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시 청년문화 활성화 방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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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시 청년문화 활성화 방안

최영화(인천연구원 연구위원)

‘청년’이라는 주체이자 대상한국 사회에서 청년은 시대적 맥락에 따라 다르게 규정되어 왔다. ‘청년’이라는 개념이 처음 등장한 근대 전환기에는 청년이 사회변화를 주도하는 ‘새로운 세력’(1900년대)이었으나, 산업화 시기에는 ‘산업일꾼’(1960년대)으로 불리었고, 이어서 ‘민주화 세력’(1970~1980년대)이 되었다가, ‘신세대’나 ‘X세대’ 등 소비문화의 주체(1990년대)가 되기도 하고, ‘88만 원 세대’나 ‘N포세대’ 등 경제적 빈곤세대(2000년대)로 호명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1980년 이후에 태어나 날 때부터 디지털 환경에 익숙한 2030세대를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라고 일컬으며 이들 집단의 취향과 성향에 주목하고 있다. 이와 같이 청년세대를 향한 호칭의 변화는 그 사회가 청년들을 바라보는 관점의 변화를 보여준다. 청년은 1990년대까지는 사회변화를 주도하는 주체로 여겨졌으나, 2000년대 이후부터는 주로 경제적 지원이 필요한 대상으로 간주되었으며, 최근에는 기성세대와는 구별되는 새로운 정체성을 지닌 집단으로서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청년의 삶 전반을 지원하는 청년정책의 추진정책적 관점에서 청년을 주목하기 시작한 것도 청년이 지원대상으로 인식되면서부터라고 할 수 있다. 2000년대 이후 지속되는 경제 불황 탓에 청년실업이 사회적 문제가 되자 국가와 지자체를 중심으로 청년 일자리 지원정책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구조적으로 청년실업의 해결이 쉽지 않은 상황에서 청년정책의 중점을 일자리 정책에만 두는 것에 대한 문제 제기가 이어지면서 최근 들어 청년의 삶 전반을 다각도로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적 전환이 이루어지고 있다. 특히 2020년에 「청년기본법」이 제정되면서 국가와 지자체는 정치·경제·사회·문화 등 모든 분야에서 청년의 참여와 활동을 지원해야 하는 책무를 지니게 되었다.

「인천광역시 청년 기본 조례」 상 청년문화인천시도 2018년에 청년에 대한 포괄적 지원을 명시한 「인천광역시 청년 기본 조례」를 제정했다. 특히 조례 16조에서는 청년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청년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방안을 강구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조례상 청년은 ‘인천에 거주하는 만 19세 이상 39세 이하의 사람’을 지칭한다. ‘청년문화’의 정의가 조례에 명확하게 제시되어 있지는 않으나 “창의적 청년문화 형성을 위해 청년 문화예술인의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청년의 문화예술 향유를 확대하기 위해 노력하여야 한다”는 규정에서 미루어 볼 때 청년들의 창작활동과 향유활동을 아우르는 문화활동 전반을 일컫는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인천시 청년문화 여건과 실태인천시가 청년문화를 지원한다고 할 때, 먼저 필요한 것은 인천시의 청년문화 실태를 파악하는 것이다. 인천시의 청년인구는 2020년 2월 기준 총 858,581명으로 인천시 전체 인구의 29.1%에 해당한다. 그리고 한국예술인복지재단에 등록된 청년예술인은 1,800명(2020.2. 기준)으로, 인천시 전체 등록예술인 중 62.1%를 차지한다. 그러면 인천시 전체 인구의 29%, 등록예술인의 62%를 차지하는 청년들의 문화활동 실태는 어떠한가.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수행한 『2019 국민여가활동조사』와 『2019 국민문화예술활동조사』, 인천연구원에서 시행한 『2019 인천 청년실태조사』와 『2018 인천 예술인 실태조사』의 결과를 통해 인천 청년들의 문화예술 실태와 청년예술인들의 창작활동 실태를 살펴보았다.
대체로 인천 청년들은 여가시간에 문화예술활동 보다는 취미·오락활동이나 휴식을 취하며, 문화예술활동을 하더라도 단편적·소극적이고 재참여 의향이 없다는 응답 비율이 높게 나타났다. 미술관, 문예회관, 박물관 등 문화시설도 적극적으로 이용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이용하더라도 서울 등 타지역의 시설을 주로 이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한편, 청년예술인의 경우에는 전체 응답자의 41.6%가 인천 외 지역에서 활동한다고 응답했으며, 지원사업 참여 경험도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의 44%는 거주공간이나 그 외 공간에도 창작공간이 없다고 답했고, 예술단체에 소속되어 있지 않다는 응답률이 60.5%로 나타나 개별적으로 활동하는 예술인이 더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특히 기성예술인들에 비해 경력이 부족한 청년예술인들이 지원사업에서 소외되면서 전반적인 예술정책 만족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천시 청년문화 활성화를 위한 제안그러면 인천의 청년들은 청년문화의 활성화를 위해 어떠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생각하고 있을까. 인천 청년네트워크, 인천 청년정책위원회, 청년전용시설, 대학교 문화예술동아리, 지역문화재단, 청년단체 등에서 활동하는 관계자 총 20명을 대상으로 시행한 수요조사 결과, 제도·시설·인력·사업 분야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시되었다. 우선, ‘제도’ 면에서 청년들은 청년문화 조사 및 연구를 통해 세분화된 청년문화정책이 수립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또한 청년이 주도하는 문화정책을 추진하기 위한 체계 마련도 강조했다. ‘시설’과 관련해서는 인천시에 부족한 청년 공유문화공간과 청년예술인을 위한 창작공간을 조성하되, 청년이 주체가 되어 기획하고 운영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시되었다. ‘인력’ 분야에서는 청년문화인력의 양성뿐만 아니라 기관 배치와 이후 관리·운영체계 마련까지 필요하며, 청년예술인의 창작지원 외 발표·홍보·교류 등의 간접지원도 강화되어 예술가로서 역량을 키워나갈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제안이 있었다. ‘사업’으로는 청년들의 관심사와 취향에 맞는 다양한 문화사업을 발굴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았다.

청년문화를 활성화하기 위한 정책적 수요를 종합해보면, 청년들은 제도·시설·인력·사업 전 분야에서 주체적 활동을 할 수 있기를 바라는 것으로 나타난다. 따라서 지역 내 청년문화를 활성화하고자 할 때 정책의 방향은 ‘주체’로서 청년들의 참여와 활동 기회를 보장하고 여건을 마련하는 방향으로 설정되어야 할 것이다.

※ 본 칼럼에 대한 더 자세한 내용은 『인천시 청년문화 활성화 방안 연구』(인천연구원, 2020)을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최영화(崔榮和, Choi Younghwa)

○ 현 인천연구원 도시사회연구부 연구위원
○ 현 인천대학교 문화대학원 겸임교수
○ 현 부평구문화재단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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