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은 계속 되어야 한다. – ‘인천 문화예술 코로나19 피해 관련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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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에도 불구하고 예술은 계속 되어야 한다.
– ‘인천 문화예술 코로나19 피해 관련 긴급 설문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주현수.박석태(인천문화재단 창작지원부)

지난 3월 11일, 세계보건기구(WHO)가 감염병 세계 유행인 ‘팬데믹’을 선언한 지 어느덧 6개월이 흘렀다. ‘신종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19(이하 코로나19)’는 우리의 생활 영역 대부분을 뒤흔들었고, 그 피해는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지난 상반기 동안 문화예술 분야에서는 ‘생존’이라는 단어가 반복되었다. 예측이 불가능한 문화예술 시설의 폐쇄, 기약할 수 없는 행사 연기 등 예술 활동 자체를 위협하는 현실이 지속되었다. 예산은 긴급하게 투입되었고, 각종 지원사업들은 현장 상황에 따라 다양하게 변주되는 중이다. 재단은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 문화예술 영역의 피해 실태가 어떠한 상황인지, 앞으로 재단이 준비하고 마련해야 할 것은 무엇인지 현장의 실질적인 이야기를 듣고자 했다. 소규모 그룹 간담회를 통해 검토된 초기 의견들을 바탕으로 지난 8월 5일부터 14일까지 10일간 온라인 홍보매체를 활용해 「인천 문화예술 코로나19 피해 관련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응답 대상은 약 1,500명 범위로 이 중 21%인 317명의 응답 결과가 도출되었다. 이 중 예술인은 167명, 시민 150명이 응답하였다.

설문의 주요 문항인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 활동의 피해 유무’는 응답 예술인의 96%인 160명이 피해를 호소했다. ‘잘 모르겠다’는 응답은 6명으로 전체의 3.6%이며, ‘피해가 없다’고 답변한 예술인은 단 1명에 불과했다. 해당 응답 결과는 다소 무거운 메시지를 전해주고 있다. ‘잘 모르겠다’는 답변은 코로나19의 발생 전·후 예술가의 삶의 질이 결코 달라지지 않았다는 뜻을 내포하고 있기 때문이다. 피해의 영역은 명확하게 예술 활동의 근간이 되는 생계의 위협이 주된 답변이었으며, 예술가들의 주요 생계 수단이라고 할 수 있는 문화 예술 강의의 중단과 지연, 행사 취소와 연기에 따른 수익금 감소 등이 많은 분들이 언급하였다. 해당 피해의 정도를 금액으로 추산했을 때, 전체의 27.5%가 500만 원 이상, 23.9%가 100~200만 원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한 예술인의 34.1%는 코로나19로 인해 예술 활동 지속의 가장 어려운 점으로 ‘경제적 수익 감소로 인한 활동 자체의 어려움’을 꼽았다. 이는 일상생활의 안정적 유지 자체가 힘들어지면서 창작 작업이 존속 기로에 서 있는, 말 그대로 ‘생존’의 갈림길에 놓인 상황을 보여주는 수치였다. 그 뒤를 잇는 답변으로는 ‘외부활동 참여 자제 분위기에 따른 모객의 어려움’이 19.2%로 집계되었다. ‘그렇다면 이 시점에 문화예술 분야가 시급하게 추진해야 할 것이 무엇인가’라는 질문 문항도 있었다. 이에 대해서는 35%가 ‘예술인의 생계유지를 위한 긴급 자금 지원’, 35%가 ‘무기한 연기되는 창작발표 등 행사의 재개’를 응답하였다. ‘문화예술시설이 앞으로 개선하고 강화해야 할 사항’으로는 각각 36%, 27.5%의 예술인이 ‘비대면 문화예술활동의 확대 방안과 방법의 모색’, ‘사회적 거리 두기 장기화에 대비한 문화예술 관람 매뉴얼의 필요성’을 들었다.

앞서 언급한 설문 문항들에 이어 ‘인천문화재단에 바라는 점’이라는 유일한 주관식 문항에는 놀랍게도 예술인 응답자 167명 중 무려 163명이 구체적인 답변을 제출했다. 현장 상황의 심각성을 텍스트로 표현한 호소부터 재단에 요구하는 다양한 제도적 보완 장치들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중 ‘온라인 및 비대면으로 문화예술을 지속할 수 있는 관련 교육 프로그램’과 ‘온라인 플랫폼 구축의 필요성’, ‘예술인의 생계유지를 위한 긴급지원의 2차 시행 요구’ 등의 답변이 주요하게 언급되었다. 올 한 해의 상황이 큰 위기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창작 활동을 얼마나 더 지속할 수 있을까라는 예술인들의 심리적 상황이 읽히는 답변들도 많았다. 이러한 상처와 내면의 치유를 위한 방법도 재단이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숙제인 셈이다.

