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콕콕] 반려동물 천만시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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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인 가구의 증가와 함께 반려동물 가정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농림축산식품부의 ‘2018 반려동물 의식 조사’에 따르면 반려동물 가구 비율은 전체의 약 24%로 4가구 중 1가구가 반려동물을 기른다고 합니다. 통계청은 2016년에 이미 반려동물 인구가 천만 명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네요.

반려동물은 사람이 정서적으로 의지하며 살아가는 동물을 총칭합니다. 1983년 10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국제 심포지엄에서 처음 제안되었죠. 이전에는 애완동물이라고도 했지만 이제 애완동물이라는 단어는 완전히 사라진 것처럼 보입니다. 애완은 사랑 ‘애(愛)’, 희롱할 ‘완(玩)’으로, 완은 장난감을 일컫는 ‘완구’의 완과 같은 글자입니다. 장난감처럼 ‘사랑하고 가지고 노는 동물’이라는 뉘앙스가 느껴진다는 비판이 끊임없이 제기돼왔죠. 반려는 짝 ‘반(伴)’, 짝 ‘려(侶)’로 더불어 살아가는 벗이라는 뜻을 담고 있습니다. 동물을 바라보는 시각, 동물을 대하는 태도에도 변화가 생겼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반려동물의 체온은 사람보다 1~2도가량 높습니다. 따뜻함, 그리고 포근한 털 덕분에 접촉하는 것만으로도 정서적 안정을 줍니다. 반려동물은 사람의 건강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칩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립대학 병원은 심장병 환자 76명을 대상으로 도우미견과 같이한 그룹과 그렇지 않은 그룹을 비교했습니다. 도우미견과 생활한 그룹이 불안감, 스트레스, 맥박, 혈압 등에서 개선된 효과를 보였네요.

출처:이데일리

펫팸족(Pet+Family+族)은 콘텐츠 및 문화 활동에 다양한 변화를 주고 있습니다. 이들은 ‘펫코노미(Pet+Economy)’라는 신조어까지 탄생시키면서 관련 시장을 움직입니다. 반려동물 전용 호텔, 스파, 액티비티, 반려동물 얼굴 인식에 특화된 카메라 앱도 있습니다. 빙그레는 반려동물을 위한 생유산균을 출시했고, 농촌진흥청은 ‘반려동물 집밥 만들기’ 동영상을 제작했습니다. 영상에는 집밥 만들기 프로그램 소개와 활용 방법, 오류 상황 대응, 배합비를 활용한 집밥 만들기 등이 담겨 있다고 하네요. 반려동물이 항공기 기내에 반입된 경우는 2017년에 4만1343건으로, 2015년에 비해 46.7%, 2016년보다는 23.6%가 늘었습니다.
이마트의 반려동물 전문점 몰리스펫샵은 EBS 애견교육 플랫폼 펫에듀(Pet edu)에 기초 애견훈련 패키지, 새 가족맞이 패키지 등의 강의를 개설했습니다. 롯데백화점 서울 강남점은 27평 규모의 반려동물 전문 컨설팅 매장 ‘집사’를 개장했습니다. 전문 펫 컨설턴트 4명이 상주해 반려동물의 종류와 생애 주기에 맞는 상품을 추천합니다. 반려동물 산책 대행, 펫푸드 정기배달, 홈 파티 방문 케이터링 서비스 등도 진행합니다. 반려동물이 가족의 일원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정성스레 보살펴야 하는 대상으로 자리 잡았네요

동물을 직접 키우지 않고 온라인상에서 영상과 게임 등을 통해 반려동물 문화를 즐기는 ‘뷰니멀족’도 있습니다. 반려동물을 키우는 데 드는 시간과 비용에 대한 부담, 동물 알레르기, 책임감에 대한 걱정 없이 반려동물 양육 욕구를 대리만족하는 건데요, 유튜브나 인스타그램 등에서는 LAN선(인터넷)과 ‘집사’가 결합한 ‘랜선 집사’가 빠르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랜선 집사는 고양이 관련 채널이나 사진 등을 즐겨보는 사람들을 말함

 
출처 : 아시아엔   출처 : 스포츠경향

장례문화도 주목받고 있습니다. 반려동물 전문 장례업체 ‘펫로스엔젤’은 불(火)을 사용하지 않는 신개념 친환경 건조장(乾燥葬)을 운영합니다. 바람으로 자연스럽게 사체를 건조하는 장례법으로 반려동물 수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장례식장의 필요에 따른 친환경적인 방식입니다.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식 등록된 동물 장례업체는 약 22곳입니다. 경기 시흥에 있는 한 업체의 반려견 장례상품은 180만 원으로, 금사수의(金絲壽衣)를 입혀 오동나무 관에 넣고 생화로 관을 꾸며준다고 합니다.

