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문화밴드 ‘너나우리’ 를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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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다리 청과물 시장 맞은편, 악기점이 늘어선 도로변에 자리한 허리우드 악기사 2층에는 뮤직 갤러리가 있습니다. 이곳에서 활동하는 여러 동아리 중 다양한 국적에서 온 다문화 밴드가 있어 그들을 만나러 갔습니다. 중국, 일본, 모로코, 필리핀, 베트남이 고국인 그들은 결혼이민으로 한국에 살며 밴드 ‘너나우리’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때마침 연습을 마치고 악기를 정리하는 시간이어서 다 함께 만나 이야기를 나눌 수 있었습니다. 

먼저 동아리 소개를 해 주세요.
‘너나우리’는 어쿠스틱도 하고 밴드도 하는 다문화 밴드지만 외국에서 온 사람들도 있고 한국 아줌마들도 있어요. 결혼 이민자와 한국 아줌마가 서로의 벽을 허물고 하나가 되는 모임입니다.  

다문화 밴드인 만큼 회원들이 어느 나라에서 오셨는지 소개도 해주세요.
(선생님) 현재 회원이 10명이에요. 처음에 다문화 센터에 가서 이런 모임을 만들려고 하니 도와달라고 했어요. 처음 오신 분들은 주로 중국 분들이 많았고 지금은 일본, 모로코, 베트남, 필리핀, 페루에서 오신 분들도 있어요. 

동아리가 처음 만들어지게 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을까요?
(선생님) 2017년에 비교적 접근하기 쉬운 노래를 선정하여 중창단을 꾸리기 시작했어요. 결혼 이민자들이 노래를 통해 한국어도 배우고 발음 교정도 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했죠. 그 당시에는 15명 정도가 함께 했어요. 그 당시 한국 아줌마인 송도숙 언니가 정신적 지주 역할을 해주셔서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죠. 중창단이기 때문에 화음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주셨어요. 


송도숙 선생님은 어떤 마음으로 함께 하시게 되었나요? 
(송도숙) 우리 선생님이 하시는 거라면 뭐든지 OK입니다. (모두 웃음)

‘너나우리’ 모임에서 기억나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선생님) 저희가 처음 만난 게 2017년 7월이었어요. ‘만남’, ‘걱정 말아요 그대’ 등 좋은 한국 노래에 화음을 넣어서 10월에 첫 공연을 했어요. 3개월 동안 정말 열심히 했지요.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기분이었어요.

힘들지 않으셨어요?
(마유미) 선생님이 하자!라고 해서 우리는 그냥 열심히 따라갔어요. 그때는 한국어 발음을 잘 못해서 어려웠는데 그래도 외국인이라는 특성이 있다 보니 공연도 하게 된 거죠.

한국 노래를 배우는 건 어떠셨어요? 어렵지 않았나요?
(마유미) 들어본 적도 없는 노래라서 어려웠어요, 그래도 모두 다 똑같이 어려워했는데, 선생님이 쉽고 재밌게 알려주시니까 잘 배울 수 있었어요.
(선생님) 여기 오는 분들은 기본적으로 노래를 좋아하는 분들이 오세요. 리리는 정말 차이나 가수라고 여겨질 정도로 노래를 잘 부르고, 유튜브 방송도 해요. 아스마 씨도 모로코 가수예요. 노래로 요양원 봉사도 다닐 정도거든요.

그럼 중창단에서 밴드 활동은 언제, 어떻게 시작하게 되었나요?
(선생님) 중창단을 하면서 ‘악기를 좀 배워보자’라고 했는데 모두 흔쾌히 좋다고 했어요. 2018년부터 다 같이 통기타를 배우고, 다문화행사에서 공연 요청이 들어왔어요. 그러다 통기타만 하면 재미없으니까 젬베도 배우게 되었죠.

집에서 가족들의 반응은 어떠세요?
(마유미) 우리 가족은 아주 좋아합니다. 음악도 배우고 한국에 적응해가는 것도 좋아해요, 스트레스도 풀리고 언니들한테 한국에 대한 이야기도 들을 수 있었어요. 배우는 것이 많아서 아주 좋아해요.
(리리) 좋아요. 애들도 좋아하고. 항상 응원해줍니다.
(선생님) 리리의 경우, 우리가 올해 동구 화도진 축제에서 시민 노래자랑에 나갔는데 70팀 중에서 예선을 통과해 12팀이 뽑혀서 본선에 진출했어요. 리리의 딸이 동영상을 찍어서 엄마 목소리라고 좋아하고 친구들에게 자랑도 하고 다녔어요.

분위기가 너무 좋아 재미있는 일들이 많았을 것 같아요, 이야기 좀 해주세요.
(모두) 중구에 있는 ‘흐르는 물’에서 세계음악소동이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했는데 저희가 초대되었어요. 그날 저는 한복을 입고 젬베를 치고 리리는 치파를 입고, 마유미 씨는 기모노를 입고, 모두 전통 옷을 입고 한 시간 정도 공연했는데 너무 재미있었어요.

