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입니다. 무더위를 식히러 떠나야죠. ‘거기’가 ‘여기’처럼 무덥더라도 일단 떠나고 봐야죠. 즐거운 휴가를 망치지 않으려면 주의사항에 감염병 체크를 빠트려서는 안 됩니다. 음식도, 풀숲의 진드기도, 모기도 조심해야 해요.
살모넬라증과 병원성 대장균은 물이나 음식을 통해 전파됩니다. 어패류를 충분히 조리하지 않고 먹으면 비브리오패혈증에 걸릴 수 있죠. 풀숲이나 야외에서 진드기에 물리면 쯔쯔가무시증 또는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SFTS)에 감염될 수 있습니다. 모기에 쏘이면 지카바이러스, 말라리아, 일본뇌염 등의 진단을 받을 수 있네요. 질병관리본부에 따르면 감염병은 해마다 늘어나는 추세입니다. 특히 쯔쯔가무시증과 중증열성혈소판감소증후군의 발생건수는 지난해 대비 280%(760건)나 늘어났네요.
국외유입 감염병 사례는 2014년 400명에서 2015년 491명으로 23% 증가했고, 지난해부터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발생 국가가 많아지는 추세입니다. 현재 국내에 유입된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확진자는 21명으로, 동남아 여행자가 16명(76%), 중남미 여행자가 5명(24%)입니다. 지카바이러스는 모기 외에도 성접촉, 수혈, 모자간 수직감염, 실험실 등을 통해서도 감염된다고 하네요.
감염병과 전염병은 같은 말일까요?
세균, 스피로헤타, 바이러스, 진균, 기생충과 같은 병원체에 감염돼 발병하는 감염병이 다수에게 전파되는 걸 전염병(傳染病)이라고 합니다. 전염병은 ‘염병’이라고도 불리네요.
빨래판에 바가지를 엎어놓고 득득 문지르면 시끄러운 소리가 듣기 싫어 역신이 물러간다는 염병 치료법이 있었다.
『삼국사기』와 『삼국유사』에도 전염병에 대한 기록이 나옵니다. 폐옹과 정종, 적취 등으로 표기했는데 폐옹은 폐렴 또는 폐결핵, 정종은 풍사(風邪)로 피부에서 독기가 발생해 가렵고 청황색의 고름이 나오는 걸 말합니다. 조선시대에는 홍역과 콜레라, 수두, 장티푸스 등이 다수 발병했는데 콜레라는 1819년에 중국에 들어와 1820년에 중국 대륙을 휩쓸고 1821년에 우리나라에서 크게 유행한 뒤, 1822년에는 일본에 파급됐습니다. 아시아가 동시대에 공통된 질병을 앓은 거죠.
1885년 광혜원이 문을 열면서 우리나라는 서양의학을 도입하기 시작했습니다. 1915년 2월에 ‘전염병예방령’을 발포하고 그해 8월 세칙을 시행했네요. 20세기 초반까지 극성을 부리던 천연두, 발진티푸스, 재귀열, 성홍열, 트라코마, 말라리아도 거의 사라지고, 인플루엔자, 전염성 감기, 살모넬라식중독 등도 거의 볼 수 없는, 바야흐로 우리나라는 비전염병 창궐시대에 접어들었습니다. 아, 한국전쟁 이후 잠깐 혼란기를 겪긴 했어요.
천연두에 걸렸을 때 치료를 목적으로 행하던 무속 의례다.
불과 얼마 전인 2015년, 메르스 사태를 기억하실 겁니다. 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으로 첫 환자 확진 후 38명이 사망하고 1만 6천여 명이 격리됐었죠.
메르스 최초 감염자는 중동 지역에 출장을 갔다가 5월 4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습니다. 68세 남성이었죠. 이 환자는 바레인을 비롯한 중동 지역에 출장을 갔다가 카타르를 거쳐 돌아왔습니다. 이후 발열 등의 증상이 나타나 두 차례 병원을 방문했으나 증세가 나아지지 않았고, 세 번째 병원 응급실을 방문해 3일간 입원해 있었습니다. 그는 메르스에 대한 사전 정보나 위험성에 대한 인식이 부족했기 때문에 자신이 해외 여러 나라를 돌았다는 걸 밝히지 않았고, 미진한 대응은 병원 측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로 말미암아 진단이 늦어졌고 이후에 벌어진 일은 언론 보도를 통해 익히 들으셨을 겁니다.
