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항도시 인천은 300만이라는 인구에 비해 오늘날 ‘지금 여기’의 인천을 다룬 소설은 희한하게 적은 것이 현실입니다. 하지만 일제강점기에는 서울 다음으로 소설 속 배경으로 많이 등장한 곳이 인천입니다. 인천은 항구가 있어 수많은 사람들이 들고나는 곳이었고, 바다와 섬이 있어 지친 심신은 달래주는 곳이었으며, 항구와 공장이 있어 생계를 위한 일터이기도 한 이른바 ‘기회의 땅’이기도 했습니다. 평범한 우리네 장삼이사들의 희노애락이 리얼하게 그리고 치열하게 살았던 곳이었고, 또한 지금도 이는 변함이 없습니다. 이번에 소개하는 이 작품집은 인천에 사는 여섯 명의 여성 작가들이 직접 인천에서 부딪치며 쓴 인천이야기입니다. 여섯 명의 작가가 쓴 모두 아홉 편의 짧은 소설 속에는, 인천의 항구와 부두, 신포동, 송도 신도시, 강화, 십정동 등 인천과 인천 사람들의 삶이 정겹고 발랄하게 그려져 있습니다. 아홉 편의 작품은 모두 독립된 단편이지만, 이들은 모두 인천에 대한 애정을 공통분모로 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우리네 삶의 공간인 인천과 그 속에서 복닥대며 살아가는 우리 자신의 모습을 들여다보는 소중하고 신통한 거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글/ 함태영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연구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