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곳곳에서 꽃피는 예술 공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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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 공간문화팀에서 다양한 문화공간들을 운영하고 있다. 트라이보울에서 열렸던 재즈페스티벌(관련 소개 기사 링크 ▶)에 대한 소개에 이어, 이번 기획으로는 공연예술연습공간, 우리미술관을 소개한다.

part 1. 도화동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
네온사인이 즐비한 주안역의 번화가를 지나 제물포역으로 향하는 인근, 낡은 건물들과 간판들로 옛 정취를 보이는 도화동 언저리에는 인천 공연예술인들의 보금자리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이 위치해 있다. 1970년에 건축되어 높은 지대의 가구들에게 필요한 물을 펌프로 끌어 올려주던 역할을 하던 상수도 가압펌프장이었다. 상수도 시설이 보편화 되면서 본래의 그 기능이 없어지고 오랫동안 창고로만 쓰이고 있던 공간을 지난해 6월 한국문화예술위원회와 인천광역시의 지원을 받아 새 단장을 마치고 인천문화재단의 운영아래 새롭게 문을 열었다.

연습공간은 공연연습을 위한 대(大)연습실(172.0㎡), 중(中)연습실(80.6㎡)와 대본 연습 등을 위해 마련된 리딩룸 및 각 공간을 사용하는 예술가 및 단체들의 열린 커뮤니티를 구성하고자 마련된 다목적실 로 구성되어 있다. 전문예술단체의 활발한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이를 통해 시민들에게 양질의 공연예술 콘텐츠를 제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공간의 운영목적이다.

이러한 운영목적아래 연습공간은 전문 공연예술 단체에게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한 연습공간을 저렴한 이용료로 제공하기 위한 정기, 수시 대관프로그램 운영과 함께 자체적으로 기획사업과 교육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예술인들을 대상으로 한 직접적인 지원과 시민들의 문화향유를 위한 간접적 지원을 동시에 진행하는 셈이다. 

특히 지난해와 올해 계속적으로 진행해오고 있는 <희곡 낭독 프로그램>은 개강 이후에도 문의가 끊이지 않을 정도로 수강자들의 만족도와 호응도가 높다. 희곡 낭독 프로그램 수업은 연습공간을 많이 이용했던 전문예술단체의 예술가가 강사로 참여한다. 2018년 진행을 계획하고 있는 신규 기획 프로그램의 경우에도 현재 이용객 및 단체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예술가들의 자발적인 참여가 돋보이는 협력형 프로그램을 진행할 예정이다. 

1년이 조금 지난 지금, 짧은 시간 안에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이 활성화될 수 있었던 데에는 연습공간을 찾아오는 예술인들의 역할이 매우 컸다. 연습공간을 자주 이용하는 한 예술인은 “공간이 연습하기에 최적화 되어있어 주변 아티스트들에게 소개를 많이 한다. 지금 공간을 이용하고 경험하는 사람들을 통해 점차적으로 입소문이 날 것” 이라며, “저녁 타임에는 신청자가 많아 머뭇거리면 연습실을 놓칠 수도 있어서 수시대관 신청하기 위해 한 달 전부터 대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예술가들을 통해 입소문이 퍼져 다양한 예술가들이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연습공간을 매개로 살아있는 토론이 가능한 커뮤니티 장을 만드는 것이 앞으로의 목표이자 과제이다. 단체, 장르, 세대를 불문하고 예술로 소통하는 웃음 소리가 끊이지 않을 것이다. 과거 삶의 필수적인 식수를 공급하는 펌프장에서 문화예술의 꽃에 물을 주는 창작공간으로 변신한 만큼 좋은 공간과 예술가들의 열정적 참여가 만들어 낼 인천공연예술연습공간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part 2. 우리미술관 레지던시 프로그램
인천 만석동에 위치한 우리미술관은 문화체육관광부 주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 국민체육진흥공단에서 후원한 2015년도 <작은 미술관 조성 운영사업> 공모를 통해 조성된 공간으로, 인천광역시 동구청에서 만석동의 공가(空家)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인천문화재단에서 운영하는 공공문화시설이다. 또한 2016년부터는 레지던시(곳방)와 스튜디오(공동창고)로 운영하여 입주작가의 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있다.

우리미술관은 공동체적 삶을 토대로 인천의 지역성과 예술성을 가진, 모두에게 열려있는 사랑방으로서의 작은 미술관을 지향한다. 

곳방 레지던시와 스튜디오는 예술가의 창조적 활동을 지원하고 예술창작의 거점으로 활용하고자 창작 공간으로 마련되었다. 곳방(레지던시)는 일제 강점기에 지어진 건물로 현재 기본 생활이 가능한 침실과 주방, 화장실 등의 시설을 갖추고 있다. 스튜디오(공동창고)는 작고 아담한 공간으로 전면이 통유리로 되어, 주민들이 오가며 작가의 활동을 볼 수 있도록 되어있다.

우리미술관의 입주작가 선발은 공모로 진행된다. 우리미술관 운영과 지향점이 맞는 작가/팀을 우리미술관 입주 작가로 선정하는데, 입주 작가는 전시 공간인 만석동 우리미술관을 중심으로 거주공간인 곳방(레지던시)과 스튜디오(공동 창고)를 예술 활동의 근거로 삼게 된다. 예술 활동을 통하여, 작가는 항구 도시 인천의 대표적인 피난민/이농민 마을의 삶과 밀접하게 닿아 있는 이곳에서 지역의 역사, 삶의 이야기를 공부하고, 인천 원도심의 미래를 함께 고민해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다.

2016년 입주작가인 김재민이는 입주 기간에 지역의 활동가와 기관들을 방문하여 만석동 지역에서 이루어졌던 활동들을 살펴보며, 한편으로는 주민들과 함께 밑반찬을 만드는 반에 들어가 삶의 이야기를 수집하고 음식을 나누며 주민들과 함께 할 작업의 토대를 마련하였다. 이를 통해 2016년 12월 <시스터 액트 코리아 (Sister Act Korea)> 영상작품을 제작하여 결과발표회에서 전시하였다.

2017년에는 프로젝트팀‘잠복자들’이 우리미술관 입주작가로 선정되었다. 잠복자들은 주민들로부터 배우는 자세로 프로젝트에 임하고 있다. 지역 삶의 지혜를 토대로 한 대안적 예술의 가능성을 실험하기 위해 ‘잠복자들’은 평생교육원의 형식을 이용한다. 밑반찬, 가드닝, 피아노 등을 매개로 주민과 교류하고 이를 바탕으로 작가는 예술작업을 이어간다. 워크숍, 레슨, 음악 발표회, 소셜다이닝 등이 가능하며 주민을 강사로 초빙하거나, 작가가 워크숍을 주도하고, 강사나 주도자가 없이 함께 식사를 하고 대화를 나누거나 참여하는 형태의 프로그램 등으로 입주작가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이는 실제 주민센터나 평생교육원의 역할을 차용하는 동시에 작가와 주민의 교류가 가능하게 해주는 매개이며, 작가는 이를 통해 작업에 필요한 요소를 얻거나 이 자체를 작업으로 삼으며, 기존의 시선에서 가치를 조명받지 못한 삶으로 부터의 실천적 예술을 찾아내어 함께 진행하고 있다.

 

인천문화재단 공간문화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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