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콕콕] 생활문화 시대, 함께하는 생활문화 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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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청와대가 발표한 ‘문재인 정부 국정 운영 5개년 계획’에는 문재인 정부의 100대 국정 과제와 향후 추진 계획이 담겼습니다. 그 중에는 생활문화 정책을 통한 문화적 권리 확보와 지역 간 문화격차 해소, 문화유산의 보존 및 활용을 강화하는 내용이 있었는데요.

정부는 ‘생활문화 시대’를 위해 저소득층의 통합문화이용권 연차별 확대, 국민의 문화예술 역량 강화를 위한 생애주기별 문화예술교육, 분야별 문화도시 지정, 읍면동 단위 중심의 문화마을 조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국정기획위는 지난해 문화예술행사 관람률 78.3%에서 2022년에는 85%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고, 2016년 2595개인 문화기반시설을 2022년까지 3080개로 늘려 지역문화 균형발전의 토대를 마련할 것을 약속했습니다.

지역문화진흥법 제2조 2항에 따르면, 생활문화란 ‘지역의 주민이 문화적 욕구 충족을 위하여 자발적이거나 일상적으로 참여하여 행하는 유무형의 문화적 활동’을 뜻합니다.

각 지역의 문화시설을 활용해 개인이 하고자 하는 활동, 또는 개인과 개인이 만나 공동체를 꾸려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이런 개인과 공동체의 활동을 통해 생활 속 문화를 사회로 확산시키는 것을 생활문화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생활은 누군가 만들어 놓은 예술 콘텐츠를 즐기는 것이지만 생활문화는 나 혹은 우리가 주체가 되어 예술 콘텐츠를 ‘만드는 활동’입니다.

지난 2014년부터 문화체육관광부가 주최하고, (재)생활문화진흥원이 주관하는 전국생활문화축제가 열리고 있습니다. 올해로 4회째를 맞았네요.

‘2017 전국생활문화축제’는 ‘두근두근, 내 안의 예술!’을 주제로 오는 9월 6일부터 10일까지 대학로 마로니에공원 일대에서 열립니다. 이번 축제에서는 17개 권역별 생활문화단체와 122개 생활문화동호회가 협력해 동호회 전시 및 체험, 생활문화영상제, 청년 버스킹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입니다.

지역에서도 매해 개성 있는 생활문화 축제가 소개됩니다.

부천시는 지난 2015년부터 ‘예술이 일상으로’라는 슬로건으로 생활문화 동호인 축제 ‘다락(多樂)’을 개최하고 있습니다. 올해 열리는 축제에는 시민 1,400여 명이 참여하는 초대형 뮤지컬 ‘흐르는 강물처럼’을 선보일 예정인데요, 8월 26일 폐막공연에 참여하는 생활문화동호회는 모두 124팀 1,400여 명으로 지난해 콜라보레이션에 참가했던 400여 명보다 무려 1천여 명이 증가했습니다. 뮤지컬에 참여하는 배우가 많은 만큼 송내 무지개 광장에 수변무대를 활용한 가로 70M, 세로 30M의 초대형 무대를 세운다고 하네요.

2017 대구생활문화제 행사는 “생활을 녹이다! 문화를 녹이다!”라는 슬로건으로 “꿈꾸는 사람들의 문화놀이터”라는 주제로 펼쳐졌습니다. 올해 남양주 슬로라이프 국제대회는 시민이 만들고, 시민이 즐기는 슬로라이프 생활문화 축제로 기획됐네요.

지역의 이름을 걸고 해마다 생활문화 축제가 열리지만 별다른 특색 없이 비슷하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생활문화의 가치를 전달하는 취지의 공연 및 전시, 장터, 놀이, 체험 등이 여느 행사에서나 볼 수 있는 수준에 머물거나 주민 주도형으로 치러지는 문화 중심의 행사와 거리가 멀다는 비판도 나옵니다.

“주말을 이용해 아이와 함께 인근 대형마트에 가려다 뭔가 소란스러워서 찾아왔다가 축제가 열리고 있다는 걸 알았다”든가 “축제의 자리를 빛내는 것은 결국 사람인데 음악만 크게 틀어놔서 무슨 도움이 되겠느냐”는 시민들의 지적이 있었네요.

인천에서도 제1회 생활문화축제가 열립니다. “생활로 마주하고 문화로 통하는 우리는 그런 ‘사이:多’”라는 문장이 페스티벌의 특색을 드러내고 있네요. 9월 2일(토) 오후 2시부터 9시까지 아트플랫폼 일대에서 공연과 체험 행사가 진행되고, 전시는 8월 29일부터 9월 9일까지 이어집니다.

인천 생활문화 축제는 단순히 공연만 하고 헤어지는 행사가 아닙니다. 참여자 모두가 주인공이 되어 축제 기획단과 함께 장소, 무대, 순서, 운영 등을 직접 결정하고 준비했습니다. 일상을 문화로 공감하는 사이, 행복을 문화로 소통하고 공유하는 사이, 그냥 좋아서, 마냥 좋아서, 좋아서 만나는 ‘사이:多’. 많은 ‘사이’들이 모여서 만든 페스티벌은 인천문화원연합회와 생활문화동아리연합 놀이터가 주관하고 인천문화재단이 후원합니다.

생활문화진흥원은 지난해 ‘2016 생활문화 스토리 공모전’을 개최했습니다. “내가 경험했던 생활문화, 내가 활동했던 생활문화동호회, 우리 동네 생활문화센터 에피소드” 등 일상의 소소한 ‘생활문화 이야기’를 모았는데요, 아래 글은 우수작에서 발췌했습니다.

그런 점에서 내가 경험한 생활문화는 치유였다. 문화의 모습에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내가 체험한 생활문화는 사람을 어루만지는 치유에 가까웠다. 사람은 사람에게 상처받지만, 또 사람을 통해 그 상처를 치유한다. 그런 점에서 우리가 모두 어우러져 함께했던 그 두 달여의 기간은 무척이나 값진 것이었다. 수강료도 없고, 공간 대여료도 없고, 준비물도 없었지만, 그 공간은 우리에게 약국이었고, 우리 모두는 서로에게 약사였다. 아플 때 자유롭게 가서 부담 없이 약을 받아오는 그런 곳 말이다.”
김성준, <우리 안의 힘> 중에서(작품 감상하기▶)

“지금까지 나는 그동안 ‘하안문화의 집’을 내 집 드나들 듯이 하며 그곳을 통해 나름대로 여러 성과물을 축적해 두었다. 가령 기형도 시인의 시를 통해 만든 연극에서 주인공 기형도 역을 맡아 무대에도 올라가보고, 시낭송, 시 노래를 통해 많은 사람 앞에 서보는 귀한 경험도 꾸준히 하고 있다. 또한 업싸이클, 스토리가 있는 사진, 수제 책 만들기 등 현재는 캘리를 통한 결과물로 전시회에 참여하는 등 여전히 행복한 삶을 영위하고 있다.” 
윤외숙, <거울은 먼저 웃지 않는다> 중에서(작품 감상하기▶)

 

* 위 내용은 다음과 같은 기사, 혹은 블로그를 참고했습니다.
1. 전국축제열전:시민들이 함께 만드는 우리동네 생활문화 축제
    생활문화진흥원블로그 2017.7.1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문화예술 관람률 85%… ‘생활문화 시대’ 열린다
    이데일리 2017.7.19.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생활문화진흥원 홈페이지(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안방 잔치로 끝난 ‘대한민국 생활문화축제’
    전북도민일보 2016.8.28.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글, 이미지 / 이재은 뉴스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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