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은 전국 유일의 공공 종합문학관입니다. 근대문학을 중심으로 한 근대 한국학 자료 약 3만 점을 소장하고 있는 콘텐츠 중심형 문학관이기도 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희귀 자료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문학관에 직접 오셔서 한국 근대문학이 가진 의미와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문명개화의 상징, 철도를 노래하다
최남선의 「경부철도노래(京釜鐵道歌)」
1908년 육당 최남선이 지은 창가이다. 근대계몽기 시(가)의 대표적인 작품으로 거론되는 책으로, 가로 세로가 각각 11.5×19(㎝), 총 34쪽으로 된 매우 얇고 작은 책이다. 신문이나 잡지에 연재되지 않고 곧바로 단행본으로 출간되었는데, 이른바 ‘전작 시가집’이 되는 셈이다.
제목이 많이 알려진데 비해 그 내용은 그리 알려져 있지 않은 작품이다. 책 첫머리에는 악보가 있어 가창을 염두에 두고 지은 것 같은데, 실제 가창 여부는 불분명하다.
이 작품은 경부선 열차를 타고 가며, 정차하는 역 주변의 풍광과 그에 얽힌 고사와 감회를 7․5조 음율로 노래한다. 이 책이 나온 1908년은 경인선과 경부선, 경의선도 완전 개통되어 운행되고 있던 때이다. 을사늑약으로 나라는 빈 껍데기만 상태였지만, 그 와중에서도 나라의 문명개화를 위해 애를 쓴 육당 최남선의 면모가 잘 드러난 작품이라 할 수 있다.
함태영 /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