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문화동아리로 삶의 행복을 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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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은 ‘생활문화예술‘ 이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습니까? ’생활문화예술‘은 우리 앞집 아주머니가 하시는 오카리나 동호회, 매일 기타치는 옆집 오빠의 기타 동아리처럼 프로예술인만이 아니라 보편적인 시민이 모두 누리고 즐길 수 있는 문화예술을 뜻한다. 지난 9일 인천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 일대에서 열렸던 제 1회 <인천생활문화박람회 동네방네 동아리>는 이러한 생활문화예술을 향유하는 동아리가 모인 행사이다. 이번 행사는 인천생활문화센터 친구들 ‘레인보우’와 시민문화공동체 문화바람이 공동으로 기획한 프로그램으로 인천 곳곳에서 동아리활동을 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여 서로의 활동을 응원하고 네트워크 활동을 기대하는 마음으로 기획되었다.

<동네방네 동아리>라는 이름에 걸맞게 인천의 동네방네 곳곳에서 활동하는 특색있고 다양한 분야의 동아리들의 참여가 돋보였다. 새를 사랑하고 자연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는 강화 지역의 동호인 모임 ‘버드카페 강화탐조클럽’부터 버려지는 자원을 생활소품으로 만드는 녹색공동체 ‘리폼맘스’, 사회적경제 마을기업인 부평공예마을 ‘손오공’, 서담 독서동아리 ‘서담재’. 인천 최초의 재즈클럽 버텀라인에서 사진 수업과 현장 실습으로 공연을 촬영하는 ‘라이브사진관’ 등 많은 동아리들이 행사에 참여해 한 해간의 결과물을 선보였다.

 인천아트플랫폼의 H동과 A동에서 오후12시부터 오후2시 사이에는 원데이클래스, 타로고민상담소, 동네방네 아지트&별별아카데미의 전시가 열렸다. 원데이클래스에는 최일갑 강사의 ‘아에이오우 기본발성법’ , 장석원 강사의 ‘타악기배우기’ , 김진미 강사의 ‘립밥 &핸드크림 만들기’, 김은덕 백종민 강사의 ‘여행을 기록하는 나만의 방법 만들기’ 강좌 등 누구나 취미생활로 해보고 싶었던 강좌들이나 실생활에 유익한 강의들이 진행되었다. 

강의가 진행되는 동안 H동 1층과 2층에서는 사진과 작품 전시가 열렸다. ‘라이브 사진관’의 버텀라인에서 촬영된 사진들과 ‘버드카페 강화탐조클럽’의 <2017 강화의 새> 주제로 인천지역에서 서식하는 다양하고 생명력 넘치는 새들의 사진이 전시되었다. 이번 ‘버드카페 강화탐조클럽’의 <2017 강화의 새>는 인천의 주로 서식하는 새부터 자연의 파괴로 희귀해 잘 눈에 띄지않는 천연기념물 노랑부리백로까지 다양한 새들을 구성원들이 직접 밀착 촬영한 결과물들이다. 이 밖에도 버려지는 재활용을 감각있는 생활소품으로 만든 ‘리폼맘스’의 리폼디자인아트 작품, ‘부평공예마을 손오공 페인팅세상’의 공예품들의 눈길을 끌었다.

다음 프로그램으로 참여한 동아리들 간의 동아리 활동의 좋은 점, 어려운 점 등을 서로 이야기하며 친목을 도모하는 네트워크 활동 ‘와글와글 수다방‘이 이어졌다. 각 동아리들은 동아리 운영기간이 겹치는 동아리들끼리 모둠을 만들어 모여 동아리의 좋은 점과 동아리활동의 어려운 점에 대해 이야기했다. 구성원들 중 책보동아리의 김지영씨는 동아리의 좋은 점에 대해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며 자기 자신을 객관적으로 돌아보는 자기 성찰의 시간을 가질 수 있는 것이 좋다는 말했다. 이외에도 가장 많은 답변이었던 취미가 같은 사람들끼리 만나 시너지가 생기는 것,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의 즐거움, 자기성장의 기회 등의 답변이 많았다. 

반면 동아리 운영의 어려운 점으로 공통적으로 나왔던 이야기들은 악기나 공연동아리의 경우 개인별 능력차이가 있어 이를 따라가야 한다는 어려움과 그로인해 소속감에서 멀어져 불안감을 느낀다는 의견이 많았다. 이외에도 각자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라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는 것, 꼭 나가야 한다는 부담감, 동아리의 재정적인 문제를 꼽았다. 서로 어려움에 대해 토로하고 이후 해결책으로 다른 동아리원들의 조언을 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모인 동아리 중 제일 높은 연차의 합창동아리에서 활동하고 있는 최경숙씨는 동아리의 어려운 점에 대한 해결책으로 약속, 실력, 이상한 사람, 동아리의 재정의 키워드로 조언했다.