선생님이 계셔서 좋은 이야기만 하시는 거 아닌가요? 힘들고 어려운 일도 있었을 것 같아요.
(야스미) 힘든 거 없어요. 너무 재밌어요. 매주 월,화요일만 기다려지고 여기에 오는 게 너무 좋아요.

‘너나우리’는 앞으로 어떤 계획이 있나요?
(선생님) ‘너나우리’가 점점 커나가는 걸 보면서 밴드를 만들고 싶은데 아직은 첫발을 뗀 정도이고 내년에는 밴드다운 밴드로 갈 수 있을 것 같아요. 타악도 퓨전 타악을 해보고 싶어요. 그리고 가능하면 체계적으로 음악을 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마유미 씨가 대북, 건반, 노래 등 못 하는 게 없고 아스마 씨도 리듬감이 정말 좋거든요,

선생님은 예전부터 여성밴드 활동도 활발히 하신 거로 알고 있는데 다문화 밴드를 하면서 색다른 즐거움이 있을까요?
(선생님) 보람이 많죠. 우리 리리가 언젠가 ‘선생님을 만나서 인생이 많이 바뀌었어요’라고 말했을 때 정말 울컥했어요. 스테파니라는 친구를 위해 <파니>라는 노래를 만들어 평화창작가요제에 내보기도 했죠. 한국 생활에 정착했지만, 조금은 다른 생김새와 서툰 한국어 때문에 결혼 이민자에 대해 편견을 갖고 보는 분들이 아직은 많거든요. 예전보다 좋아지긴 했지만, 여기 있는 이민자들이 음악을 통해서 자존감을 가질 수 있는 계기가 된다면 제가 오히려 너무 보람되죠

우리 동아리 자랑 한 번 해주세요.
(선생님) 우리 같은 동아리는 없다고 생각해요. 결혼이민자와 한국 아줌마가 함께하는 동아리 중에서 전통춤을 추는 동아리는 있지만, 악기를 다루는 밴드 동아리는 독보적이라고 생각해요.
(아스마) 사이가 좋고 가족 같아요.
(송도숙) 다국적이라는 기분이 안 느껴져요.
(리리) 한국에 있는 친정집 같은 느낌이에요.
(선생님) 속상한 이야기를 터놓으면 친정 언니들처럼 편이 돼줘서 든든하다고 송년회 때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어요. 음식을 갖고 와서 같이 나누어 먹기도 해요.

선생님이 회원들에게 이 자리에서 꼭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요?
(선생님) 제가 올해 몸이 아팠어요. 지금까지 공연이 있을 때마다 제가 꼭 같이 다녔는데 올해는 다문화축제에서 초청공연을 할 때 저 없이 공연했어요. 공연 동영상을 병원에 있는 저에게 보내줘서 새벽에 봤는데 너무 잘하고 대견해서 엉엉 눈물이 나더라고요. ‘이제 나 없이도 되는구나.’라는 생각에… (눈물) 저 없이도 되어야 하고요.

‘너나우리’에 들어오려면 어떻게 해야 하나요?
(선생님) 언제나 열려 있습니다. 누구나 들어올 수 있어요. 하지만 지금 멤버가 워낙 가족같이 끈끈하다 보니 이들 사이로 들어오기가 쉽지 않겠다는 생각이 있고, 지금 어느 정도 중급단계에 들어갔기 때문에 실력이 초급이신 분들이 따라오기는 쉽지 않아요. 그래서 초급반 클래스가 개설되어야 하는데, 리리와 송도숙 언니가 교육을 맡아주시면 가능하다고 생각해요.

마지막으로 회원분들이 선생님이나 다른 동료들에게 꼭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해주세요.
(마유미) 다문화이신 분들이 여기에 꼭 오라고 자랑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선생님한테는 항상 감사한 마음뿐입니다. (눈물)
(아스미) 우리 멤버들 절대 헤어지지 말고, 끝까지 가요. 계속 같이 있었으면 좋겠어요.
(송도숙) 살면서 기회가 많이 주어져도 놓치는 사람이 많죠. 여기 계신 분들은 기회를 잘 잡았어요, 선생님만 믿고 따라가면 행복해질 거라 생각해요.

선생님의 노력과 열정과 애정으로 하나가 된 ‘너나우리’이지만, 그 마음을 볼 수 있는 회원이 있어 선생님은 참 행복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웃음과 눈물이 섞인 기분 좋은 수다였습니다.

*한국말이 서툰 회원의 말은 최대한 그대로 옮기려고 하였습니다.

글 · 인터뷰 / 생활문화동아리 일일 시민기자 허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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