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문학이 있는 저녁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
인천문화재단에서 주최하고 한국근대문학관에서 열리는 인문학이 있는 저녁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강좌에 100여 명이 넘는 인원이 수강신청을 하였다는 소식을 듣고, 놀랐었다. 이렇게나 많은 사람이 미술에 관심이 있다니, 그동안 무지하고 무심했던 자신을 반성하는 계기가 되었다.
2018년 8월 8일부터 10월 17일까지 매주 수요일에 진행되는 이번 강좌를 듣기 위해 한국근대문학관에 들렀을 때, 저녁이 되어 내뿜는 한국근대문학관 건물의 아름다움과 그 외형이 선사하는 아련함에 마치 새로운 곳을 방문한 듯 하였다.
한국근대문학관 건물, 근대 문학관 건물에는 이런 문구가 있었다 ©김경옥
“당신의 눈 속에 가끔 달이 뜰 때도 있었다. 여름은 연인의 집에 들르느라 서두르던 태양처럼 짧았다. 당신이 있던 그 봄 가을 겨울, 당신과 나는 한번도 노래를 한 적이 없다. 우리의 계절은 여름이었다.”
-허수경 ‘레몬’ 중에서-
아, 아름답다는 생각이 가슴에 떠올라서, 건물 벽에 적힌 시구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다. 너무 짧았던 여름, 그동안 함께 했던 당신과 나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일까, 당신의 눈 속에 뜬 달은 어떤 의미를 가진 달일까? 그렇게 알 듯 모를 듯, 문구에 취한 채로 강의장에 들어서니, 정말 생각보다 많은 수의 인원이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을 하기 위해 모여 앉아 있었다.
르네상스 강의실 입구 ©김경옥
이번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은 인문학이 있는 저녁이라는 부제로, 총 8번의 강의로 이루어지는데, 이번 강의는 그 첫 시간인 “르네상스 미술 어떻게 시작되었나?” 였다. 공주형 한신대 교수의 강의로 시간이 채워졌고, 수려한 그림과 함께 그 뒷이야기들을 듣는 일은 이날 하루의 일 중 숨을 돌리고, 아름다움을 바라볼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라고 할 수 있었다. 르네상스 미술을 이해하기 위해서 중세 미술, 고대 미술과의 차이에 대한 설명과 함께 강의가 이어졌는데, 머릿속에 흐트러져 있던 각종 정보를 종합하여 정리하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유익했다.
강좌는 공휴일인 15일 수요일은 건너뛰고, 이후에는 일주일에 한 번씩 매주 수요일 저녁이면 열린다고 한다. 르네상스와 근대의 탄생, 신을 벗어나 인간의 눈으로 세상을 품다, 초기 르네상스, 전성기 르네상스 미술 1, 2, 북유럽 르네상스 미술, 예술사로 보는 이데올로기 패러다임 전환을 주제로 매주 전문가가 하는 강연을 아주 근거리에서 접할 수 있다.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 강의 중 ©김경옥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 강의 중 ©김경옥
책으로 접하는 것이 지겨워지거나, 또는 책으로 배우는 일이 조금 버겁다고 느껴질 때, 그 분야에 대해서 잘 아는 누군가가 설명해 주는 것은 마치 막힌 뇌관을 확 뚫는 일과 같다. “아, 이게 이런 의미가 있었구나.” “이게 이런 것이었구나.” 하는 깨달음은 오랫동안 궁금해 왔던 것을 어느 누군가가 한 번에 해결해 주었을 때, 섬광과도 같이 빛처럼 지나간다.
14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어 16세기 유럽 전역을 풍미하며, 정점에 이르렀던 미술경향을 의미하는 것으로, 본래 프랑스어로 ‘재 탄생’을 의미하는 르네상스라는 용어는 문학 및 예술운동에서 특정한 시대를 의미하는 것. 이외에도 중세기의 마감과 근대시대의 출발을 알리는 전환기를 포괄하는 것이 르네상스 미술의 정의이다. 하지만 모든 인간의 역사는 유기적인 까닭에, 인간이 어느 특정한 시대에 어떤 형태의 행동을 취했는지를 알게 되면, 다른 시대에도 유추하여 적용할 수 있듯이, 우리가 르네상스 시대의 미술에 대하여 관심을 갖는 것은 인간 역사의 모든 시대의 미술에 대한 이해가 넓어짐을 의미할 수도 있을 것이다.
첫 강의 교재 ©김경옥
만약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 과정을 모두 마치게 되는 누군가가 있다면, 그가 이후에 접하는 세상의 많은 그림과 조각들은 그 이전의 것과 분명히 다른 의미로 다가오지 않을까? 그것은 아마도 내가 그대의 사연을 알기 전에 그대를 느끼는 것과 그대가 어릴 때부터 품어온 그대의 꿈과 희망, 그대의 역경과 성공을 알고 난 후에 그대를 느끼는 것은 분명히 다를 것이라는 사실과 동일한 이유에서 근거할 것이다.
<르네상스 미술사 탐험>포스터
인문학이 있는 저녁<르네상스 미술사 탐험>
2018.08.08 ~2018.10.17 수요일 저녁 6시 30~ 8시 30분
한국근대문학관 3층
글/사진 김경옥 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수필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