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 19-기후위기-문화예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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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기후위기-문화예술

민운기

코로나19 발생과 국내외의 상황 및 대응

희귀 바이러스 코로나19(COVID-19)가 엄청난 감염력을 보이며 지구촌을 강타하고 있다. 중국 우한에서 시작하여 우리나라는 물론 동남아와 중동, 유럽, 남미, 북미, 일본, 아프리카 등으로 퍼져나가며 수많은 확진자를 발생시키고 적지 않은 치사율을 보여주고 있다. 세계보건기구 WHO는 이미 이 전염병이 전 세계적으로 대유행하는 팬데믹(pandemic)을 선언한 상태다. 이의 차단을 위해 각 나라는 저마다 차이는 있지만 국경을 걸어 잠그거나 도시를 차단시키고,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각종 집회나 축제, 문화, 종교행사 등을 불허함은 물론 스포츠 경기까지도 중단시키는 등 저마다의 국가 역량을 총동원하여 방역에 나서고 있는 중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첫 확진자 발생 이후 정확한 감염 경로를 파악하는 역학조사와 더불어 이동 동선 및 당사자와 접촉한 사람들의 유증상 여부를 확인하고, 방문했던 곳을 차단 및 소독하며 실시간 관리체계 속에서 잘 대응하고 있다가 대구에서 ‘신천지’라는 신흥종교집단 교주와 신도들의 독특한 예배 방식과 무책임한 행동으로 인해 걷잡을 수 없이 퍼져나가는 위기 사태를 맞이한 바 있다. 이에 정부가 재난지역으로 선포하여 모든 행정력을 동원하고 전국에서 자발적으로 모여든 의료 인력들의 헌신적인 사투 끝에 점차 평정을 되찾아가고 있는 중이다.

이러한 상황을 겪으면서도 우리나라는 도시 봉쇄나 외출 금지 등의 극단적 행정 조치를 취하지 않고, 개인위생을 스스로 철저히 관리하는 전제 속에서 일상생활을 유지하도록 하면서도 우수한 기능의 진단키트를 개발 및 활용하여 확진자 조기 검진 및 발견과 격리, 치료는 물론 이동 경로의 신속한 공개, 자체 개발한 ‘드라이브 스루(Drive Thru-)’라는 방식의 도입, 자가진단 앱 개발 등 “투명하고(Transparent) 민주적(democratic)이며 혁신적인(Innovative) 기술기반의 대응”(기획재정부)과 국민들의 적극 협력으로 이를 슬기롭게 극복해가며 국제사회에서 코로나19 대처 모범국가로 인정받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전국의 확진자수가 계속해서 100명을 넘나드는 상황에서 정부의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두기’와 ‘잠시 멈춤’ 정책으로 모든 게 중지 및 폐쇄된 상황이다. 특히 어린이집은 물론 초ㆍ중ㆍ고 개학이 한 달 넘게 미뤄지다 초유의 온라인 개학을 하기에 이르렀으며, 뒤늦게 개강을 한 대학도 대부분 화상 강의로 이어가고 있다. 제21대 국회의원 선거 국면에서도 이전처럼 ‘거리의’ 열기를 끌어 모으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은 결국 소비 저하로 이어지고 상품의 재고가 쌓이며 생산이 중단되는 등 결국 경제가 마비되어 제2의 공황이 올지 모른다는 우려 속에 이를 다시 재가동시키기 위한 마중물 성격으로 각 지자체는 물론 정부 차원에서도 전 국민 대상 재난기금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이러한 국면에서 문화예술인들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안정된 직장이나 고정된 수익을 갖지 못한 이들은 매해마다 1,2월은 보릿고개로 근근이 넘겨 왔지만 3월을 지난 4월로 접어든 이맘 때 쯤이면 기지개를 펴야 되는 상황에서 계획했거나 초대를 받았던 각종 행사가 줄줄이 취소되면서 심각한 곤경에 처하게 되었다. 당연히 이에 대한 대책 마련의 목소리도 강하게 제기되고 있는데, 이 또한 각 지자체마다 대책을 세우거나 집행을 하고 있는 중이다. 인천시 또한 인천문화재단과 함께 긴급재난기금 20억 원을 마련하여 지원사업을 시작하였다. 당연히, 시급히 이루어져야 할 사안이라고 보며, 필요로 하는 곳에 제대로 지급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사실 이러한 재난 속에서는 이에 대한 피해의 정도는 물론 동일한 피해라도 계급에 따라 각기 다른 불평등 양상과 대처 능력을 보여준다. 이에 따라 정부 차원의 차별 없는 관심과 지원책이 필요하며, 국민들 또한 이런 때일수록 서로를 돕고 사회적 약자를 먼저 챙기려는 공동체 의식 발현이 매우 중요하다. 그렇게 할 때만이 이로 인한 재앙을 앞당겨 종식시킬 수 있을 것이다.