펫로스 증후군은 가족처럼 키우던 반려동물이 죽었을 때, 반려인이 슬픔이나 정신적 장애를 겪는 현상입니다. 애견추모는 이러한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되는데요, 종교계에서도 반려동물 장례나 추모의 움직임을 볼 수 있습니다. 기독교에서는 반려동물이 영혼도 없고, 교인도 아니기 때문에 추모 예배나 미사를 치를 수 없다는 입장이 있습니다. 하지만 반려동물을 키우는 신자가 늘면서 일부 목사들은 “반려동물이 아니라 키우던 사람을 위로하는 예배를 드린다”라거나 “반려동물을 신학적으로 새롭게 해석하는 작업이 필요하다”는 목소리를 냅니다. 불교계에서는 봉은사나 비로자나국제선원 등에서 반려동물 장례 요청을 수용하고 있습니다. 일본에는 ‘애완동물 공양처’가 있고 사람의 위패보다 반려견의 위패가 많은 경우도 있다고 하네요.

관악구는 반려동물이 함께하는 행복한 관악 만들기 조성을 위한 종합계획을 수립했습니다. 동물복지 향상과 올바른 문화정착을 위한 10가지 주요 정책을 마련했는데요, ‘찾아가는 동물병원’ 및 ‘반려동물 한마당’을 개최하고 ‘동물보호명예감시원 사업(공공장소에서 반려견 외출 시 준수사항 홍보)’과 ‘반려견 행동교정 사업’을 통해 반려견 민원발생 가구 등을 대상으로 행동교정 프로그램을 운영합니다. 그밖에 ‘길고양이 중성화’사업과 ‘길고양이 급식소 및 화장실’ 등으로 공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합니다. 

경기도 용인시는 ‘반려동물 문화센터 및 공설동물장묘시설’ 부지를 공모합니다. 올바른 반려동물 문화를 확산하고, 주민들이 반대하는 민간 동물 장묘 시설의 난립을 막으려는 조치입니다. 인천문화재단은 지난해 시민문화대학 <하늬바람>프로그램으로 ‘반려동물과 문화예술’ 강좌를 개설, 진행했습니다. 매달 첫 번째 토요일 인천아트플랫폼 일대에서 열리는 <만국 시장>의 6월 주제는 ‘안녕? 동물친구들’이었네요. 시민들은 반려동물과 나란히 산책하면서 문화행사를 즐겼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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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려동물 천만 시대를 비웃기라도 하듯 동물 학대와 유기 이슈가 자주 보도됩니다. 국내 유기동물 발생 수는 꾸준히 증가해 2018년에 10만 마리를 넘어섰습니다. 이환희 수의사는 이러한 문제의 근본적인 이유를 사회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동물 관련법을 꼽습니다. 자신이 키우던 개를 칼로 찌르고, 배설물을 먹는다며 환불을 요구하다가 거절당하자 사람을 향해 강아지를 던진 뉴스 보도를 기억하실 겁니다. 사건도 사건이지만 동물을 물건처럼 취급한 데 사람들은 경악했죠. 하지만 현행법상 동물은 생명이 아닌 물건입니다. 피학대 동물을 긴급 격리할 수는 있어도 주인에게 소유권을 영구 박탈하고 제한하는 근거는 없습니다.

사람들은 동물의 귀엽고 사랑스러운 모습에 마음을 뺏겨 충동적으로 반려동물을 집에 데려옵니다. 이환희 수의사는 한 생명을 보호하고 키우기 위해서는 많은 시간과 정서적, 물질적 투자가 필요하다고 강조합니다. “반려동물이란 단어가 보편적으로 쓰이는 것은 반가운 일이나 진정한 의미의 반려동물 시대는 아직 멀어 보인다. 동물은 물건이 아닌 생명이라는, 최소한의 법적 명시가 필요하다.” 동물을 가족으로 맞이하는 준비와 마음가짐이 함께 사는 세상에서 지켜야 할 기본 중의 기본입니다.

출처:파이낸셜뉴스

글 · 이미지 이재은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했습니다.

1. 관악구, 반려동물과 공존 앞장선 까닭?
아시아경제, 2019.3.1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2. 용인시 ‘반려동물 문화센터’ 부지 공모
아시아경제, 2019.3.1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3. 서울 반려동물 100만 마리…9월 보호·입양·교육센터 운영
아시아경제, 2019.3.14
뉴시스, 2019.3.14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4. 1인 가구 증가로 반려 동물 시장 급증… “육아랑 똑같다”
투데이 코리아, 2019.3.15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5. ‘반려동물 천도재’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아시아엔, 2019.3.1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6. [펫팸, 육아를 뛰어넘다]나보다 반려동물… 지갑 여는 펫팸족
이데일리, 2019.3.15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7. 농진청, 반려동물 ‘집밥 만들기’ 동영상 소개
프레시안, 2019.3.11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8. ‘반려동물’ 시대, 유기와 학대 증가하는 모순
시사저널, 2019.3.9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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