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선한 바람과 흐르는 낭만을 느끼며
<인천 개항장 예술축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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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과 춤, 낭만이 흐르는 <인천 개항장 예술축제>’가 인천아트플랫폼과 신포동 일대 문화공간에서 10월 12일부터 14일까지 3일간 개최되었다. 인천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는 예술인들의 클래식, 재즈, 뮤지컬, 무용 등 다양한 공연 프로그램을 관람할 수 있었다. 또한,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부스와 음악 및 무용 체험 등도 마련되어 있어 축제에 즐거움을 더했다.

14일 오후 5시, 해가 지고 날이 서늘해질 즈음 부평올스타빅밴드의 공연 시작을 알리는 소리가 들렸다. ‘빅밴드’라는 단어는 음악에 관심이 많지 않은 사람에게 생소하다. ‘빅밴드’는 15명 이상의 연주자로 구성된 재즈 오케스트라를 일컫는 말로, 트럼펫 (4~5명), 트롬본 (3~4명), 색소폰 (5명), 리듬 섹션 (4명-건반, 기타, 베이스, 드럼)으로 편성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부평올스타빅밴드ⓒSihoonKim   ⓒ양극모

부평올스타빅밴드는 2005년 부평에서 활동하던 연주인들을 중심으로 창단하여, 지역에서 오랜 기간 활동한 예술단체이다. 오랫동안 재즈를 연구해 온 것을 증명하듯, 우리에게 익숙한 곡을 본인들의 스타일로 편곡하여 화려하면서도 무게감 있는 연주를 들려주었다. 특히 뛰어난 표현력과 독창적인 스타일로 연주하는 트럼펫·기타 솔로가 인상적이었다. 이 밖에 스윙 재즈, 스윙으로 편곡된 가곡, 스승과 초등학생 제자의 트럼펫 합주 등 다양한 곡을 선사하였다.

재즈는 작곡된 곡에 따라 연주하는 것이 아니라 연주자가 개성을 살려 즉흥으로 연주한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다. 하지만 K-POP이 음악 시장을 주도하는 시대에 재즈 공연장을 찾지 않는 한 재즈를 접하기 쉽지 않다. 부평올스타빅밴드의 무대는 요즘 좀처럼 보기 쉽지 않은 빅밴드 재즈를 마음껏 즐길 수 시간을 선사하였다.

극단아토 ⓒ 양극모

극단 아토 ⓒ양극모

인천은 우리나라 최초 개항도시이다. 또한, 일제강점기의 아픔을 간직한 도시이다. 1939년 부평공원 일대에 한반도 최대규모의 병기창인 ‘조병창’이 세워지고, 많은 조선인이 이곳에 강제 징용되었다. 극단 아토는 조병창에 머물렀던 당시 조선인들의 분노와 고통을 담아 뮤지컬 <조병창>을 선보였다.

극단 아토는 6시가 되자, 본격적인 공연 전에 무대 위 화면을 통해 일제강점기 때 인천의 아픔을 보여주었다. 약 1분 정도의 짧은 영상이 끝난 후, 그들의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고 삶
에 회의감을 느끼며 시간을 무의미하게 보내는 인물과 현실에 타협하여 사랑하는 이의 죽음조차 슬퍼하지 않고 순응하는 인물을 보며, 내가 간접적으로 느낀 그 시대에는 세상에서 가장 짙은 어둠이 드리웠다.

30분 동안 진행된 극단 아토의 무대는 탄탄한 시나리오, 그 시대 아픔을 잘 나타내는 대사와 좌중을 압도하는 연기력으로 보는 이들을 무대 안으로 빨아들이는 듯하였다. 30분이 3분처럼 느껴지는 공연이었지만, 공연을 본 후의 여운은 밤이 되도록 가시지 않고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었다.

 

야외무대 옆 C동 주변으로 플랫폼 마켓이 열렸다. 간단히 요기할 수 있는 푸드트럭 몇 대와 미술작품, 공예작품 등 예술가들의 작품을 판매하는 부스가 마련되었다. 이 밖에도 다양한 악세사리, 생활용품, 디저트 등을 판매하였는데, 마지막 날 오후쯤에 도착하여 그런지 이미 물품을 소진하고 마켓을 정리하고 있는 테이블이 많았다. 이른 시간에 둘러보았다면 더욱 많은 물품을 볼 수 있었을 듯하다.

인천 개항장 예술축제는 인천 시민들이 지역 내에서 다양한 문화생활을 누리고, 인천에서 활동하는 예술가들과 소통할 수 있는 축제이다. 앞으로도 인천에서 지역 특성을 살린 축제들이 많이 개최되어, 다른 지역이 아닌 인천에서 지역 아티스트들이 예술 활동을 하고 인천 시민들이 문화예술을 마음껏 향유할 수 있길 바라본다.

글 사진 / 시민기자단 김다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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