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의 하이라인 파크 운동, 인천은 어떻게 받아들여야 할까?

0
image_pdfimage_print

sub05_01
sub05_02지난 4월 29일(금) 경동 <싸리재>에서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와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주제의 강연이 있었다. 서울시에서 서울역 고가도로 녹지화 사업을 진행하면서 벤치마킹 사례로 삼았던 것이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 사례이기도 하고, 근래 이 신포동 일대에 슬그머니 대두되고 있는 젠트리피케이션을 연결하여 강연을 진행한다고 하니 호기심이 절로 동했다. 심지어 강연 장소도 한옥을 리모델링해 다양한 문화활동이 이뤄지고 있는 ‘싸리재’였으니, 이보다 더 좋을 수는 없다. 그래서 그 현장에 인천문화통신 3.0 생생 지상중계가 출동했다. 강연은 미국 펜실베니아 대학에서 공부하고 현재 경희대 사학과 교수로 재직 중인 박진빈 교수가 진행했다.

sub05_03

뉴욕의 하이라인 파크는 1840년대 화물 운송용 철로를 이용하여 녹지로 만든 공원이다. 이 철로는 뉴욕 남서 구역의 공장들과 선착장을 연결하는 노선이었다. 당시는 마차를 타고 다니던 시절로, 하이라인으로 통해 다니는 기차와의 잦은 사고로 인해 죽음의 길(Death Avenues)로 악명이 높았다고 한다. 시대가 변하고 1950년 이후 고속도로 건설과 대형 화물트럭의 등장으로 철도 이용이 감소하여 결국은 하이라인 노선은 폐쇄되었다. 그 폐쇄되어 버려진 철로 위에 시간이 흐르면서 자연적으로 식물과 조류 등이 둥지를 틀게 되었다. 그러면서 하이라인은 철거와 보존을 둘러싸고 논쟁의 중심에 놓이게 되다 지역 주민과 문화예술 활동가, 환경운동가, 시민운동가 등 다양한 후원자들에 힘입어 공원 개발 방향으로 급물살을 타게 된다. 공원은 2005년 공사를 시작해서 2009년부터 단계별로 개방되었고, 지금은 한해 500만 명의 관광객이 찾는 뉴욕의 명소가 되었다.

하이라인 파크가 생기고 동네는 변했다. 사람이 빠져나가고 늙어버린 건물들과 그 사이사이 기괴한 분위기를 자아내던 도축장들이 다양한 모습으로 재생되었다. 하이라인 파크가 만들어낸 녹지와 그 길을 따라 들어선 유명 건축가들의 건물들은 사람들을 불러들였고 동네는 활기를 찾았다. 공원 주변에서는 연중 300일 동안 공연 등 행사가 이루어지고 인근은 건축 붐이 일었다. 그러면서 2002년 맨하탄 전체 평균보다 8% 낮았던 부동산 가격이 2011년까지 103% 상승하였고, 현재는 뉴욕시에서 최고 수준이다. 이 상황은 건물주들에게는 반길 만한 상황이었지만 세입자들은 달랐다. 둥지를 튼 지 50년 또는 100년 된 소규모 자동차 수리점들과 음식점들은 오히려 매상이 줄어들었고, 설상가상 높아진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해 떠나야 했다.

sub05_04 젠트리피케이션이란 ‘젠트리화 되다’, ‘귀족화 되다’라는 의미로 영국에서 만들어진 개념이라고 한다. 공장지대로 슬럼화 되었던 곳이 노동자 계급이 밀려나고 중산층 그리고 그 이상사람들의 것이 된다는 것이다. 물론 하이라인을 보존하고 공원으로 만들자고 한 목소리를 내던 사람들이 이런 젠트리피케이션을 의도한 것은 아닐 것이다. 하지만 비단 하이라인 파크 개발 사업만이 아니라도 개발과 발전 그리고 보존과 활용이 동네가 변화하고 활성화 되는 원동력이 되기도 하지만 의도치 않은 약자들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물론 뉴욕의 임대차보호법은 우리보다 잘 제도화 되어 있는 편이라지만 그들이 얼마나 그들의 집에서 버티고 투쟁할 수 있을지는 모를 일이다.

강연을 기획하고 준비한 인천대학교 박진한 교수는 이 하이라인 파크 사례를 통해 인천의 현재 상황을 재고해 보고자 했다고 그 기획 의도를 밝혔다. 얼마 전부터 회자되고 있는 경인고속도로 녹지화 사업과 지금 비어 있는 부평 미군기지 부지 활용, 신포동 일대와 부두를 포함하고 있는 개항창조도시재생사업 등 인천은 한참 변화 중이고 변화를 꾀하고 있다. 그 변화 속에서 의도치 않았다 하더라도 그곳에서 삶을 이어가고 있는 사람들이 피해를 보지 않아야 하고 그러기 위해서는 도시 경관과 주민들의 생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될 수 있도록 행정 차원의 법적, 제도적 지원과 규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이 강연은 인천대가 인문도시지원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 중 [근대유산을 찾아 떠나는 도보여행-근대유산의 활용과 지역 활성화[ 꼭지로 구성된 강연 중 하나였다. 개발, 발전, 보존, 활용, 여러 가지 말로 표현되는 지역 활성화 방안을 추진하면서 그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들에 대하여 생각해 보자는 취지였을 거라 짐작해본다.

정리 : 정책연구팀 강혜림

Share.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