코로나19 이후의 과제와 문화예술

문제는 이러한 시태가 이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이미 사스, 신종 플루, 에볼라, 메르스 사태를 겪은 바 있고, 조류독감이나 구제역, 아프리카 돼지열병((ASF) 등이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상황에서 또 다른 바이러스는 언제라도 다시 발생할 수 있고, 심지어는 일상이 될 수도 있다는 전문가들의 예견이다. 그렇다면 코로나19 이후의 삶과 세계를 어떻게 변화시킬 것인가가 매우 중요한 과제로 떠오른다. 사실 이러한 사태는 인간이 자초한 재앙이라고 할 수 있다.

“바이러스는 스스로 움직이지 못한다. 인간이 바이러스의 이동 통로를 놓아 준 것이다. 문제의 근원은 야생동물의 서식지 파괴, 야생동물 매매, 공장식 축산 등 자연에 대한 인간의 과잉 활동이었다. 그렇게 인간은 코로나19를 불러들였고, 인간 속으로 들어온 코로나19가 인간을 몰아내고 있다. 빈 광장은 우리가 추구해 온 삶의 방식을 반성하라고, 우리가 생산하고 소비하는 방식을 변화하라고 요구한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코로나19 감염은 재난의 끝이 아니라 더 큰 재난의 시작이라고 경고한다. 코로나19 사태는 극복해야 할 재난이자, 우리가 알아들어야 할 시대의 징표다.

이에 무언가 달라지지 않는다면 이러한 사태는 또 다시 다가올 것이다. ‘위기 속 기회’라고, 하나의 실마리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 발견되었다. 다름 아닌, 도시민들이 일부나마 격리되고, 이동이 멈춰지고, 공장 가동이 중단되면서 공기가 맑아지고, 떠나갔던 동물들이 돌아온다는 소식이 들린다. 이른 바 ‘코로나의 역설’로, 그 동안 지구촌의 주인 행세를 해 온 ‘인간’이 그 동안 저지른 온갖 행태로 인해 또 다른 지구촌 가족을 위기에 빠트림은 물론 결국 인간 자신의 삶마저 곤경에 처하게 되었는데, 그 동안 그것이 얼마나 폭력적이고 탐욕적이었으며 자멸로 이끄는 일이었는지를 역으로 확인시켜 준 것이다. 상황이 이러다 보니 지구촌 생태계 차원에서 사실 가장 무서운 바이러스는 인간종이라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렇다면 결론은 명확하다. 더 이상 지구를 멍들게 하고 생태계를 파괴시키는 일을 중단해야 한다. 그러나 코로나19 상황 같이 모든 것을 멈출 수는 없는 일, 적절한 생산과 소비가 이루어져야 생활을 이어갈 수 있는 만큼 당장은 쉽지 않더라도 자연의 자기복원력에 맞는 정도로 서서히 맞추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도시 삶의 형태와 운영 구조 및 환경을 생태적으로 바꾸려는 적극적인 노력이 병행되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사회 혁신 실험과 논의, 실천이 일상적 차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이와 관련하여 기후 위기와 경제 문제를 동시에 풀기 위해 신재생 에너지 같은 친환경 사업에 대규모 투자를 해 경제도 살리고 사회 불평등도 없애는 그린뉴딜 정책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이러한 관심과 노력이 코로나19 대처 모범국가로 거론되고 있는 정부나 지자체 차원에서 적극 이루어지지는 않고 있다. 대한민국의 경우 기후위기 가해자 국가로 눈총을 받고 있을 정도로 소극적이고, 인천시도 마찬가지로 생태 파괴적인 도시 정책과 개발 사업에서 이렇다 할 변화가 감지되지 않고 있다. 도시의 일상 삶과 환경의 재구성 차원에서도 마찬가지다. 여전히 자본의 논리로 고도 제한을 완화시키고, 자연을 파헤치고, 오래된 주택이나 역사유산들을 부수고 있다. 그렇지 않으면 얄팍한 볼거리 중심의 관광지로 만들지 못해 안달이다. 최근 연구용역 잠정 발표가 이루어진 인천시 추진의 ‘개항장 문화지구 문화적 재생’이 그렇고, 동구가 일방적으로 추진 중인 ‘배다리 역사문화마을 조성 사업’도 그렇다. 그 어디에도 지속가능한 도시 삶의 차원에 대한 고민은 찾아보기 어렵다. 총선 국면의 국회의원 후보들도 마찬가지다. 당과 후보에 따라 차이가 없지는 않지만 지지율 또는 당선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높은 기득권 정당의 경우 새로운 패러다임의 제시는 고사하고 여전히 지역 개발과 발전 논리로 유권자들의 입맛에 맞추거나 관심을 끌어들이고 있는 경우가 많다.

