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 인터뷰-유쾌한 소통 2>
인천문화통신3.0은 2020년 9월부터 지역 문화예술계 · 시민과 인천문화재단과의 소통을 위해 <유쾌한 소통>이라는 이름의 기획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였다. 매달 2개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시민과 예술인들을 만나고 있다.
지역사회를 한데 묶는 문화의 힘, 마을문화공동체로 꽃피다 시각예술분야 문화예술교육사 심은혜
홍봄(기호일보 기자)
“‘문화예술교육사’라고 하면 아직도 모르는 사람이 많아요. 스스로를 브랜딩하고 홍보하기 시작한 이유죠. 문화예술교육사가 설 자리가 없다는 건 그만큼 주민들이 문화예술을 접할 기회가 사라진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문화예술이 보다 활성화되고, 함께 만들어 갈 수 있는 문화예술사업이 많아지기를 기대합니다.”
‘예술로 꿈꾸며 디자인하는 시각예술분야 문화예술교육사’ 심은혜 씨를 만나다
유독 길었던 겨울이 움츠러들 무렵 만난 심은혜 씨는 자신을 ‘예술로 꿈꾸며 디자인하는 시각예술분야 문화예술교육사이자 마을문화 활동가’라고 소개했다. 심 씨는 8년 차 문화예술교육사다. 과거 그래픽 디자이너로 활동한 그는 자유학기제를 활용한 디자인 수업을 계기로 자연스럽게 문화예술교육의 길로 들어섰다. 2014년을 시작으로 인하대학교 문화예술교육원 학교예술 강사지원사업 <we art play> 디자인 강의,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문화예술교육사 현장길라잡이 연수> 문화예술교육사 퍼스널 브랜딩 특강, 인천교육청학생교육문화회관 <찾아가는 아트스쿨 진로체험> 강의 등을 활발히 해왔다. 현재는 문화예술 콘텐츠개발과 교육, 문화예술사업에 참여하면서 인하대 대학원에서 문화경영학, 디자인융합을 공부하고 있다.
인하대문화예술교육원, 2021 학교예술강사 지원기획사업 ‘We Art Play’ 프로젝트 (사진 제공: 심은혜) |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마을공동체를 만들자
심 씨가 최근 몇 년간 새롭게 몰두하기 시작한 분야는 마을문화교육이다. 2020년 마을문화교육활동가 양성과정을 수료한 것을 계기로 지역 마을문화 커뮤니티 ‘상상예담’ 부대표로 활동 중이다. 그는 문화예술교육 분야의 마을 단위 매개자로서 문화예술을 통해 개별화된 삶을 사는 주민들을 사회적 참여와 지역변화에 함께 관심을 만들어 가게 하는 역할을 한다.
심 씨는 “문화예술교육을 할 때는 소통과 경험 중심의 예술교육과 사람, 학생을 잇는 매개자의 역할을 하기 위해 노력해 왔어요. 마을문화교육활동을 시작하면서는 사람과 사람을 잇고, 지역(마을)과 사람을 이어가며 지식, 예술, 교육, 가치 등을 지속적으로 나누고자 해요. 지역과 함께 문화를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것을 느끼고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이어 “문화예술교육을 하면서도 늘 지역과 일상에서 자연스럽게 다양한 대상들이 문화와 예술교육을 접할 기회나 소통의 장, 활동공간이 확대되길 바랐어요. 예술가들 그리고 문화예술교육자들, 학생, 주민들이 자연스럽게 접근할 수 있는 예술문화 공간이 확대되었으면 했기 때문에 마을문화교육 역시 이전 활동과 방향이 크게 다르지 않아요.”라고 설명했다.
미래사회 대응 열쇠는? 마을문화교육과 생태주의적 교육!
그는 “교과서 중심으로 개인학습이 이루어지는 방식보다는, 학생 간의 협동이나 교사와의 관계가 학교의 울타리를 넘어 지역으로 확산되는 관계적 네트워크 안에서 배움이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문화예술교육은 그 도구가 될 수 있어요.”라고 강조했다. 그가 생각하는 생태주의적 교육 원리는 ‘상생’이다. 공동체 안에 공존과 협동을 위해서 교사와 학생을 포함한 모든 관계가 일방적인 것이 아니라, 서로 배우고 가르치는 상호존중 관계가 이루어져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를 위해서는 학교 안팎에서 올바른 마을문화 공동체 학습생태계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학교와 지역사회를 기반으로 하는 학습생태계 안에서 학생들은 상호작용, 경험, 교육주체의 자율성 등을 통해 스스로 배움을 실천할 수 있다는 것이다.