첫 번째 약속의 경우 성인 동아리는 직장을 가진 사람들이 많아 정기적으로 모이기 힘든 구조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러므로 주 1회모임을 권장하지만 쉽지 않은 경우 모임 5,6시간 전에 각 파트장끼리 오늘 나오는 사람을 점검하고 10명이하가 나오면 모임을 없애기로 했다고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구성원들의 상황을 파악하고 충분한 대화 끝에 규칙을 정해야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실력의 문제로 보통 동아리는 연차가 오래되면 간부를 맡는데 사실 그 간부들도 다 직장이 있는 사람들이라 그 사람들에게 엄청난 부담감으로 작용한다. 연차가 낮은 분, 간부가 아닌 분이 그분들의 일을 많이 나누어주며 격려하고 도와준다면 동아리는 화목하게 잘 유지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세 번째 이상한사람, 누구나 동아리에 ‘저 사람 모임에 안나왔으면 좋겠어’ 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지나치게 불성실 하다던가 동아리원들끼리의 잦은 다툼 등으로 인해서 말이다. 이런 이상한사람의 대처법으로 그녀는 말로 하는 잔소리보다 나머지 구성원들이 행동으로 보여주는 방법을 선택하라 조언했다. 다수의 사람들이 행동으로 보여줄 때 자신의 행동을 돌아보고 바뀌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두 번째 방법으로는 면담을 신청하는 것이다. 이때 당사자와 대화를 할 때 주의할 점은 자신의 느낌을 말해주어야한다. 당사자가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내 기분이 어땠는지 솔직하게 말해주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그리고 동아리의 어려움에서 재정적인 문제는 항상 따라오는 부분인데 생활문화예술은 단순한 시민들의 문화예술의 향유를 넘어서 개개인이 사회에서 받았던 소외감의 회복에 큰 도움이 된다. 취미가 같은 사람들과 동아리활동을 하며 소속감을 느끼고 그 속에서 성장하는 자신을 발견하며 자존감의 회복에 도움이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국가에서 생활문화동아리들에게 관심을 쏟고 많은 지원을 바란다는 당부의 말을 전했다. 동아리활동에서 서로의 고민들과 생활문화동아리들의 현재 실정에 대한 해결책 등 평소에 꺼내지 못했던 속 얘기들을 나누며 더욱 돈독했던 ‘와글와글 수다방 프로그램’이 끝나고 공연이 이어졌다.

행사의 마지막으로 돌멩이국 도서관 <책보>의 낭독공연과 삼산해오름공부방 <누리보듬>의 오카리나 공연, <기타랑>의 통기타공연 등 한 해간 준비한 동아리들의 공연으로 행사가 마무리되었다. 이번 <동네방네동아리> 에서 필자가 개인적으로 가장 기억에 남았던 것은 동아리의 좋은점에 대한 한분의 대답이었다. 동아리의 좋은 점에 대해 묻자 “사실 매일이 우울했는데 동아리를 나가고 동아리생활을 하면서 나도 무언가를 할 수 있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갱년기를 이길 수 있는 힘이 된 것 같아요” 라고 대답했다. 그 분에게 동아리는 단순히 취미활동을 넘어서 삶의 힘든 시기를 극복할 수 있었던 버팀목이자 활력소가 된 것이다. 이렇게 생활문화동아리는 단순히 집단의 취미활동을 넘어 사회 속에서 작은 개인의 가치를 인정받는 행복을 가져다주는 활동이다. 이런 좋은 점이 많은 생활문화동아리이지만 아직까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지원이 부족한 실정이다. 동아리 구성원들이 맘놓고 동아리생활을 할 수 있는 장소 또한 마땅치않다. 매번 장소를 예약하거나 대여해 빌려야하는 상황이다. 또한 많은 예산을 들여 거점공간으로 조성한 곳도 사실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 그곳은 공유의 공간이 아니라 특정장르의 소유공간이기 때문이다. 그곳을 관리하는 지자체의 고민은 중복된 문화시설 건립에 따른 운영재정과 콘텐츠의 부족을 들 수 있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기존문화시설의 변화, 연계, 통합된 운영시스템과 동시대가 요구하는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가 결합된 새로운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플랫폼을 정거장처럼 잠시 머무는 소유의 공간이 아니라 소통하는 공유의 공간으로 주변지역으로 확산되고 외부로 소통할 수 있는 거점공간으로 만들어야한다. 또한 동아리의 재정적인 문제도 어려움을 많이 겪고 있는 상황이다. 이 부분에 있어서 국가에서 동아리가 활동할 수 있게끔 재정적인 지원에 조금 더 힘을 실어준다면 현재의 동아리들의 존속과 많은 신규동아리의 양성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앞으로도 많은 사람들의 생활문화동아리에 대한 고민과 지속하고자하는 노력이 계속된다면 생활문화예술은 더 많은 시민들에게 향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글/사진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최승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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