모 기업에서 하는 사회공헌 활동 중 ‘감염병 확산 방지 프로젝트’라는 게 있습니다. 발병 후 백신을 개발하고 치료하는 것이 아니라 사전에 감염병을 감지하고 예방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죠. A라는 사람이 여러 나라를 돌고 입국했을 경우 우리나라 공항에서는 직전 방문 국가만 확인 가능합니다. 하지만 통신사는 고객의 로밍서비스 자료로 모든 방문국을 체크할 수 있죠. KT는 로밍이나 위치 정보로 메르스 사태 진화에 기여한 경험을 토대로 첨단 방역망을 마련했습니다. 지난해 질병관리본부와 MOU를 맺고, 고객이 바이러스 위험지역에 갔다는 걸 질병관리본부에 알려주면 본부에서 문자메시지 등으로 예방법 등을 전달하는 서비스를 구축했습니다.
얼마 전 독일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공동선언문에 빅데이터를 활용한 ‘감염병 확산방지 프로젝트’가 반영됐습니다. 공동 선언문은 보건 위기 대응을 위한 보호조치와 보건 시스템 강화를 위한 세계보건기구(WHO)의 역할과 국제협력을 강조했죠. 구체적인 방안으로 “인류의 거대 이동이 주요 보건 위기를 발생시킬 수 있음을 인지하며, 이 주제에 관해 국가와 국제기구가 협력을 강화하도록 독려한다”고 적시했네요. 전 세계적으로 감염병으로 인한 손실은 한 해 약 69조 원이라고 합니다.
인수공통전염병은 사람과 동물이 함께 걸리는 질환이에요. 동물이 사람에게 옮기는 병이라고 생각하면 쉽죠. 최근 전 세계에서 발생한 전염병 중 49%가 인수공통전염병이라는 통계도 있습니다. AI는 닭과 칠면조, 철새 등 조류에서 바이러스가 나타나 감염되는 병이에요. AI 바이러스에 감염된 야생 조류가 사육 중인 닭이나 오리와 접촉하거나 배설된 분변을 통해 전파되고 그게 사람에게 옮겨오는 거죠.
한국인이 AI에 감염된 사례는 없지만, 질병관리본부는 AI를 면밀한 주의가 요구되는 전염병으로 보고 있습니다. 초기에는 고열, 기침 등 독감과 비슷한 증상이 나타나는데 폐렴으로 빠르게 진행되는 데다 특효약이 없어 치사율이 50%라고 하네요. AI 유행 시기에는 조류와의 접촉을 피하는 것이 바람직합니다. 소화기 질환이 아니므로 닭고기와 오리고기를 섭취하는 것은 상관없고요.
지자체들은 여름철 감염병 예방관리를 위한 질병정보 모니터망 지정, 하절기 비상방역 근무, 하천변/공중화장실/침수 우려/집단수용/쓰레기/가축사육/공원 등의 방역과 소독, 소외계층 대상별 맞춤 방역, 주거지역 정화조 친환경 유충구제 등의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습니다. 교육청은 학생감염병 예방 종합대책을 마련하고 모의훈련을 실시하네요.
일상에서는 손을 자주 씻어야겠죠. 마시는 것, 먹는 것 조심하고요.
* 본문 내용 일부는 다음과 같은 기사에서 가져왔습니다.
1. 휴가철 주의해야할 감염병은 무엇이 있을까?
2017.6.28. 쿠키뉴스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빅데이터로 감염병 확산 막는다…세계적 관심
2017.7.10. 채널A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韓 첨단 ICT, 전 세계 감염병 확산방지 기여한다
2017.7.9. 아시아경제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AI, 그것이 알고싶다
2017. 1. 1. 쿠켄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5. 시민과 함께하는 감염병 예방관리
2017. 6.19. 더데일리뉴스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글, 이미지 / 이재은 뉴스큐레이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