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청년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한 ‘청년참여예산’
-인천청년네트워크 강효정 위원장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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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3월, 인천청년네트워크에서는 청년들의 더 나은 삶을 위해 주민참여예산을 신청하였다. 사업제안이 통과되어 50인의 추진단을 모집하였고 지난 4월부터 6월까지 총 3번에 걸쳐 예산학교를 진행했다. 아직은 청년들에게 낯설기만 한 청년주민참여예산제에 대해 설명을 듣고자 인천청년네트워크 강효정 위원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보았다.

Q. 위원장님, ‘주민참여예산제’ 란 무엇인가요?
A. 주권자인 시민이 자신과 지역사회의 문제 해결을 위해 직접 예산을 편성하고 권한을 행사하는 제도입니다. 그래서 분권과 자치의 핵심을 이룹니다. 시민이 참여해 자신들이 겪고 있는 지역 문제를 논의하고 의제로 발굴해서 해결방안을 제시합니다. 또, 전문가와 함께 검토해서 숙의하고 토론한 뒤 표결에 부치는 공론화 과정을 진행합니다. 이러한 과정을 거친 예산안은 의회에서 심의된 뒤 집행됩니다.

Q. 왜 청년참여예산을 추진하게 되셨나요?
A. 청년들의 참여기구인 인천청년네트워크를 1년 동안 해오면서 청년들이 일상에서 겪는 다양한 지역사회문제에 관해 토론할 기회가 많았습니다. 문제를 발굴하고 원인을 찾고 해결방안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나누지만, 그것이 행정에 반영되는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프로세스가 없다 보니 답답하고 무기력했던 것 같습니다. 청년들의 삶의 이야기가 행정으로 반영될 수 있는 효과적인 프로세스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을 했습니다. 때마침 주민참여예산제의 시 계획형은 다양한 계층의 문제를 직접 발굴하고 행정과 함께 숙의 과정을 거쳐 다수의 공론화 과정을 통해 결정된 최종제안서가 예산으로 반영하는데 이러한 과정이 인천청년네트워크가 고민해왔던 지점과 맞닿아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청년참여예산 추진단 모집 포스터
인천주민참여예산지원센터 제공

Q. 예산학교를 통해 청년들이 직접 제안한 사업은 무엇인가요?
A. 다양합니다. 청년들의 생활비 부족을 해결하기 위한 방안과 청년들이 직접 만들고 향유하는 문화사업. 그리고 자신의 삶을 주도적으로 살 수 있도록 돕는 청년학교와 다양한 모임 지원사업. 청년의 노동 현실과 창업에 대한 고민을 다룬 사업까지, 영역이 아주 광범위합니다. 청년들이 직접 제안한 사업을 보면서 청년들은 무언가를 하고 싶은 욕구가 있습니다. 자신의 삶과 일상에서 작은 변화를 원하고 그것이 때론 절박하다는 것도 알 수 있었습니다. 인천주민참여예산지원센터와 시에서는 예산학교에서 제안된 사업이 모두 반영될 수 있도록 전문가 컨설팅 및 민관지원관 양성 등 다양한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인천청년참여예산학교
강효정 제공

Q. 청년참여예산추진단에서 청년문화분과로 활동하시는데, 청년문화분과를 선택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A.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인천에는 청년문화활동가가 많이 있습니다. 네트워크 활동을 하면서 만나 뵐 수 있었는데요, 그전까지는 저도 잘 몰랐습니다. 열악한 청년문화활동가들의 노동환경에 대해 접할 수 있었고 이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인천에서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했습니다. 많은 문제를 들을 때는 가슴이 답답해졌는데 문화분과에서 같이 토론하고 얘기 나누고 문제를 해결하려는 다양한 활동들과 정책을 찾으면서 희망도 볼 수 있었습니다.

Q. 타시도와 비교했을 때 인천의 청년정책은 어떤가요?
A. 이제 시작단계라고 생각합니다. 가장 마지막으로 작년 2월 인천 년기본조례가 만들어졌고 같은 해 4월 거버넌스 기구인 인천청년네트워크가 구성이 되었어요. 청년기본계획을 수립하기 위한 청년실태조사가 올해 시작했고, 청년정책계획을 심의하는 청년정책심의위원회의 절반을 청년으로 구성하여 올해부터 시행하고 있습니다. 청년정책의 변화가 청년기본조례를 근거로 진행되는 만큼 인천이 가장 늦게 시작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다들 아시다시피, 서울은 2013년부터 서울청년정책네트워크를 시작으로 올해 500억 청년자율예산을 기반으로 청년자치정부를 구성했고, 광주는 청년센터더숲을 중심으로 다양한 청년층에 대한 구체적인 실태조사와 그에 맞는 정책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경기도의 청년배당과 안산시의 반값등록금정책도 청년정책의 이슈를 만들고 있습니다. 타시도와 비교했을 때, 인천은 아직 청년과 관련한 구체적인 실태조사도 청년정책을 탄탄하게 실현해나갈 청년지원센터도 마련돼 있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타시도와 비교해서 무리하게 따라가는 보여주기식 정책이 아니라, 인천만의 청년종합정책을 만들어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인천청년네트워크가 거버넌스 기구로 성숙해지고 인천에서 청년들이 살아가는 환경을 만드는 청년 정책을 세우겠다는 행정의 의지가 있다면 인천에도 많은 변화가 있을 거라 생각합니다.

앞으로의 추진계획
김지연 제공

Q. 앞으로 청년참여예산은 어떻게 진행되나요?
A. 현재까지 나온 문제를 논의하고 의제를 발굴해서 해결방안을 제시하는 제3차 예산학교를 진행하면, 민관숙의과정만이 남아있습니다. 민관숙의과정을 거쳐 최종사업제안서가 나오면 8월에 온라인거리투표와 9월 1일 청년총회를 통해 500명의 청년을 모아 최종 사업을 결정할 예정입니다. 관련된 소식은 인천청년네트워크 페이스북 페이지를 통해 전달하도록 하겠습니다.

Q. 마지막으로 같은 시대를 사는 인천 청년들에게 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A. ‘청년’이 한마디로 정의하기가 어려울 만큼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의 삶이 참 단순하지 않다는 생각을 합니다. ‘죽고 싶지만, 떡볶이는 먹고 싶어’라는 책의 제목처럼요. 오늘 하루 어땠고 지금 내 마음은 어떤지에 대해 어떠한 방법으로 누군가와 꼭 나누면 좋겠어요. 혼자 외로워지지 않도록, 그래서 참지 않고 자신을 비난하지 않도록 얘기를 나누세요. 내가 겪는 어려움은 우리가 모두 겪는 어려움이니, 혼자 감당하지 않고 함께 나누면서 방법을 찾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 모두의 삶에 내가 주인이 되는 그날까지 함께 살아가요!

청년주민참여예산외에도 인천에 청년들을 위한 정책이 이미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조금만 정책에 관심을 가지면, 나에게 필요한 지원이나 도움이 되는 혜택을 누릴 수 있는데 요즘 청년들은 그 여유조차 가지기 힘든 것도 사실이다. 강효정 위원장의 마지막 이야기처럼, 이 시대의 청년들은 이전의 세대와는 다른 모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나 혼자 살아남기에는 벅찬 세상이지만, 우리가 함께 살아간다는 것을 알고 서로를 보듬어준다면, 또 함께 목소리를 내다보면 모두가 조금은 나은 세상에서 살 수 있을 것이다.

인터뷰 진행 및 정리 / 김지연 시민기자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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