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으로부터 발산되는 다양성, 자생성, 역동성의 문화적 가치 읽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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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도시의 문화환경은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생활양식, 사고방식과 관습, 가치관 등 공동체의 구성원이 집단적으로 공유하며 발산하는 에너지(문화 색)로 저마다 다르게 형성된다. 인구 300만 시대로 접어든 인천은 그 어느 때보다 문화적 가치 재창조에 주목하고 있으며,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난 10월 인천시정이 발표한 ‘문화주권’ 정책은 문화활동의 주체로서 ‘시민’을 정책의 중심에 두면서 인천시민의 문화적 권리 즉, 창조적 문화활동과 참여, 문화향유권 보장을 지향하는 추진방향과 의지를 담아내고 있다.

인천의 문화적 가치를 논하기에 앞서 문화적 관점에서 외부의 시각으로 보는 인천의 이미지를 살펴보자. 인천은 한국 최초(最初)·최고(最古) 상징성을 지닌 풍부한 역사문화자산, 개항장 문화와 관문도시로서의 개방성과 다양성, 섬과 해양, 도시와 농촌이 어우러진 10개 자치구별 특색 있는 자연환경과 지역문화, 경제자유구역으로 형성된 신도시 문화권의 잠재력 등 인천만의 고유하고 차별화된 문화역량을 보유한 도시이다. 반면, 문화기반의 지역적 편차, 여전히 강한 공업도시의 이미지, 수도권과의 비교에서 오는 문화적 박탈감, 유동성에서 기인하는 도시정체성 등의 문제들이 그 이면에 자리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환경에서 인천이 가진 문화적 가치를 어디에서부터 찾아나갈 것인가. 그전에 ‘문화적 가치’란 무엇인가에 대해 짚어볼 필요가 있다. 문화적 가치는 한마디로 정의내리기 어렵다. 현대사회에서 문화적 가치는 다양한 시각에 의해 다양한 영역과 범주를 포함하는 확장된 의미로 사용된다. 문화적 가치의 개념 정의에 대해 구체적으로 접근하기 위해 영국학자 Holen의 문화적 가치 개념 접근1)을 살펴보면, 문화적 가치를 도구적 가치, 공적 가치, 본질적 가치로 구분하고 있다. 세 가지 가치는 독립적이면서도 상호의존적으로 문화적 가치의 전체 개념을 설명하는데, 도구적 가치는 사회, 경제적 목적을 위해 문화가 활용될 때 발생하는 가치를 말하며, 공적 가치는 공익을 목적으로 하는 조직에서 시민들과 연계하면서 창출해내는 시민들 간의 상호존중, 사회적 네트워크를 위한 환경 조성 및 경험의 공유를 말하며, 본질적 가치는 문화영역에 대한 지적, 감성적, 정신적 경험 가치를 말한다. 그 중 본질적 가치는 문화영역에서만 존재하는 가치로, 미적 우수성과 개별적 문화향유와 관련된 개인 영역의 활동과 경험치에 중점을 두며, 경제적 가치를 넘어선 사회적 자산으로서 공동체의 구성원인 개인이 집단적으로 공유하는 경험에 근거해 창출되는 문화적 가치를 의미한다. 필자는 본질적 가치에 중점을 두어 사회공동체의 구성원인 개인, 인천시민의 삶과 일상으로부터 발산되는 인천의 문화적 가치를 읽어내고자 한다.

인천은 유구한 역사 속에서 어느 도시보다 역동적인 환경과 시대를 살아 내온 사람들, 시민의 힘으로 많은 것을 이뤄낸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과거에서부터 현재로 시간을 관통해오면서 축적된 역사문화 유산, 자산 등 내재된 문화가치를 넘어 현재 삶의 유동성, 다변화, 상이함, 문화적 다양성 등 작은 생활단위에서 사람들이 발산해내는 역동적인 문화현상과 이미지들이 인천의 개성과 장점으로 인식되는 과정에 놓여있다.
지속적인 개발과 성장으로 인한 도시의 물리적 외연의 확장과 인구증가, 빠른 환경변화의 흐름 속에서, 지속가능한 인천의 문화적 가치를 보다 본질적으로 그 안에 살고 있는 사람들의 삶과 밀착된 곳에서 발현되는 자생적인 문화와 다양한 문화현상들로부터 발견해내는 시각이필요하다.
1) Holen, J.(2004), 「Capturing Cultural Value: How culture has become a tool of government policy」London, Demos ; Holen, J.(2006), 「Cutural Value and the crisis of legitimacy」, London, Demo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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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박물관, 미술관 등의 관람률은 수도권 대비2) 2015 지역민의 의식변화상(2015), 통계청.낮지만, 인천시민의 문화에 대한 높은 관심, 문화예술동호회 활동과 문화예술교육의 많은 경험, 생활권 문화활동에 대한 활발한 수요3) ‘인천광역시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 수립’ 연구의 일환인 ‘2016 인천 문화지표조사’의 1차 도출결과. 수개월의 조사 설계 과정을 거쳐 현재 진행 중인 조사는 12월 중순경 종합결과가 도출될 예정이다. 가 일상생활권 문화 활성화를 촉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하고 있으며, 다양한 문화주체들(예술가, 청년, 시민 등)에 의해 작은 단위에서 자생적으로 생겨나는 문화활동과 문화공동체의 상호교류와 소통에 대한 높은 수요가 인천의 크고 작은 일상 공간에서 문화체감도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민들이 그들의 일상에서 공유하는 문화적 감성과 축적된 경험치로부터 표출되는 긍정적인 문화적 가치를 발견해낼 수 있다면, 인천이 가진 개방적이고 유동적인 입지환경, 권역별/자치구별 상이한 문화특성, 새로운 도시환경 변화가 인천이 가진 풍부한 지역문화역량이자 인천만의 문화적 가치 창조(재창조)의 동력으로 발휘될 수 있을 것이다.

세대와 계층, 소수집단 등 다양한 층위의 시민들이 저마다의 일상생활권에서 발산해내는 역동적인 에너지를 인천만의 고유한 문화 색으로 해석해내고 공동체의 가치로 모아내는 것이 현재시점에서 인천의 문화적 가치를 창조하는 중요한 과정일 것이다. 이러한 과정들이 차곡차곡 모여진다면 인천시정이 표명한 진정한 인천 문화주권 실현이 가능할 것이라고 본다.
 

조아영 / 문화다움 기획연구실장 ‧ 인천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 수립 공동연구

[사진 출처]
1. 2016 펜타포트 음악축제(펜타포트 락 홈페이지)
2. 2016 청소년어울림마당_부평 문화의 거리(인천시 인터넷신문 홈페이지)
3. 해안동 아틀리에_심지프로젝트
4. 플랫폼 펀치(인천아트플랫폼 홈페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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