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의 매력은 이제부터 시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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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6월 대구 지역 초중고대학생 425명을 대상으로 한국전쟁과 통일에 대한 인식에 대해 설문조사를 한 결과 중고생의 17~25%가 6.25에 관련한 ‘인천상륙작전’에 대해 알지 못했다고 한다. 6.25의 발생과 진행 과정에 대해 명확히 인식하는 청소년들이 드물었다는 얘기다. 리암 니슨의 출연으로 개봉 전부터 세간의 화제를 모았던 영화 ‘인천상륙작전’이 개봉 12일만에 500만을 넘어서 천만관객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지금 필자는 궁금해졌다. 그들에게 다시 똑같은 설문을 한다면 어떠한 결과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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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는 힘이 세다. 강한 스토리텔링과 볼거리로 무장하여 달려들면 관객들은 속절없이 무장해제되고 만다. 그것이 허구가 아닌 사실에 근거한 영화일수록 더욱 그 영향력은 현실에 크게 나타난다. 인천도 예외는 아니다. 106년간 민간인 출입금지구역이었다가 2009년부터 개방하고 인천을 대표하는 관광지로 마케팅해 온 팔미도의 경우, ‘인천상륙작전’ 단 한편의 영화로 그동안의 마케팅이 무색하게 방문객이 53.3%나 증가하는 특수를 누리게 되었다. 관광객들이 스스로 찾아와 역사의 현장을 체험하고 KLO부대가 탈환한 역사적 스토리를 다시 한 번 되새기는 자발적 교육생이 된 것이다. 또한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을 찾아오는 방문객도 일평균 38%가 증가하면서 인천시티투어버스 경유지에 인천상륙작전기념관이 새롭게 추가되기도 했다. 영화 한편이 도시 마케팅의 효자 역할을 톡톡히 해 준 셈이다.

항간에는 이러한 특수가 인천시의 과대 마케팅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지만 필자에겐 모처럼 인천을 배경으로 아니, 인천을 주인공으로 하는 영화를 만난 지역단체와 지역민이 보여준 애정과 관심, 그 이상의 의미로는 보이지 않는다. 오히려 마케팅은 지금부터가 시작이다. 영화 ‘친구’와 ‘국제시장’의 흥행으로 매력적인 관광도시로 부상한 부산은 영화를 발판으로 영화제에 이어 광고제, 연극제 등 세계적인 행사를 유치하고 국내외 관광객들을 끌어들이면서 도시브랜드로서의 가치를 높였다. 인천시도 이제 그 시작점에 있다.

인천은 아시아의 대표적 개항도시, 근대화의 거점도시로 대한민국의 최초, 최고의 역사와 이야기가 가득한 도시다. 서해 바다를 품은 천혜의 자연조건과 항만과 공항을 두루 갖춘 지리적 강점도 갖고 있다. 때마침 인천시는 문화를 통해 인천의 미래를 열어가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인천만의 가치재창조사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그 일환으로 보물섬 같은 168개의 섬 여행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으며 인천 고유의 역사문화 유산을 특성화한 맞춤형 콘텐츠로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인천상륙작전으로 모아진 세간의 관심을 윤활유 삼아 인천 가치재창조사업의 불씨가 더욱 활활 타오를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이다.

인천시민들의 인천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자부심과 이에 기반한 인천의 지속적인 도시마케팅은 도시를 성장하게 하는 뿌리요 영양소다. 인천시 뿐만 아니라 인천시민 모두가 역사적 사건의 중심지로서의 인천만이 아니라 매력적인 항구도시, 세계적인 미래선진도시라는 자긍심과 자부심으로 인천의 면모를 한껏 뽐내며 알려야 한다. 혹시 아는가? ‘맨하탄’(1979)으로 시작해 ‘미드나잇 인 파리’(2012), ‘로마 위드 러브’(2013) 등등 도시를 중심으로 한 명작들을 쏟아내고 있는 감독 우디 알렌이 다음 영화장소로 인천을 선택하게 될지, 그리하여 전 세계인들이 가고 싶은 로망의 장소로 인천이 부상하게 될지, ‘어쩌면’이 아닌 ‘반드시’가 될지…

박혜란/인천광역시 브랜드 담당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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