결국 이의 해결은 문화예술활동의 몫으로 돌아온다고 보아진다. 그 누구보다도 시대적 논리에서 자유롭고, 인간 삶의 근원과 지구적 차원의 생태 위기를 남다른 촉수로 감지하여 드러내고 경고하고 대안을 제시할 수 있는 주체들이 나서서 분위기와 구조를 바꿀 수밖에 없다. 이는 기존의 문화예술 활동을 중단하고 전환하라는 것이 아니라 이러한 측면을 더하고 확장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사실 문화 예술 활동의 궁극 목적이 보다 나은 삶과 세계를 만드는 것이라면 사실 그 동안의 문화예술활동은 언제부터인가 (내용과 형식 모두에서) 구체적인 삶과 분리된 이후 다시 삶으로 연결되지 못한 경우가 많다. 따라서 문화예술인 이전에 ‘생활인’으로서 생활 및 관련 조건과 환경을 생태적으로 바꾸어 가는 노력 속에서 문화적, 예술적 사고와 감각, 경험과 역량을 발휘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 존재 가치를 새롭게 할 수 있기를 바란다. 최근 활발히 전개되고 있는 ‘생활예술’ 또는 ‘생활문화’도 이러한 관점에서 재접근 및 재정의가 필요하다.

인천시도 서둘러 기후위기 속 생태도시에 대한 전망 속에 제반 정책과 사업들을 새로이 재편하고, 인천문화재단도 이러한 관점에서 보다 주도적인 역할을 담당했으면 한다. 그것이 코로나19 사태에서 얻은 교훈이며, 이를 반복하지 않고, 보다 안전하고 건강하며 또 다른 생명체들과 공존하는 지구촌살이를 가능케 해 줄 것이다.

⑴ 일본은 금년 7월 열 계획이었던 2020도쿄올림픽을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내년으로 미루었다.

⑵ 코로나19 확진 여부를 알기 위해 차에 탄 채 안전하게 문진·검진·검체 채취·차량 소독을 할 수 있는 선별진료소.

⑶ 김용찬 연세대 언론홍보영상학부 교수는 “사회과학 용어로서 ‘사회적 거리’는 한 사회 내의 다양한 집단들(가령 계층적으로, 지역별로 구분되는 집단들) 사이에 존재하는 가상의 거리를 의미하기도” 한다며 “그래서 사회적 거리두기란 말 자체가 집단 간의 분리를 유지하려는 우리 사회의 숨겨진 욕망들에 알리바이를 제공할 수도 있다.”고 우려한다. 이에 그는 이의 대안으로 ‘잠시 서로 떨어져 있기’를 제안한다. 한겨레신문 기고, <‘사회적 거리두기’와 ‘지역사회 감염’ 유감>, 2020.3.13. http://m.hani.co.kr/arti/opinion/column/932499.html?_fr=fb#cb

⑷ 최근에는 50명 안쪽으로 접어드는 추세인데, 이러한 흐름이 열흘 이상 지속되면 ‘생활방역체계’로 전환할 수 있다고 한다.

⑸ 그렇지만 투표에 대한 관심은 그 어느 때보다도 높아 66.2%의 투표율을 기록하였다.

⑹ 조현철 신부(프란치스코), <빈 광장과 프란치스코 교종>, 카톨릭뉴스 ‘지금 여기’ http://m.catholicnews.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75

⑺ 사실 개인적으로는 ‘문화예술인’이라는 표기가 그러한 태생적, 전문적 주체가 별도로 존재하는 것으로 사고하게 만들고 이를 강화하는 것 같아, 대신 ‘문화예술활동주체’라고 표현해왔다.

⑻ 이미 적잖은 문화예술활동주체들은 물론 여타의 활동가 및 시민들도 이를 실천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⑼ 그 동안의 예술이 일부 소수 전문가들의 전유물이었다는 전제 속에 이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반 시민들만의 전유물로 생각하는 경향을 넘어설 필요가 있다.


민운기(閔雲基, Min, Woon-Gi)
인천 동구 배다리마을에 거점을 둔 공유공간 인천문화양조장 관리자이자 이곳에 오래 전에 입주해 있는 문화NPO 스페이스 빔지기로, 마을 및 도시 공동체 관련 이런 저런 일을 하고 있다. minoongi@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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