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의 ‘사이’ 그 틈을 걷는 3일, 제4회 디아스포라영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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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4회째를 맞이하는 디아스포라영화제가 오는 9월 2일(금)부터 4일(일)까지 3일간 인천 아트플랫폼 일대에서 개최됩니다. 디아스포라영화제는 인천광역시영상위원회(이하 인천영상위원회)와 인천문화재단이 주관하는 행사로, ‘디아스포라’를 주제로 하는 국내외 영화 상영은 물론 시민을 대상으로 한 강의 프로그램, 가족 관객을 대상으로 한 체험 프로그램 등 다양한 시도를 통해 지난 3년간 문화 다양성의 가능성을 확장했다는 평을 받으며, 작지만 내실 있는 영화제로 자리잡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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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아스포라(Diaspora)’
‘디아스포라(Diaspora)’는 그리스어로 ‘흩어지다’, ‘퍼뜨리다’라는 뜻으로, 팔레스타인을 떠나온 세계에 흩어져 살게 된 유대인들로부터 시작된 표현입니다. 특정 인종이나 종교를 가진 사람들이 살던 곳을 떠나 다른 지역으로 이주하는 현상이나 사람들을 이르는 말로, 현대에 이르러서는 재난, 망명을 포함 이민, 유학 등의 이유로 세계 각지에 흩어지는 것을 포괄하여 사용되고 있습니다.
디아스포라영화제가 열리는 인천은 한국 최초의 이민이 시작된 도시이자 장기 체류 외국인이 7만 여명에 달하는 대표적인 디아스포라의 도시입니다. 이러한 인천에서 열리는 디아스포라영화제는 그간 인천의 지역/문화/사회적 특성을 적극적으로 반영하여 지역 공동체와 소통하고 문화 다양성의 가치를 확산하기 위해 노력해왔습니다. 실제로 지난해 영화제를 찾아주셨던 관객 분들은, 영화제 기간 내 실시한 설문조사를 통해 ‘디아스포라의 의미에 대해 처음 생각해보게 되었다’, ‘아이들과 함께 찾아 공부하기 좋은 영화제 인 것 같다.’, ‘작은 규모의 영화제인 것을 믿을 수 없을 만큼 프로그램이 알차다’, ‘내년에도 꼭 참여하고 싶다’는 등의 감상을 통해서 영화제에 대한 지지와 만족감을 표해주셨습니다.

사이를 걷기 위한 의자와 변화
올해의 슬로건 역시 지난해와 동일한 ‘사이를 걷는 Walk the Border’ 입니다. 이주, 이산 등을 넘어 다양한 형태의 움직임으로 새로운 문화를 만들어내는 ‘디아스포라적 세계’ 그리고 그 안에 무수히 얽혀 있는 ‘관계’, 즉 ‘사이’의 의미에 대해 고찰하고자 설정한 이 슬로건을, 올해 역시 그대로 유지하는 것은 지난 기간 동안 확인했던 어떤 가능성들을 현실로 실현하고자 하는 의지의 표명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그 의지를 굳히는데 그치지 않고, 또 한번 새로운 도전을 하고자 합니다. 단순한 영화 상영 외에 ‘디아스포라’라는 주제에 대해 더 깊이 탐구하고, 이를 관객들과 함께 나누고자, 올해의 영화제는 영화 상영은 물론, 음악,책,미술,공연 등 다양한 문화 영역을 아우르는 행사로 그 규모와 외연을 확장하였습니다. 영화 상영을 포함 감독과 배우, 해당 분야 전문가와의 심도 깊은 대화가 진행되는 섹션인 D-Film(D-필름), 세계적 미디어아티스트 정연두 작가의 전시가 진행되는 D-Arte(D-아르떼), 대표적인 디아스포라 학자 서경식 교수의 강연과 관련된 대담이 진행되는 D-Academy(D-아카데미), 인천의 예술가와 시민이 함께 책을 매개로 교류하는 유쾌한 장터 D-Market(D-마켓), 행사를 보다 활기차게 꾸며줄 공연이 펼쳐질 D-Music(D-뮤직) 등, 총 6개의 섹션을 구성하여, 다양한 문화 예술을 아우르는 문화다양성 페스티벌로 도약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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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Film(D-필름)

