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아오는 9월 2일(금)부터 4일(일)까지 송도 트라이볼에서는 <2016 트라이볼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올 해 2회를 맞는 트라이볼 재즈 페스티벌은 송도 센트럴 파크에 위치한 복합문화공간, 트라이볼에서 진행되는 음악축제로 수준 높은 공연과 다양한 볼거리를 통해서 관객들과 함께하고 있는 트라이볼의 대표 프로그램 중 하나다.
트라이볼에서는 여름의 중심 음악축제를 기획하는 단계에서부터 ‘재즈’라는 장르로 페스티벌의 주제를 잡았다. 재즈는 다른 장르에 비해 자유롭다. 민족성을 기반으로 감정에 충실한 음악이기에 클래식이나 팝뮤직처럼 형식에 매이거나 그 틀을 깨야 한다는 의무감에 사로잡혀 있지도 않고, 인종이나 국적, 종교 등에서도 벗어나 있을 뿐만 아니라 보사노바, 스윙, 월드뮤직에 이르기까지 거의 대부분의 장르에 열려있는 진정 자유로운 음악이 바로 재즈다. 지금도 다양한 음악들이 재즈와 만나고 결합되어 또 다른 새로운 음악을 생산해 내고 있다. 잼(즉흥 연주)은 어떤가?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재즈라는 장르를 통해 대표되는 공연의 모습이 바로 즉흥 연주다. 재즈는 이렇게 여러 장르와 아티스트의 구분 없이 모두가 함께해 줄 수 있는 역량을 가지고 있는 음악 그 자체라고 생각했고 이를 통해 축제가 만들어져야 한다고 느꼈다.
실제로 재즈 페스티벌이 이루어지기까지는 많은 준비가 필요했다. 단순히 이벤트성 행사가 아닌 실제로 사람들이 찾아와 즐길 수 있는 축제여야 했기 때문이다. 페스티벌 이전부터 진행되어 온 진행된 많은 트라이볼의 공연 프로그램들은 재즈라는 장르 자체를 좋아하는 마니아층뿐만 아니라 트라이볼에서 진행되는 문화예술 축제에 함께 참여하고 즐길 수 있는 관객들도 함께 키우는데 목적을 둬 왔다. 그래서 지난 2015년 첫 번째 재즈페스티벌을 치루면서도 가장 먼저 한 고민은 ‘관객들과 어떻게 재미있게 즐길 수 있을지’였다.
사실, 다양한 볼거리와 즐길 거리가 함께 있는 페스티벌이라는 시스템 방식은 현대인들에게 빼놓을 수 없는 문화적 흐름이다. 문화체육관광부의 통계자료에 따르면 국내 축제 프로그램의 숫자가 2014년에 555개, 2015년 664개, 2016년 693개로 집계되었고 문체부 기준 이외의 축제까지 합치게 되면 매년 2,000여개의 축제가 매년 벌어지고 있다고 한다. 일부에서는 축제 프로그램의 양적 팽창이 현 한국에서 좋은 축제를 만들어 내기 힘든 근본적인 원인이라고 말하기도 하지만 사실 축제의 많고 적음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문제는 방향성이 없이 너도나도 따라가는 똑같은 축제를 지양하고 현실과 공간을 고려한 좋은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축제를 통해 관객들과 함께 즐길 수 있느냐를 고민하는 기획자의 태도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 좋은 페스티벌이란 처음부터 완벽하게 이루어낼 수 없는 것이라 생각한다. 페스티벌이란 기획자의 의도와 아이디어로 시작되지만 혼자 만드는 것이 아닌 함께 참여하는 아티스트, 관객과 제작진까지 여러 사람들의 협력과 조화를 통해 완성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좋은 축제를 기획하고 유지하기 위해서는 넉넉한 예산과 유명한 아티스트의 섭외를 위한 네트워크도 필요하지만, 페스티벌이 어떠한 방향성을 가지고 운영되어야 하는지 그 과정에서 어떤 점이 부족했는지를 서로 의논하고 보완해나가는 정리의 과정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한 번의 경험으로 부족한 점을 찾고 이를 바탕으로 다음을 준비하면서 수정을 통해 좀 더 발전된 모습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올해 트라이볼 페스티벌은 작년의 경험을 토대로 많은 부분이 달라질 예정이다. 먼저 지난해와 다르게 올해는 해외 아티스트 초청과 함께 장르에서도 다양화를 추구했다. 브라질 출신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활동하고 있는 베로니카 누네즈(Veronica Nunes)와 리카르도 보그트(Ricardo Vogt) 듀오는 트라이볼 재즈 페스티벌을 통해 첫 내한공연을 가진다. 브라질리언 재즈, 보사노바의 정수를 느낄 수 있는 공연을 선사할 것으로 기대된다. 또한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재즈 연주자 상을 수상한 ‘김책’과 ‘김오키’ 그리고 폭넓은 음악적 이해로 자유로운 음악을 선보이이는 ‘송남현’과 ‘표진호’ 등으로 구성된 더 사우스 코리안 리듬 킹스는 당일 즉흥연주를 통해 재즈가 보여줄 수 있는 자유로움과 마음을 터놓고 음악으로 하나가 될 수 있는 특별한 시간을 선사할 것이다.
