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명은 추계예술대학교 서양화과에서 평면회화를 전공하고,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조형예술과 대학원 과정에서 입체조형을 연구했다. 작가는 변화되는 기술(소프트웨어) 경험이 시각예술 창작에 어떠한 영향을 미치는가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해당 질문으로부터 순수미술의 탐구 대상인 입체조형의 형태를 문제 삼아, 디자인 방법론을 참조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웹사이트 구조의 편집 방법 개발》(윌링앤딜링, 서울, 2020), 《PPB (Phoenix Phenotype Breeding)》(가변크기, 서울, 2018)에서 두 번의 개인전을 발표했다. 인천아트플랫폼에서는 인천 지역에 산재하는 다양한 근대 건축물을 분석해 건축의 형태를 소프트웨어로 압축하는 방법을 연구할 예정이다.
PPB, 혼합재료, 가변크기, 2018 |
# Q&A
Q. 전반적인 작품 설명 및 제작과정에 관해 설명해 달라.
A. 공간의 윤곽을 관찰하는 것에 관심을 두고 있다. 파악할 수 있는 경계면에 놓인 형태의 범주를 다양하게 식별하기 위한 가능성을 찾고자 한다. 최근에는 ‘소프트웨어와 하드웨어의 경계는 무엇을 기준 삼아 구분하는가?’에 대한 질문에 천착하여 비교 대상 간의 체계(system)를 바꿔 적용하면서 문제를 풀어가고 있다.
웹사이트 구조의 편집 방법 개발, 혼합 매체, 가변크기, 2020 |
Q. 자신이 생각하는 대표 작업(또는 전시)은 무엇이고, 그 이유는 무엇인가?
A. 가변크기에서 열렸던 나의 전시 《PPB》(2018)는 브랜드를 기획, 제작하는 디자이너의 역할을 구심점으로 삼아 PPB(Phoenix Phenotype Breeding)를 디자인하는 작업을 선보인 전시였다. 일반적으로 디자인의 과정은 소프트웨어(PPB) 범주에서 작동하게 되는데, 이 과정을 하드웨어(전시장)로 가져온다면 어떻게 될지 가정해보고, 이와 반대로 하드웨어의 문제를 소프트웨어로 가져갔을 때 어떤 상태가 되는지 실험해 본 작업이다. 진행방법을 간단히 말하자면, 디자인 프로그램의 환경(Artboard)을 전시장의 창으로 전사(Transcription)했고, 편집한 레이아웃이 내부에 압출되는 방법, 그 자체가 공간 분할과 인테리어를 이룬다. 이 과정은 3차원 컴퓨터 그래픽스(3D Computer Graphics)의 조형 규칙에 따라 평면으로부터 입체를 끌어내는 사고를 동반한다.
*PPB : Phoenix Phenotype Breeding’의 약어. 인간-컴퓨터 바이러스의 디버그(프로그램의 오류를 발견하고 원인을 밝혀내는 작업)를 통해 프로그램을 연구하고 상품화하는 가상의 상호.
PPB, 3분 5초, HD 비디오, 2018 |
Q. 작업의 영감, 계기, 에피소드에 관하여
A. 매체에 상관없이 기술이 삶에 침투하여 변화하는 세계를 상상하게 만드는 콘텐츠를 흥미롭게 보고 있다. 고등학교 시절 이과로 진학했기 때문인지 컴퓨터공학, 물리학, 생의학 관련 정보들을 자주 검색하고 시청하게 된다. 최근에는 자율 주행과 비-메모리 분야에 관심을 갖고 있는데, 결국 소프트웨어 객체와 대면하는 일은 필연적으로 보인다. 미래에서 프로그램과 경쟁하지 않고, 공존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언어를 이해해보려는 태도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종 소프트웨어 학습을 위한 여러 종류의 참고 서적을 비교해보다가 각 저자의 서로 다른 관점과 문제 해결 방식에서 영감을 받을 때가 있다.
7개 광고(7ads), 단채널 무빙 이미지, 10분, 2018 |
Q. 예술, 그리고 관객과의 소통에 대하여
A. 나는 서양화를 전공하고 조형예술을 공부했다. 작업의 소재가 되는 소프트웨어도 단순히 생각해보면 평면에서 건설되는 세계와 조건을 공유한다. 평면에 투사해 설계되는 구조와 사건의 변수가 입체에 와서 어떻게 조우할 수 있는지, 차이가 어떠한 문제를 발생시키는지 관찰하는 것을 궁극적인 목표로 삼는다. 자기공명 영상법(Magnetic Resonance Imaging/MRI)의 원리를 통해 얻는 3차원의 화상과 전사한 생체와의 관계를 분석해보려는 태도로 비유해볼 수 있겠다.
Panel 6, Mac OS /윈도우 바탕화면, exe파일, 멀티탭, 케이블(DP, DVI, HDMI, RGB), LCD 패널, 컴퓨터, 프로파일_가변크기_2018 |
Q. 앞으로의 작업 방향과 계획에 대해 말해 달라.
A. 나의 작업은 단순한 코딩과 3차원 컴퓨터 그래픽스와 같은 디자인 방법에 영향을 받아왔다. 로봇공학(Robotics), 인공지능(AI), 딥러닝(Deep learning), 자율주행(Self-driving car)과 같은 기술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성장하는 세대가 서로 무관해 보이는 매체들을 다룰 때, 지각하고 창작하는 방식이 지금과는 다를 수도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온전히 공감할 수는 없겠지만 상상을 통해 드러나는 문제에 관하여 질문하고 탐구하는 것이 내가 해볼 만한 일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나는 소프트웨어와 인간의 공존이 필연적이라 보는데, 연극적인 작업보다는 둘 간의 차이를 면밀히 들여다보고, 해동에 필요한 참고서를 제작하는 데 시간을 들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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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작품 창작의 주요 도구, 재료는?
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