 장제로 217 3층
전화번호 : 032-506-2241
홈페이지 : 바로가기 ▶

사진, 글 / 생활문화팀 김효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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