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롤로그: 2021 인천문화포럼, 어떻게 구성되었나
인천문화재단 정책협력실
지역문화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문화에 관심 있는 시민, 전문가가 함께 소통하는 기구가 필요하다는 데에 큰 이견은 없을 것이다. 한편, 인천문화재단과 인천광역시는 지역문화가 활성화되는 가장 중요한 조건 가운데 하나가 시민들 스스로 문화 향유와 창조의 주체가 되는 것이라고 여겨왔다. 이런 배경에서 인천광역시와 인천문화재단은 시민 스스로가 주체가 되어 소통을 통해 문화를 활성화해보자는 취지에서 2017년 ‘인천문화포럼’을 구성하였다. 200명 넘는 인원이 참가한 때도 있었으나 평균적으로 100명 전후의 시민과 전문가, 예술가 등이 분과를 나눠 토론하는 행사가 2019년까지 연례적으로 진행되어왔다. 포럼 위원들은 매년 새로 구성되는 방식이었다.
그런데, 2020년 상반기는 코로나19의 발생으로 사업이 연기되고 상황이 호전되기를 기다리는 국면이 지속되었다. 결국, 전지구적 팬데믹의 지속으로 2020년 하반기에 포럼 자체는 평상시처럼 지속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에 소규모 회의체를 구성하여 운영하기로 결론 내렸다. 그리고 이 기회에 그동안 인천문화포럼의 성과와 문제점을 점검하고 앞으로 운영 방향을 다시 설정해 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기존 포럼위원의 경험이 있던 4인, 인천문화포럼을 밖에서 관심 있게 지켜보던 전문가 1인, 인천문화재단과 인천광역시 관계자 각 1인이 회의체 구성원으로 참여하였다. 이들은 2020년 9월부터 4차례의 연속 회의를 통해 문화포럼의 성과와 한계, 바람직한 민관거버넌스 사례, 2021년 인천문화포럼 운영 방향 등에 대해 토의하고 의견을 정리하였다.
회의 결과, 문화포럼에 참여하는 의의, 취지에 대해 참여자가 능동적 자세를 갖되 그 과정에서 책임도 함께 하겠다는 의지를 갖고 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데에 의견을 모았다. 즉 포럼 위원 각자가 포럼에 참여하는 의지와 책임을 명확히 해야 한다는 데에 의견이 모였다. 아울러 포럼은 한 번에 많은 사람을 모으는 구조보다는 문제의식에 공감하는 분들을 위원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유도하여 단계적으로 확산시켜 가는 것이 더 효율적일 것이라는 데에도 의견을 함께하였다. 토론의 내용이나 의제 발굴에 대해서는 자체적인 논의를 거쳐 확정하고 의제에 따른 분과를 자율적으로 구성하기로 하였다.
인천문화포럼 오픈테이블, 2021.4.20. (사진촬영: 송석우) |
이렇게 해서 2021년 인천문화포럼에 참여할 위원을 내부 추천과 당사자 동의를 거쳐 21명으로 확정하였고 2021년 4월 20일 ‘인천문화포럼 오픈테이블’을 개최하였다. 오픈테이블에서는 위원들의 자유 토론으로 의제를 도출하였고 의제에 대한 관심사에 따라 분과 참여를 확정하였다. 위원들의 제안과 난상토론으로 인천문화포럼이 앞으로 토론해야 할 14개 의제를 도출했는데 이를 놓고 추가 토론을 거쳐 의제를 통합, 조정, 삭제하여 4개로 최종 정리하였다. 인천문화포럼 오픈테이블에서 최종 확정된 4개의 의제는 ‘인천의 청년문화와 예술’, ‘인천의 특성과 시민들의 문화력(力)’, ‘예술 및 생활예술 지원정책’, ‘문화 관련 조사와 아카이빙’이다.
첫 번째 의제(의제의 순서가 따로 있는 것은 아니며 편의적으로 순서를 부여하였다)인 ‘인천의 청년문화와 예술’은 최근 화제가 되는 청년 문제를 인천의 시각으로 고민해 보자는 취지에서 제안되었다. 인천 청년 일반의 문화 및 청년 예술인들의 고민을 다 함께 포괄하여 문제를 도출하고 토론하는 것으로 하였다. 두 번째 의제인 ‘인천의 도시 특성과 시민들의 문화력’은 포괄적인 성격의 의제인데, 인천이 다른 도시와 구별되는 인천의 특성을 어디에서 찾을 수 있는지, 인천 시민들의 문화에 대한 관심과 향유는 어느 정도인지를 객관적으로 살펴보는 기회로 삼기로 했다. 세 번째는 ‘예술 및 생활예술 지원정책’으로 인천에서 그동안 진행되어온 예술가 지원, 생활문화 지원정책의 성과와 문제점을 객관적이고 냉정하게 정리하기로 하고 의제를 설정하였다. 마지막으로 ‘문화 관련 조사와 아카이빙’은 최근 들어 그 중요도가 높아지고 있는 지역 문화 자원이나 자료의 조사, 기록화 작업, 보존과 정리, 정보 제공 등의 문제를 화두로 논의를 이끌어 가기로 하였다.
이렇게 제안된 4개의 의제에 따라 분과를 구성하고 포럼 위원은 각각 하나의 분과에 참여하여 세부 토론을 하는 것으로 포럼의 운영방식을 결정하였다. 분과별 자율적인 내부 토론을 하되 한 달에 한 번씩 분과별 대표들이 모여 논의 과정 전체를 공유하는 과정도 병행하였다.
2021 인천문화포럼 성과보고 정책토론회, 2021.9.27. (사진촬영: 송석우) |
2021년 9월 27일 인천생활문화센터 칠통마당 다목적실에서 ‘2021 인천문화포럼 성과보고 정책토론회’가 개최되었는데 의제별 각 분과의 그동안의 토론 내용을 정리하고 소개하는 행사였다. 토론회는 분과별 대표 발표자들이 각각 토론된 내용을 소개하고 다른 분과의 포럼 위원들도 토론에 자유롭게 참여하였다. 아울러 기존 포럼 위원 이외에 의제 별로 한두 명의 외부 지정토론자를 초청하여 토론 내용에 대한 코멘트를 받았다.
여기에 실리는 글들은 성과보고 정책토론회에서 발표된 것을 정리한 것이다. 인천문화포럼은 전문가들이 특정 문제에 대해 학술적 토론이나 조사, 연구를 통해 빼어난 성과를 제출하는 자리는 아니다. 오히려 시민의 눈으로, 예술가의 눈으로 인천의 지역문화가 당면하고 있는 문제들을 두루 제기하고 그것을 공유하는 데에 더 큰 목적을 두고 있다. 인천문화포럼은 이곳을 기점으로 논의를 축적해 가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