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확천금의 도시, 인천! – 춘원 이광수의 장편 <재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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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문화재단 한국근대문학관은 전국 유일의 공공 종합문학관입니다. 근대문학을 중심으로 한 근대 한국학 자료 약 3만 점을 소장하고 있는 콘텐츠 중심형 문학관이기도 합니다. 한 달에 두 번, 인천문화통신 3.0을 통해 문학관이 소장하고 있는 희귀 자료를 쉽고 재미있게 소개하고자 합니다. 문학관에 직접 오셔서 한국 근대문학이 가진 의미와 매력을 느껴보시기 바랍니다.

01 일확천금의 도시, 인천! – 춘원 이광수의 장편 「재생」
「재생」은 춘원 이광수가 1924년 11월 9일부터 이듬해 9월 28일까지 총 218회에 걸쳐 <동아일보>에 장백산인(長白山人)이라는 필명으로 연재한 장편소설이다. 「무정」과 「개척자」에 이은 3번째 장편소설로 삽화는 우리 근대 삽화의 선구자로 불리는 석영 안석주(1901~1950)가 그렸다.

이 작품은, 돈과 사랑 사이에서 고민하다 결국 돈을 선택하는 여인과 돈으로 인해 사랑하던 애인에게 배신당한 남자가 후일 부자가 되어 복수를 꿈꾼다는 내용을 가진 전형적인 통속 대중소설이다. 사랑과 다이아몬드 사이에서 결국 후자를 선택하고 사랑을 배신한다는 저 유명한 이수일과 심순애 이야기(「장한몽」(1913))의 이광수 식 버전이다.

이 작품에서 인천은 애인에게 배신당한 남자 주인공이 복수를 위해 일확천금을 꿈꾸는 곳으로 등장한다. 영원한 사랑을 맹세한 여인이 자신을 버리고 부자의 첩으로 가자 남자는 여인에 대한 복수, 즉 500만 원을 벌기 위해 인천에 내려와 미두중매소(오늘날의 증권회사)의 직원으로 취직하는 것이다. 현재 국민은행 신포동 지점 자리에 있었던 인천 미두취인소는 오늘날의 선물거래소와 같은 곳으로, 일제강점기 일확천금을 노린 사람들이 전국에서 몰려들던 곳이다. 이광수는 이 작품에서 인천과 미두취인소를 “거의 모든 계급, 모든 종류 사람들이 갑작부자를 바라고 사방에서 모여드는 곳”으로 그렸다. 또한 「재생」에는 월미도도 등장하는데, 월미도는 더위를 식히는 피서지이자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곳으로 인상 깊게 묘사되어 있다.

함태영 / 한국근대문학관 학예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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