주민들과 커가는 지역마을문화 커뮤니티 ‘상상예담’
상상예담은 마을문화교육과 생태적 교육을 실현하는 단체다. 마을문화교육활동가양성과정에서 만난 인연들이 모여 공부하고 고민하고 실현한다. 상상예담 구성원들은 함께 지역 마을학교 <마을 속에서 나를 찾는 문화예술 창의체험>, 평생학습 공동체 사업 <업사이클링을 통한 마을융합교육 프로그램 연구>, 인천문화재단 생활문화동아리 사회공헌 지원사업 <지속가능한 예술로 순환 생태계> 등에 참여했다. 또 평생학습관 <환경메이커 여기여기 모여라!>, <환경실천 워크숍 & 새활용 작품 강의>, 노인인력개발센터 <초등학교 아동 돌보미 전문 시니어 양성교육> 강의 등을 해왔다.
상상예담을 꾸린 1년 차에는 공동체에서 의미를 찾는 데 중점을 두고 수업을 진행했다. 미술과 음악, 스피치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만든 지역마을문화 커뮤니티이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년 차는 업사이클링과 생태교육이라는 큰 이슈를 아이들과 마을 어른들을 대상으로 공유했다. 3년 차인 올해는 연극이나 원예 전문가들을 모셔 아이스브레이킹을 하고 학습을 심화해나갈 예정이다. 남동구평생학습관에서 아이와 학부모가 함께 만든 결과물을 전시하는 것 역시 올해 목표 중 하나다. 심 씨는 “경험 중심의 상호교류적인 마을문화, 문화예술교육을 통해 아이들과 시민들의 공감능력과 사회성을 기를 수 있도록 돕고 싶어요. 다양한 교과목과 문화예술교육을 자신의 미래를 지역에서 자기주도적으로 만들어가고 참여하며 풀어 나아가도록 조력하고 싶습니다.”라고 말했다.
2022 인천마을학교 메타버스 박람회 (출처: 심은혜 블로그) |
“접하기 쉽고 편안한 인천 문화공간 많이 생겼으면…”
심 씨는 지역 문화예술 활성화 방안으로 ‘공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공공기관들이 교육을 위한 공간을 개방한다고는 하지만, 실제 확보가 생각만큼 쉽지 않기 때문이다. 교육사나 마을활동가들이 도서관이나 지역행정복지센터, 문화공간 등을 직접 뛰어다니면서 섭외에 노력하지만 여러 이유로 불가능한 경우가 생긴다. 그는 “길을 지나다 보면 카페는 쉽게 찾게 되지만 문화공간은 찾기가 힘들어요. 우리가 커피를 찾아 카페를 손쉽게 갈 수 있듯이 지역에서 문화예술활동과 예술교육을 할 수 있는 공간들을 쉽게 접하고 싶습니다. 시민들이 문화예술에 관심을 더 갖고 함께 즐길 공간과 기회를 만들어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라고 강조했다.
여기다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문화생활을 즐기는 문화시민이 되려면 관련 플랫폼이나 홍보, 접근 기회도 필요하다. 그는 좀 더 다방면의 주민 제안 문화사업, 지역 시민 중심의 지원사업, 지역사회의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어 낼 수 있는 방향의 문화예술사업이 확대되기를 기대했다.
문화공간을 세우는 것은 그의 꿈이기도 하다. 언젠가는 복합문화예술공간을 만들어 프로그램 기획과 학습, 역량 강화 네트워킹 등 주민들과 다양한 활동을 하고 싶다. 심 씨는 “문화예술교육사들이 쫓아다니면서 강의하지 않더라도 누구나 찾아와서 문화를 접하고 강의를 들을 수 있는 공간을 꼭 세우고 싶어요. 인천 문화예술교육사 선생님들 그리고 마을문화교육 활동가 모두 응원합니다!”고 환히 웃어 보였다.
인터뷰 진행/글 홍봄(기호일보 사회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