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편전쟁
이원태․김탁환 지음 / 민음사 / 2016. 5.
아편전쟁은 19세기 제국주의 시대 청나라와 영국이 벌인 전쟁으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19세기 말 20세기 초 인천에서도 아편을 둘러싼 전쟁이 있었다. 물론 소설이다. 영화와 소설의 결합을 뜻하는 ‘무블(무비+노블)’표방하며 김탁환과 이원탁이 공동 창작한 장편소설 아편전쟁은 1900년을 전후한 인천 개항장을 무대로 동갑내기 세 젊은이의 우정, 사랑, 좌절과 아편을 둘러싼 한중일 동아시아 삼국 및 서양 각국의 세력 다툼을 숨 막히는 필치로 그려낸 작품이다. ‘인천형 누아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작품은 재미도 재미려니와 19세기 말~20세기 초 인천의 조계지 풍경이 손에 잡힐 듯이 생생하게 그려진 다는 것도 놓칠 수 없는 매력이다. 청나라-일본-서양 각국 조계에 대한 치밀한 묘사는 물론 조선인들이 일본 조계에서 서양 과자를 먹는 풍경 등 신문물을 접한 당시 인천인들의 호기심어린 시선과 코스모폴리탄적인 분위기가 속도감 있고 박진감 넘치는 필치로 전개된다. 영화로도 제작된다고 하는 이 작품은, ‘범죄소설’에서 느낄 수 있는 ‘재미’는 물론 한 세기 전 인천의 여러 풍경도 ‘공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무더운 삼복을 잠시나마 잊게 하는 소설이라고 할 수 있다.
글/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연구사 함태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