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일은 8월 1일부터 23일까지 우리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는 <이국적 이야기-迫降> 국제미디어 작가 초청전2에 다녀왔다. 이번 <이국적 이야기-迫降> 전시는 지난 7월 5일부터 7월 29일까지 전시되었던 김태준 작가와 중국작가 리이판 작가의 <발전 그리고 혼란> 전시에 뒤이은 국제미디어 작가 초청전의 두 번째 시리즈로 중국 작가 후타오와 순아오가 공동으로 제작한 인터랙티브 설치작품을 전시한 것이다. 이번 전시에서 눈여겨볼 것은 이방인으로서 느꼈던 작가의 만석동에 대한 시선이다. 후타오와 순아오는 중국의 작가들로 이번전시에서 만석동에서 거주하면서 느꼈던 괭이부리말 마을에 대한 인상을 이방인의 시선으로 재구성하였다.
전시장을 살펴보면 금방이라도 이륙할 것 같은 비행장의 모습을 형상화하고 있다. 비행장의 한가운데 비행기 형상의 전시물이 설치되어있는데 비행기의 날개를 형상화한 세 개의 날개가 쭉 뻗어있고 세 날개의 가운데로 360도 회전하는 중심축이 놓여있다. 이것은 만석동의 정체성의 한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는 쉴 새 없이 돌아가는 공장의 모터와 기계를 형상화 한 것이다. 만석동은 1990년대 초 작은 해안가 마을이었으나 일제시대 후 일본인들이 갯벌이 매립해 산업시설을 세워 전체 면적의 60%가량이 공장용지 조선소, 목재공장, 보세창고 등이 건립되었던 지역이다. 작가는 이런 만석동의 역사를 반영해 만석동의 정체성의 한 부분이라고도 할 수 있는 공장의 기계를 형상화함으로써 만석동을 표현했다.
전시물에는 빨간 사이렌 등과 파란 전구가 전시물 바닥에 붙여져 빛을 발산하고 있는데 이것은 새로운 시동을 걸고자 하는 비행장의 비상등과 엔진을 표현한 것이며 전시장에 흐르는 긴장감이 있는 사운드는 작가가 만석동을 사전답사하며 녹음한 만석동의 소리를 담은 것이다.
이번 전시는 불시착에 대한 작가의 심정을 나타내고 있다. 이방인인 작가가 만석동이라는 곳에 불시착 한 것처럼 작가의 작품 또한 불시착하는 비행기의 모습을 그리고 있다. 작가에게 불시착이란 위험과 불안을 안고 있는 것이다. 그들은 불시착에 대해 비행하는 물체의 환경과 낙하지점에 관해 고도의 성능을 요구하고 있고 큰 위험과 인명을 위협할 가능성도 가지고 있다고 말한다. 하지만 이것을 극복하고 마침내 불시착할 기회를 얻게 된 작가는 만석동의 우리미술관이라는 작은 마을에 무사히 성공적으로 착륙하였다. 이 작은 마을은 마치 발동 걸리지 않은 엔진처럼 우리 미술관에 기름이 가득 채워지길 기다리고 있다. 작가는 이곳에서 연료를 채우는 동시에 새로운 시동을 걸고자 한다. 이번 <이방인의 시선-迫降> 전시는 이달 말 23일까지 우리미술관에서 전시된다. 이방인의 시선으로 바라본 만석동의 새로운 모습과 작가의 새로운 비행을 위한 도약을 지켜봐 주길 바란다.
글, 사진/인천문화통신 3.0 시민기자 최승주