예술인에 이어 시민의 답변들도 코로나19로 인한 문화예술 환경이 얼마나 심각한 위기 상황인지 보여주는 결과가 나왔다. ‘코로나19의 발생 전과 후를 비교해 문화예술 시설의 이용 빈도’를 물었는데, 전체 응답자 150명 중 단 5명을 제외한 145명, 96%가 ‘방문을 줄였거나 중단’했다고 대답했다. 그 중심에는 ‘감염 우려와 사회적 거리 두기로 인한 외부활동 참여 자제 분위기’가 있었고, 이러한 것들이 문화 예술 활동을 자제시키는 요소라고 전체의 72.7%가 응답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희망을 확인할 수 있었던 점은, 응답한 시민의 60% 이상이 ‘코로나19가 장기화되더라도 문화생활을 지속하겠다’는 답변을 내놓았다는 사실이었다.

이번 설문 조사 응답 기간(8월5일~14일)이었던 8월 초는 사회적 거리 두기 완화로 경직되었던 문화 예술 활동이 조금씩 재개되고 있던 시점이었다. 재단은 이에 피해 실태를 조사, 현장 상황에 맞춰 긴박하게 움직이며 포스트 코로나를 대비한 다양한 방안을 모색하고 검토 중에 있었다. 그러나 지난 8월 19일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격상으로 앞으로의 예술 현장은 본 설문 조사를 실시했던 2주 전 당시보다도 더욱 어려운 상황에 놓일 것으로 예상된다.

인류가 다시는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 없을 것이라 말하는 학자들이 많이 있다. 실제로 우리는 코로나19 이전의 삶으로 돌아가기보다는 포스트 코로나를 위한 새로운 방법들을 신속하게 마련하고 시행해야 할 것이다. 많은 이들이 예술이 현 위기를 돌파할 해법으로 비대면, 무관중, 온라인 등을 언급하고 있는데, 결코 이것만이 정답이 될 수 없다. 다만, 예술의 창작과 향유가 중단되지 않기 위해서는 다양한 방법과 실험들이 필요하다. 재단 또한 관련하여 다양한 방식과 플랫폼을 고민하며 현장의 요구와 목소리를 반영한 사업들을 추진할 계획이다.

■ 예술인 대상 설문 문항 조사 결과

1. 예술인 복지법에 따른 예술활동증명 완료 여부
[답변 결과]

○ 예술증명 완료 98명(59%)
○ 예술활동증명 미완료 69명(41%)

2. 예술활동증명 완료되지 않은 경우, 해당 사유
[답변 결과]

○ 신청 자료 부족 24명(34.8%)
○ 신청방식의 어려움 29명(42%)
○ 필요성이 없음 16(23.2%)

3. 주요 활동 장르
[답변 결과]

○ 문학 7명(4.2%)
○ 시각 36명(21.6%)
○ 음악 38명(22.8%)
○ 무용 12명(7.2%)
○ 연극 31명(18.6%)
○ 전통 8명(4.8%)
○ 영화 3명(1.8%)
○ 문화예술교육 10명(6%)
○ 기획 11명(6.6%)
○ 기타 11명(6.6%)

4. 코로나19와 관련한 예술 활동 피해 유무
[답변 결과]

○ 피해가 다소 있다 160명(95.8%)
○ 피해가 없다 1명(0.6%)
○ 잘 모르겠다 6명(3.6%)

5. 코로나19로 인해 받은 피해의 영역(2개 복수 선택)
[답변 결과]

○ 행사 취소/연기에 따른 수익금(입장료)감소 101명(31.6%)
○ 행사 취소/연기에 따른 출연료 등 미지급 33명(10.3%)
○ 행사 취소/연기에 따른 추가 비용 발생 42명(13.1%)
○ 문화예술분야 강의활동 등의 중단 및 지연 117명(36.6%)
○ 해당없음 7명(2.2%)
○ 기타 20명(6.3%)