공연뿐만 아니라 올해 트라이볼 재즈 페스티벌에서는 관객들이 즐길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확장되어 선보일 예정이다. 올해부터 조성된 미디어 전시실에서는 전 세계 다양한 재즈 아티스트들의 재즈 영상들이 상영되고 관련 강연 및 미팅들이 진행된다. 야외광장에는 인조 잔디를 설치해 야외에서 연인, 가족, 친구와 함께 아름다운 트라이볼의 야경을 배경으로 재즈음악을 즐길 수 있도록 할 예정이다. 또한 공연을 마치고 난 늦은 시간부터 새벽까지는 트라이볼 내부에서 애쉬드 재즈, 일렉트로닉, EDM 등 다양한 음악을 통해 스트레스를 발산할 수 있는 파티 & 댄스 타임도 준비되고 있다.
트라이볼은 지난 2012년 재개관 이후 공연, 전시, 문화예술교육 프로그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변모되어 매년 3만 명 이상의 관람객이 찾는 명소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와 함께 현재 국제적인 문화예술행사의 유치와 함께 국제교류에도 힘쓰고 있으며 최근에는 문화예술회관 연합회에 등록을 마치고, 지역문화예술 진흥을 위한 기반시설로서의 역할을 위한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인천에서도 문화축제들은 계속되고 있다. 특히 송도지역에서는 한국을 대표하는 음악축제로 자리 잡은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 도시환경을 주제로 한 <그린 컬처 페스티벌> 등 다양한 축제들이 계속되는 가운데 트라이볼의 대표 프로그램인 <트라이볼 재즈 페스티벌> 역시 계속적인 발전을 위해 노력을 계속할 생각이다. 특히 트라이볼 재즈 페스티벌의 경우 하루아침에 이루어진 것이 아닌 수년간의 조사와 노력을 토대로 이루어진 함께 느끼고 즐길 수 있는 많은 관객들이 함께 하기에 좋은 페스티벌을 만들어 내기 위한 다양한 의견 수렴이 이미 이루어지고 있으며 이에 따른 잠재된 발전 가능성을 더욱 믿고 있다. 노르웨이 서부에 위치한 항구도시 몰데(Molde)에서는 매년 7월 재즈 페스티벌이 열린다. 6일간 진행되는 축제기간 동안에는 도시 곳곳에서 500개 이상의 콘서트가 진행되며 10만 여명의 방문객과 수천 명의 뮤지션들이 페스티벌을 통해 즐기고 하나 되는 감동적인 순간을 맞는다. <트라이볼 재즈 페스티벌>은 이제 시작점에 서 있다. 너무도 많은 축제가 생겨나고 없어지기를 반복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송도에서 시작된 3일 동안의 음악축제 하나로 인천의 문화예술의 많은 것이 변화할거라고 믿거나 혹은 바꾸고 싶다고 주장하고 싶지도 않다. 다만 페스티벌은 즐기고, 느끼고, 잘 노는 것이다. 그것 하나만으로도 함께한 관객들은 행복할 수 있고 문화예술로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여유와 관심을 가지게 될 것이다. ‘축제에 참여하는 것’ 그것 하나만으로도 가치 있고 보람된 경험이다. 인천 전역에서 재즈라는 자유로운 음악으로 축제를 즐기는 관객들과 아티스트들이 공존하는 그런 문화도시, 인천을 대표하는 좋은 페스티벌로 <트라이볼 재즈 페스티벌>의 꾸준한 성장을 기대해 본다.
김세진 / 프로듀서, 인천문화재단 공간사업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