D-Film(D-필름)에는 단순히 ‘이주’, ‘이민’의 문제에 국한되지 않고, ‘성 정체성’, ‘소수자’, ‘경계’ 등의 다양한 맥락에서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탐색할 수 있는 국내외 장단편 영화 20편을 선보입니다.
특히 의정부 미군 기지촌 주변의 잊혀진 기억들을 소환하며 역사에서 망각된 자들의 슬픔과 고통을 다룬 영화 <거미의 땅>(연출 김동령, 박경태), 한국에서 난민으로서 살아가는 2세들의 일상과 가족의 역사를 좇으며 보는 이에게 묵직한 질문을 건네는 영화 <대답해줘>(연출 김연실), 일본 전통 예술을 겨루는 대회에 ‘조선’ 예술을 들고 무대에 오르는 일본 내 소수자, 재일조선인 아이들의 도전기를 그린 <이바라키의 여름>(연출 전성호). 호주 워킹홀리데이 프로그램 참가자들의 일상을 통해 한국 청년세대의 불안정한 구조적 환경과 뼈 아픈 현실을 재기 발랄한 시선으로 풀어낸 <홀리워킹데이>(연출 이희원). 갑작스레 맞닥뜨린 상황에서 갈등하는 한 게이 청년의 특별한 커밍아웃 이야기 <오픈>(연출 준범) 등. 다양한 디아스포라의 이야기들을 영화적 시선으로 담아낸 작품들을 통해 관객과 함께 적극적으로 교감하고자 합니다. 이외에도 약 5개월 간 인천지역 디아스포라(결혼이주가정, 화교, 유학생 등)를 대상으로 영화제작워크숍을 진행하고 이들이 완성된 영화들을 영화제 기간 중 프리미어 상영회를 통해 공개하는 ‘영화, 소(疎)란(LAN)’ 2기의 작품도 상영될 예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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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rte(D-아르떼)
미술을 매개로 디아스포라를 사유하기 위한 지평을 넓히고 ‘현재적 디아스포라’의 의미를 고찰하기 위해 신설된 D-Arte(D-아르떼)에서 준비한 정연두 작가의 전시에 주목해주시기 바랍니다. 현실과 허구의 경계를 넘나드는 작품세계를 선보이며 한국뿐 아니라 세계가 주목하는 미디어 아티스트 정연두 작가의 <여기와 저기사이> 이 바로 그것인데, 이 작품은 몇 년에 걸쳐 작가가 직접 탈북자들을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녹취한 후, 이에 상상력을 불어 넣어 완성한 사진 작품으로, 디아스포라영화제에서는 <여기와 저기사이 – 심진성>과 <여기와 저기사이 – 장철진>이 처음 공개될 예정입니다.

D-Academy(D-아카데미)
강연, 대담 등의 세부 프로그램을 통해 디아스포라에 대해 탐색해보고자 준비한 D-Academy (D-아카데미)에서는 지난해 처음 인천을 방문, 영화제에서 특별 강연을 진행하며 관객들에게 뜨거운 호응을 얻은 바 있는 대표적인 재일조선인 학자이자 시대를 대표하는 지식인 서경식 교수(도쿄경제대학교)가 <아우슈비츠 증언자는 왜 자살했는가, 프리모 레비를 찾아서>라는 특별 강연으로 또 한 번 인천의 시민들을 찾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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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이-Talk
사이토크는 상영작과 관객이 만나는 공간, 즉 영화와 관객 ‘사이’의 밀도 높은 대화에 집중하는 토크프로그램입니다. 영화를 연출한 감독, 영화 속에 등장하는 다양한 층위의 디아스포라들, 디아스포라의 삶에 대해 연구해온 연구자, 작가와 영화 전문 기자 등이 영화 상영 후 관객들과 함께 디아스포라의 현재적 의미를 탐색해 본다. 특히 올해는 모든 국내 작품의 상영 이후, 사이토크를 진행하며, 이를 통해 작품의 내용을 넘어, 보다 확장된 개념의 디아스포라에 대해 함께 고민해보는 자리를 마련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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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Market, D-Music(D-마켓, D-뮤직)
이외에도 야외에서 열리는 플리마켓 D-Market(D-마켓), 인기 가수들의 버스킹 공연이 펼쳐지는 D-Music(D-뮤직) 인천 중구 일대를 직접 답사하며 근대 역사와 디아스포라에 대해 직접 체험해보는 프로그램 ‘오리엔티어링’ 등. 남녀노소가 각자의 취향과 기호에 맞게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준비되어 있습니다.어느 시대, 어떤 나라에서도 차별과 편견은 늘 존재해 왔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우리가 이렇게나마 공존할 수 있는 것은 차별과 편견을 뛰어 넘어 존중과 관용, 우정과 환대를 실천하며 살아왔던 누군가가 늘 한 켠에 존재해왔기 때문일 것입니다. 나와 당신, 우리 모두가 ‘디아스포라’임을 인정하고 내가 바로 그 ‘누군가’가 되려는 노력을 할 때, 진정한 공존과 평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입니다. 제 4회 디아스포라영화제를 통해 우리가 모두가 디아스포라임을 확인하고, 차이를 인정하며 서로에게 관심을 기울이는 이웃 ‘사이’, 친구 ‘사이’가 되었으면 합니다.

글 / 고은주(인천영상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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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회 디아스포라영화제
일정 : 2016. 9. 2.(금) ~ 9. 4.(일) / 총 3일간
장소 : 인천 아트플랫폼 일대
홈페이지 : www.diaff.org
페이스북 : facebook.com/diasporafilmfestival
주최 :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주관 : 인천광역시영상위원회, 인천문화재단
협력 : 인천여성영화제, 인천독립영화제, 종로문화재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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