6. 코로나19로 인해 받은 피해의 규모(금액)
[답변 결과]

○ 100만원 미만 19명(11.9%)
○ 100만원 이상~200만원 미만 38명(23.8%)
○ 200만원 이상~300만원 미만 17명(10.6%)
○ 300만원 이상-400만원 미만 7명(4.4%)
○ 400만원 이상-500만원 미만 19명(11.9%)
○ 500만원 이상 44명(27.5%)
○ 확인 불가 13명(8.1%)
○ 기타 3인(1.9%)

7. 현재 문화예술활동에서 코로나19로 인해 가장 어려운 점(2개 복수 선택)
[답변 결과]

○ 감염위험, 사회적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외부활동 참여 자제로 모객의 어려움 64명(19.2%)
○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적 수입 감소로 예술인, 단체 활동의 어려움 114명(34.1%)
○ 코로나19 여파와 관계없이 지역에서 예술활동으로 안정적 생계유지의 어려움 62명(18.6%)
○ 현장 무대, 전시 장소의 휴관으로 인한 예술 창작 발표 장소의 부재 41명(12.3%)
○ 온라인 비대면 콘텐츠 전환의 현실적 어려움, 한계 52명(15.6%)
○ 기타 1명(0.3%)

8. 현 시점에서 문화예술계에서 가장 시급하게 추진해야 하는 점(2개 복수 선택)
[답변 결과]

○ 임대료, 대관료 등의 감면 또는 면제 29명(8.7%)
○ 예술인 긴급 생계자금의 지원 117명(35%)
○ 무기한 연기되는 창작발표 등 행사의 재개 75명(22.5%)
○ 사업 유예, 연기 등으로 인한 손실 보전 지원 50명(15%)
○ 공공시설 공연장 등의 개방 33명(9.9%)
○ 관람료 할인 등 시민참여 확대를 위한 지원 정책 확대 24명(7.2%)
○ 기타 6명(1.8%)

9. 코로나19의 잠정적 종료 이후 문화예술 시설이 개선·강화해야 할 지점(2개 복수 선택)
[답변 결과]

○ 비대면 문화예술활동의 확대 방안 및 방법 모색 120명(35.9%)
○ 공연장/전시장 폐쇄 등 발생 시 절차·대응의 표준 매뉴얼: 대관료, 계약금 등의 환불 등 49명(14.7%)
○ 사회적 거리두기 장기화에 대비한 문화예술 관람 매뉴얼: 방역조치, 관람 기준 마련 등 92명(27.5%)
○ 시민 참여 확대를 위한 할인, 무료 프로그램의 확대 61명(18.3%)
○ 해당없음 3명(0.9%)
○ 기타 9명(2.7%)

10. 코로나19의 장기화에 대비해 인천문화재단에 요구하는 것 : 167명 중 163명 주관식 응답 제출
[주요 답변]

○ 온라인 비대면 문화예술을 지속할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 온라인 플랫폼 구축 등의 필요성
○ 코로나 피해로 인해 예술인 심리적 위기 상황으로 이에 대한 치유 프로그램 요청
○ 별도의 신규 지원 사업이 아닌 긴급 지원의 2차 지원 요구
○ 일반 지원사업의 문턱 완화 요구 및 지역 연고에 대한 유연한 대응 요청

■ 시민 대상 설문 문항 조사 결과

1. 코로나19의 발생 전, 평소 이용했던 문화예술 콘텐츠(2개 복수 선택)
[답변 결과]

○ 연극, 뮤지컬 57명(19%)
○ 클래식, 오페라 24명(8%)
○ 대중음악, 콘서트 46명(15.3%)
○ 전통, 민속, 국악 4명(1.3%)
○ 무용 4명(1.3%)
○ 전시:시각예술 35명(11.7%)
○ 축제, 문화행사 58명(19.3%)
○ 문학:독서, 인문학강좌 18명(6%)
○ 생활예술:동아리 등 25명(8.3%)
○ 문화강좌 수강 24명(8%)
○ 기타 5명(1.7%)

2. 평소 문화예술콘텐츠를 선택하는 가장 큰 기준(2개 복수 선택)
[답변 결과]

○ 주변 권유와 추천 15명(5%)
○ 기분전환 등의 여가 62명(20.7%)
○ 공연 및 작품의 수준 60명(20%)
○ 취향 및 개인 선호도 117명(39%)
○ 교육 24명(8%)
○ 이벤트를 통한 무료 관람 18명(6%)
○ 기타 4명(1.3%)

