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예술과 지역인재 육성의 토대를 마련하다: 인천대학교 김용민 교수와의 만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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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뷰-유쾌한 소통 1>

인천문화통신3.0은 2020년 9월부터 지역 문화예술계 · 시민과 인천문화재단과의 소통을 위해 <유쾌한 소통>이라는 이름의 기획 인터뷰 자리를 마련하였다. 매달 2개의 인터뷰 기사를 통해 문화와 예술을 사랑하는 각계각층의 시민과 예술인들을 만나고 있다.

문화예술과 지역인재 육성의 토대를 마련하다인천대학교 김용민 교수와의 만남

류수연(인하대학교 교수)

김용민 교수는 연세대학교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프랑스 프로방스 대학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1994년 인천대학교에 부임하면서 인천과 연고를 맺은 뒤 지금까지 인천시민으로 살고 있다. 학내에서 인문대학 학장, 문화대학원 원장, 교수회 회장, 평의원회 의장, 법인 이사 등을 역임했다.

코로나19의 발생 이후 일 년 반이 넘게 비대면 수업이 이어지고 있는 모든 대학은 캠퍼스의 공동화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하지만 다른 한편으로 코로나19라는 현실은 오히려 우리에게 대학의 역할을 되짚어 보게 만들기도 한다. 문화예술 영역의 인재를 육성함에 있어서도 마찬가지일 것이다. 인천대학교 문화대학원 설립에서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던 김용민 교수를 통해 그 관계성을 되짚어보았다.

“지역문화 인재 양성과 문화 자립의 필요성”

불문학자인 김용민 교수가 인천의 문화계와 인연을 맺은 것은 대략 16여 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07~2008년 무렵 인천대 인문대학은 교육부 특성화 사업에 선정되었는데 이 사업의 한 꼭지가 바로 <문화매개자 양성사업>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당시 인천대에는 문화예술가를 교육할 전문적인 커리큘럼이나 학제가 마련되어 있지 않았고, 이에 김용민 교수는 지역문화계에 손을 내밀게 되었다.
김용민 교수는 대학의 특성화 사업이라는 현실적인 과제를 통해 지역문화계와 인연을 맺게 된다. 지역문화계를 잇는 교량이자 인재육성과 지원을 목표로 설립된 인천문화재단이 막 초기 목표를 수행하던 때였다는 것도 큰 행운이었다. 말 그대로 대학과 지역의 니즈가 적실하게 만나게 된 것이다. 인천은 서울, 부산과 함께 대한민국의 3대 도시이지만 그 문화적 토양은 척박하기 그지없었다. 그것은 지역인재를 기를 육성시스템이나 그들이 자생할 수 있는 토대가 부족했기 때문이다. 김용민 교수는 문화전공자는 아니었지만, 지역의 문화적 거점을 마련하는 것이 가지는 중요성을 이때 절실하게 깨달았다고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대학이 있어야 함은 부정할 사람이 없을 것이다.

“당시 인천대는 지역문화계와의 연계성이 적었어요. 이건 아마 인하대도 마찬가지였을 겁니다. 어떻게 하면 이 연계성을 높이고 인재가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지 고민했고, 그 과정에서 문화대학원의 필요성이 도출된 거죠.”

문화대학원의 필요성을 인식했지만, 그것이 현실화되기까지는 그리 쉽지 않았다고 한다. 지역문화인력 양성의 중요성에 대한 지역의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았고, 특히 당사자인 대학 내의 인식이 매우 부족한 형편이었기 때문이다. 대학원 설립에 핵심인 정원 확보는 대단히 민감한 사항이었기 때문에 대학 구성원의 동의와 집행부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필요했다. 여러 난항을 겪으며 구성원을 설득했고 제반 조건을 준비하기까지 몇 년이 걸렸다. 그리하여 마침내 2012년 11월 인천대학교의 문화대학원이 설립인가를 받는 결실을 얻게 된다. 비록 정원 7명에 불과한 소박한 출발이었지만, 지역문화예술계에 종사하는 인재들이 모일 거점이 마련되었다는 의미는 결코 소소하지 않았다.

“인천에 뿌리를 두고 더 멀리 뻗어 나가야”

김용민 교수는 문화대학원 설립에 있어서 자신의 역할은 아주 작은 것에 불과했다고 말한다. 문화전공자도 아닌 더구나 서양문학 전공자인 그가 지역예술을 고민하고 그 청사진을 감당하기는 어려웠다고 말한다. 이러한 그의 겸양은 오히려 인천대 문화대학원 설립을 추진했던 그의 의지와 지역문화에 대한 애정이라는 진정성을 엿볼 수 있게 해주었다. 김용민 교수뿐만 아니라 지역의 많은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든든한 지지가 인천대 문화대학원의 10년 역사를 일구어낸 힘일 것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약속처럼 인천대 문화대학원(2013년)은 인하대 문화경영대학원(2006년)과 함께 인천을 대표하는 문화예술 인재를 양성하는 양대 거점으로 성장해왔다. 고질적인 인재난에 시달렸던 지역문화계에 수혈하는 기능적 역할에도 충실했음은 두말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이제 인천이라는 도시의 규모에 걸맞은 문화적 인프라를 위해 도약할 때”

김용민 교수는 인천문화재단의 제5기 이사이기도 했기에 재단의 비전에 대한 의견 역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잘 알려진 대로 인천은 근대의 관문이었다. 개항도시라는 의미는 열려 있는 도시라는 의미이다. 그것은 인천의 현재에도 그대로 적용된다. 여전히 공항과 항만을 가진 인천은 밖으로 열려 있는 도시이다. 따라서 김용민 교수는 인천의 문화는 근본적으로 열린 공간을 지향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가령 신포동을 보면, 그곳이야말로 다양한 문화가 역사라는 시간과 공존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다만 그것만으로 충분하지는 않다. 한 도시와 그 도시의 장소가 문화적 거점이 되기 위해서는 젊은이들이 와야 한다. 서울을 모방하거나 복제하는  것으로는 이 목표를 이룰 수 없다. 서울이나 다른 도시에서 할 수 없는 것을 하고, 그러한 동력이 모일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 지금 인천에 필요한 것은 바로 그러한 상상력이다.

“인천문화재단은 굵직한 정책과 비전으로 명실상부한 지역의 문화적 허브가 되어야”

김용민 교수가 던진 화두는 어쩌면 분명하다. 그가 인천문화재단의 활동을 애정을 갖고 성원한 지가 벌써 10여 년이 넘었다. 그런 그는 이제 재단이 그 본연의 가치에 보다 충실할 것을 요구한다. 그것은 바로 광역문화재단으로서 비전과 인천이라는 도시 전체를 이끌 아젠다를 도출하는 일이다. 김용민 교수의 요청과 바람이 인천문화재단의 행보 속에서 실현되기를 기대해 본다.

인터뷰 진행/글: 류수연

문학/문화평론가. 2013년 계간 『창작과비평』의 신인평론상을 수상하며 등단. 현재 인천문화재단 이사이며, 인하대학교 프런티어학부대학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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