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화도시를 향한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는 판, 열린 집담회

0
image_pdfimage_print

인천시민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여러 문화공간에서 지난 9월 한 달 5차례의 <인천광역시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 수립을 위한 열린 집담회>가 진행되었다. 문화도시 인천으로 가기 위한 조심스런 첫 걸음이자 앞으로도 연례적으로 지속되어 시민과 시정이 만나 인천 문화가치를 엮어낼 “판”이 시작되었다고 하겠다. 열립 집담회는 인천 곳곳에 있는 다양한 인천만의 가치를 문화로 해석하고, 또 문화적 활동으로 펼쳐내는 다양한 층위의 전문가, 활동가, 시민 등이 참여했다. 1차~5차까지의 과정에서 인천 문화도시로 가기 위한 귀한 의견들이 제시되었다.

01

지역 고유한 역사와 문화가 현재적 가치로 살아 있고, 자생적 지역문화의 특수성과 다양성이 보전되며 향유되는 진정한 문화도시는 외부적 힘이 아니라 지역의 문화를 만들어 온 시민들이 변화의 주역이 될 때 가능할 것이다. 인천은 어느 도시보다 시민의 힘이 모여 많은 것들을 이루어낸 도시이기도 하다. 때문에 인천시정에서 시민을 중심에 두고자 하는 정책이 꾸준히 추진되어 왔고 본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은 그러한 인천시정의 흐름과 맥을 같이 한다. 문제는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체감적으로 어떻게 담아내고 실질적으로 문화도시를 만들어가는 과정에 동참하는 흐름을 펼쳐낼 수 있는 가인데, 이 이슈는 국내외적으로 많은 도시들의 공통된 과제이기도 하다.

열린 집담회는 이러한 과제를 풀어갈 열쇠를 찾는 과정 중의 하나였다. 인천에서 문화도시가 정책적 구호만이 아닌 시민의 목소리로 연결될 수 있을 것인지, 또 도시의 각 영역에서 문화적 터치가 필요한 곳에 적절하게 문화가 연결될 것인지, 예술이 문화도시 안에서 역동성을 발휘할 수 있는 구조는 무엇인지 등 문화도시 안에서 유기적으로 발현되어야 하는 다양한 주제들을 함께 살펴보고, 의견을 내는 그런 자리였다고 하겠다.

02

03
구체적으로 제안된 의견들을 요약하면 인천 역사를 관통하며 켜켜이 쌓인 인천가치를 긍정적 에너지로 어떻게 전환할 수 있을 것인지, 또 청년, 다문화, 시민의 생활문화 등 정책적으로 힘을 실어야만 작동될 수 있는 영역을 실제 문화도시 정책에서 어떻게 구현할 수 있는지, 인천을 이루는 각 자치구의 역사, 문화적 잠재력이 인천 문화도시 정책에 효과적으로 연계되는 방법에는 무엇이 있을지, 현재 인천에서 광범위하게 펼쳐지는 관광, 원도심 재생, 도시공간 변화 등은 문화도시와 어떻게 연동되어야 하는지, 또 문화산업 및 문화콘텐츠 산업과 같이 활성화가 필요한 부분에서 문화도시 정책은 무엇을 고려해야 하는지, 이 모든 것을 실현함에 있는 지역문화 전문인력, 정책추진체계 등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이슈는 무엇인지 등에 대한 다양한 의견들이 수십 여 명 패널의 발제와 객석에 참여한 시민들의 이야기로 펼쳐졌다.

이번 집담회는 완성된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을 공유, 확산하는 자리가 아니라 오히려 문화도시 계획수립을 위한 이슈들을 모아내고 의견을 청취하는 자리였기 때문에 결론이 만들어진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슈들을 공론화하는 그 자체가 인천의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에 대한 다양한 전문가, 시민들의 관심을 모아내고, 또 향후 진행과정에 보다 주체적으로 개입할 수 있는 여지를 만드는 과정이었다는 것이 가장 큰 성과라 하겠다. 때문에 이와 같이 시민과 시정이 인천의 문화를 공론화하는 장은 인천 문화도시의 정례적 프로그램으로 정착되는 것이 필요하다.

04
05

사실, 문화도시는 단기간에 완성되는 어떤 것이 아니라 오랜 시간과 과정을 통해 지난하게 완성되어가는 모든 도시의 궁극적 지향점일지도 모른다. 때문에 이미 오랜 시간을 통해 세계의 많은 도시들은 문화도시로 존중받고자 유럽문화수도와 같은 국제적 제도를 만들기도 하고, 국내에서도 지난 정책적 시행착오를 딛고 열린 과정으로서의 문화도시문화마을 정책을 새롭게 펼치고 있는 것이다.

06

이러한 맥락에서 인천 문화도시 종합발전계획은 인천의 가치를 문화적으로 해석, 재창조하고 이를 장기간 구현함으로써 지속가능한 발판을 만들기 위한 큰 방향과 정책추진체계, 시정과 시민의 유기적 소통체계를 제도적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핵심일 것이라 본다. 본 연구는 2016년 5월 시작되어 2017년 3월 종료되는 5개년 계획이다. 집담회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2차례의 중간보고, 정책토론회, 시민공청회, 전문가자문회의, 최종보고회 등 열린 자리들이 이어진다. 연구자의 입장에서는 매우 제한된 기간 안에 숨 가쁜 일정이지만 문화도시 정책수립이라는 과업의 본성에 따르자면 꼭 필요한 프로세스여서 참 어려운 작업이면서 동시에 가치가 있는 일이기도 하다. 5개년 계획이 가지는 단기성이 있지만 인천 문화도시로의 장기적 성장을 전제하고 5개년 내에 꼭 실행되어야 할 과제들을 중심으로 계획이 수립될 것이며, 이 모든 과정은 인천 문화도시를 만들어갈 주체로서 인천의 여러 전문가, 시민들의 힘이 수반되어야만 실현가능한 계획이 될 것이라 본다.

글 / 추미경(문화다움 대표, 인천문화도시종합발전계획 수립 연구책임)

Share.

Leave A Repl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