3.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최근 1년 내 가장 많이 방문했던 문화예술 시설
[답변 결과]

○ 공연장 32명(21.3%)
○ 상업영화관(CGV, 롯데시네마 등) 33명(22%)
○ 시군구 문화예술회관 8명(5.3%)
○ 도서관 15명(10%)
○ 시립박물관 11명(7.3%)
○ 사설 갤러리 6명(4%)
○ 문화센터(백화점, 마트 등) 5명(3.3%)
○ 서점(동네책방 포함) 6명(4%)
○ 문화강좌 수강 시설(여성회관 등) 18명(12%)
○ 문화원, 생활문화센터 12명(8%)
○ 소극장 3명(2%)
○ 해당없음 1명(0.7%)

4. 위의 답변 시설의 방문 빈도
[답변 결과]

○ 주 1~3회 이상 41명(27.3%)
○ 월 1~2회 69명(46%)
○ 3개월에 1회 34명(22.7%)
○ 6개월에 1회 2명(1.3%)
○ 1년에 1회 2명(1.3%)
○ 해당 없음 1명(0.7%)
○ 기타 1명(0.7%)

5. 코로나 발생 전과 후를 비교, 이용 빈도의 변화 추이
[답변 결과]

○ 방문 및 이용 횟수에 변화가 전혀 없다(이전과 동일하다) 5명(3.3%)
○ 방문 및 이용 횟수가 다소 감소했다 73명(48.7%)
○ 방문 및 이용 횟수가 다소 증가했다 0명
○ 방문 및 이용을 하지 않고 있다 72명(48%)

6. 현재 코로나19로 인해 문화예술계가 처한 어려움에 대한 생각
[답변 결과]

○ 감염 우려,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인한 외부활동 참여 자제 분위기 109명(72.7%)
○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경제적 수입 감소로 문화예술 향유·관람 등의 활동이 어려운 사회적 분위기 32명(21.3%)
○ 코로나19와 관계없이 지역 내 문화예술 관련 정보의 부재 1명(0.7%)
○ 코로나19와 관계없이 매력적이지 않은 지역 문화예술 콘텐츠 6명(4%)
○ 잘 모르겠음 0명
○ 기타 2명(1.3%)

7. 사회적 거리두기가 종료된 후 가장 우선하고 싶은 문화예술 활동
[답변 결과]

○ 공연 관람 53명(35.3%)
○ 전시 관람 14명(9.3%)
○ 영화 관람 15명(10%)
○ 야외 문화예술 행사(축제 등) 22명(14.7%)
○ 문화 강좌 수강(여성회관 등) 25명(16.7%)
○ 온라인 활동(영상, 게임 등) 6명(4%)
○ 실내 활동(티비, 독서 등) 10명(2.7%)
○ 여행, 관광 10명(6.7%)
○ 기타 1명(0.7%)

8. 코로나19가 장기화된다고 가정할 경우, 문화예술 활동의 진행 의향
[답변 결과]

○ 문화생활을 할 것이다 93명(62%)
○ 문화생활을 하기 어려울 것이다 41명(27.3%)
○ 지금과 별 차이가 없을 것이다 3명(2%)
○ 별로 하고 싶지 않을 것이다 11명(7.3%)
○ 생각해 본 적이 없다 2명(1.3%)

■ 전체 응답에 대한 통계

1. 성별
[답변 결과]

○ 여성 208명(65.6%)
○ 남성 109명(34.4%)

2. 연령대
[답변 결과]

○ 10대 2명(0.6%)
○ 20대 37명(11.7%)
○ 30대 91명(28.7%)
○ 40대 85명(26.8%)
○ 50대 71명(22.4%)
○ 60대 28명(8.8%)
○ 70대 이상 3명(0.9%)

3. 거주 지역
[답변 결과]

○ 중구 19명(6%)
○ 미추홀구 54명(17%)
○ 동구 5명(1.6%)
○ 부평구 53명(16.7%)
○ 연수구 41명(12.9%)
○ 강화·옹진군 6명(1.9%)
○ 남동구 52명(16.4%)
○ 서구 43명(13.6%)
○ 계양구 18명(5.7%)
○ 타 지역(인천 외) 26명(8.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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