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션 콕콕] 인천에도, 인천시립미술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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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년, 인천시립미술관이 개관합니다. 인천 최초의 시립미술관입니다. ‘인천뮤지엄파크(가칭)’는 시립미술관 건립과 기존 시립박물관 확장 이전, 콘텐츠 체험관, 갤러리와 예술영화관 등이 있는 복합문화시설로 조성할 예정입니다.

인천뮤지엄파크 건립에는 ‘전국 최초’라는 수식어가 붙어 있습니다. 하나의 덩어리에 미술관과 박물관, 문화산업시설이 모여 있는 사업이 이전에는 없었기 때문입니다. 미술관과 콘텐츠 빌리지 등을 합쳐 5만809㎡의 부지가 설정돼 있고, 총사업비는 2천853억원 내외입니다.

아직 미술관 소장품이나 박물관 유물구입 등의 계획은 공개되지 않았습니다. 김민배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미술관의 성격과 박물관의 역사성에 대한 준비가 생략된 뮤지엄파크 구상안을 염려합니다. 시민들은 어떤 정신과 소장품으로 채워진 문화공간을 맞이하게 될까요. 미술관이나 박물관의 운명은 작품과 작가의 위대성에 달려 있습니다.

인천시립미술관(仁川市立美術館)은 5년 후에야 만나볼 수 있지만 인천시립미술관(人千始湁美述觀)은 존재합니다. 한자어 ‘人千始湁美述觀’은 ‘천 명의 사람들에게 새롭게 미술을 보게 하자’는 의미입니다. 시각 예술이 공공 자본, 제도 등과 건강한 긴장 관계를 유지하면서 인천(仁川)을 너머 또 다른 로컬리티 및 정치성과 만나길 바라는 지향성이 담겨 있습니다.

인천시립미술관(人千始湁美述觀)은 보통의 미술관과 다른 상상의 미술관입니다. 건물, 관장, MI(미션)이 없는 대신 온라인 콘텐츠를 통해 시민들에게 다양하고 새로운 미술 영역을 제공합니다. 지난 11월 22일에 오픈했으며, inma.or.kr에서 내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개관에 이어 송도국제도시, 신포동 임시공간, 서울 문래동을 잇는 미술 전시회도 열렸습니다. <두 번째 도시, 세 번째 공동체>가 그것인데요, 원도심과 신도시를 잇고 서울과 인천을 연결하자는 취지를 품고 있습니다.

인천시립미술관(人千始湁美述觀) 프로젝트는 독립큐레이터이자 임시공간 대표인 채은영(44) 작가가 기획했습니다. 인천시립미술관 건립 이전까지 일시적이지만 가능한 모든 시도들을 한다고 하네요. 그는 개항기부터 인천 미술과 연관된 자료, 문헌, 사진 등을 모아 인천지역 미술사를 정리하겠다는 포부도 갖고 있습니다. 내년에 ‘인천 오픈 유니버시티(Incheon Open University)’를 개교해 지역 문화 매개자들에게 매체기획, 방법 등도 교육할 계획입니다. 문화매개자들의 역량이 강화돼야 지역의 문화가 강해지기 때문이죠.

지난 11월 9일 ‘인천뮤지엄파크 조성 설명회’가 열렸습니다. 인천뮤지엄파크 조성 예정지는 남구 용현·학익 도시개발사업구역 내 OCI(옛 동양화학제철) 인천공장입니다. 1968년에 건립했고, 1950년대 근대건축물인 극동방송 옛 사옥과 사택이 남아있습니다. 갯벌 위에 지은 OCI 인천공장은 우리나라 경제개발역사의 첫 페이지를 장식하는 장소로 그 자체가 박물관이라고 할 수 있죠.

인천시는 ‘인천뮤지엄파크’ 사업현장에 전문가와 대학생, 일반시민을 초대해 의견을 들었습니다. 복합문화공간 조성사업에 앞선 의견수렴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하네요.

신축 시립미술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 전체 넓이 1만4천㎡ 규모로 세울 예정입니다. 뮤지엄파크 내에 함께 들어설 시립박물관도 규모는 비슷합니다. 1946년 개관한 국내 최초 공립박물관인 인천시립박물관은 1990년 중구 송학동에서 옥련동으로 이전한 지 약 30년 만에 다시 자리를 옮기게 됩니다.

다른 지역의 시립미술관은 언제 문을 열었고, 어떤 특징을 내세우며 운영하고 있을까요.

서울시립미술관(SeMA, Seoul Museum of Art)은 1988년 서울고등학교 옛 건물에서 문을 열었고 2002년 서울 중구 서소문 (구)대법원 자리로 이전, 개관했습니다. SeMA는 서울시 전 지역의 미술관화라는 방향에 맞춰 다수의 분관 및 산하 시설을 갖추고 있습니다. 유서 깊은 서소문 대법원 건물을 본관으로, 2004년 관악구 남현동 사당역 근처에 남서울 분관, 2013년에 노원구 중계동에 북서울 분관을 설립했죠.

광주시립미술관은 1992년 개관부터 한국 현대미술의 역사와 자취를 함께하고 있습니다. 2007년 본관 신축을 시작으로 2008년 상록전시관, 2009년 중국북경창작센터, 2012년 갤러리 GMA(서울 사간동), 2016년 광주시립사진전시관, G&J광주전남갤러리, 청년예술인지원센터를 개관함으로써 미술문화 발전에 기여하며 시민들에게 문화가 있는 행복한 삶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부산시립미술관은 부산문화회관, 시립박물관, 시민회관 등과 더불어 부산의 대표적인 문화공간입니다. 1994년 12월 공사를 착공해 1998년 3월 20일 개관했습니다. ‘사람과 기술 문화로 융성하는 부산’을 모토로 지역 미술 활성화 및 시민의 감성문화 배양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다양한 분야의 현대미술 및 부산과 영남권 미술을 중점 수용하는 종합문화공간을 지향합니다. 부산 미술계에 혁신적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시민들에게 내 집 같은 분위기에서 작품을 접할 수 있는 공간을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전문성과 대중성의 균형을 강조하는 대전시립미술관은 1998년 4월 개관했습니다.
‘여유의 미학’을 표방하는 대구시립미술관은 2011년 5월에 문을 열었고요.
강릉시립미술관은 2006년 강릉미술관으로 출발해 2013년 4월 강원도 유일의 시립미술관으로 재개관했습니다.
정읍시립미술관은 전라북도 최초의 시립미술관입니다. 시립도서관을 리모델링해 2015년 10월 오픈했죠.
청주는 2004년 청원군립대청호미술관으로 시작해, 2014년 청주시립대청호미술관으로 명칭 변경, 2016년 청주시 사직동에 청주시립미술관을 신설해 분관으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울산시립미술관은 2020년 개관 예정입니다.

 

* 위 글은 다음과 같은 기사를 참고하여 작성했습니다.
1. 인천시립미술관 부지 용현·학익구역으로 결정
     인천in. 2016.10.18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2. [월요논단]뮤지엄 파크와 보르게세 미술관
   경인일보 2017.11.1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3. 인천시립미술관(人千始湁美述觀) 채은영 큐레이터
    온통인천. 2017.5.11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4. 인천시립미술관人千始湁美述觀, 3개 공간서 전시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 2017.11.27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5. 인천 뮤지엄파크 조성 ‘의견 청취’
    경인일보 2017.11.3 (자세한 내용 보러가기▶)

 

글, 이미지 / 이재은 뉴스큐레이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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