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이브는 평소 우리가 살아가는 물리적 환경과 삶의 구축성에 대해 관심을 가져왔다. 주로 건물 형태에서 오는 부동성과 건축적 활동을 관찰해왔으며, 생김을 스케치하고 행위의 가변성을 이야기할 수 있도록, 평면이면서 입체가 되고, 입체이면서 평면이 되는 매체들(페인팅, 조각, 책, 인쇄물)을 다루고 있다.
(면대면1, 인쇄, 59.4×84.1cm / 위 사진에는 작가의 조형과 관객의 조형시도가 모두 섞여 있습니다.)
(42×59.4cm, 29.7×42cm / 위 사진에는 작가의 조형과 관객의 조형시도가 모두 섞여 있습니다.)
(총 6종, 가변설치, 2015 / 위 사진에는 작가의 조형과 관객의 조형시도가 모두 섞여 있습니다.)
주요 작업으로는 아파트 평면도를 임의 기준이 적용된 규모의 시멘트 조각으로 입체화하고 디오라마로 재현하는 <배산임수>시리즈와 <바닥의 높이>, 평면 유형의 모양대로 뜯을 수 있게 가공이 된 조각적 변용이 가능한 책 <다른 13가지>, 현대 도시 건물의 특징을 참고해 인쇄물을 제작한 뒤 건축 자재처럼 활용하면서 실제 대상의 외양을 그려내는 <면대면>시리즈, 책의 페이지가 넘어 갈수록 흐릿해지는 잉크의 양으로 거리와 하늘의 구조를 이야기한 <하늘의 구조> 등이 있다. 최근에는 작품과 그 작업을 선보이는 장소가 관계 맺는 배경의 연쇄 효과에 흥미를 가지고, ‘장소가 가상이 되는 순간’과 ‘공간을 소비하는 양상’을 시각화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다.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인천의 지형적 특성이 만드는 삶의 방식에 대한 리서치와 함께, ‘시간의 구축적 공간’을 주제로 페인팅 매체를 연구할 계획이다.
(면대면2,3,4, 인쇄, 59.4×84.1cm, 42×59.4cm, 29.7×42cm, 총 7종, 가변설치, 2015 / 위 사진에는 작가의 조형과 관객의 조형시도가 모두 섞여 있습니다.)
(면대면2,3,4, A1크기 4종, A2크기 2종, A3크기 1종 (총 7종) / 위 사진에는 작가의 조형과 관객의 조형시도가 모두 섞여 있습니다.)
(면대면2,3,4, 전시 기간 중 전시광경 (전시 오픈~9일, 5회 리셋), 가변크기, 2016 / 위 사진에는 작가의 조형과 관객의 조형시도가 모두 섞여 있습니다.)
(면대면2,3,4, 전시 마지막 날_전시광경, 가변크기, 2016 / 위 사진에는 작가의 조형과 관객의 조형시도가 모두 섞여 있습니다.)
작가노트
면대면
면대면 작품 시리즈는 현대 도시 건물의 특징인 커튼월을 참고해 만들어진 포장지를 사용한다. 종이 한 장은 각 건물의 유리창을 빗대어 만들어진 것으로, 시간에 따라 변하는 유리창의 색 변화를 담고 있다. 아침과 낮, 해질 무렵과 밤의 유리창이 전시장 벽을 도배하듯 확인하며 특정 장면을 그린다. 면대면은 큰 그림을 그리기 위한 한 방편으로 고안되었다. 관찰-기억에 남은 색과 형태를 규격 화면에 담아 그림을 구상하고, 적절한 물성의 종이에 인쇄 후 가공을 하는 단계를 거친다. 종이는 내구성은 약하지만 보다 친환경적인 광택 코팅이 되어 있는데, 창에서 비롯한 물성의 표현이기도 하고, 종이를 손에 쥔 사람의 동작 각도나 주변의 빛에 따라 물질감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한다. 인쇄물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접지 가공이 되어 있어서 필요에 따라 접을 수 있다. 이 간단한 가공이 되어 있는 종이는 접어서 책 커버로 사용하는 쓸모를 가질 수 있고, 책을 담는 포장박스-쇼핑백이 되기도 한다. 일시적이지만 꽤 단단한 입체를 만들 수도 있다.
창문의 유형에 따라 다르게 열리는 유리창의 기능-모양새를 흉내 내기도 한다.
장면을 그리는데 쓰고 남은 인쇄물은 전시장에 비치된다. 희망하는 관람객은 이 종이를 가져가서 임의대로 사용하거나 전시장 내 작가의 작업 영역 안에서 자신의 입체를 창작을 하면서, 가까이 들여다보고 손으로 감상할 수 있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 전시 첫날 전시장에 연출된 장면은 전시기간 중 관람객의 참여 정도-방향에 따라 모습을 바꾸게 되는데, 이처럼 완결과 과정이 혼재되고, 확고하게 여겨지는 대상의 긴장이 허물어지고, 바통(baton)을 넘겨 진행되는 제삼자의 능동적 개입과 조형의지가 자발적으로 자라나는 것이, <면대면> 작업을 통해 보여주고 싶은 현실의 건설적 양태 – 각각의 면이 다시 모여 이루는 입체적 풍경이다. 대량생산된 건축자재로 다른 건물을 만드는 것처럼, 이 작업 역시 설치하는 장소의 특징에 따라 다른 건물 풍경을 만들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